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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여성 창업과 보람

일산 덕이점 김남희 원장의 창업 이야기

교원 ‘빨간펜 수학의 달인’

글·백경선 사진·조영철 기자

2011. 10. 17

지난 8월 경기도 고양에 교원 ‘빨간펜 수학의 달인’ 공부방을 연 김남희 원장. 평범한 주부에서 교습소 원장으로 변신한 그로부터 창업 소감 및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을 들었다.

빨간펜이라는 든든한 배경 믿고 시작

일산 덕이점 김남희 원장의 창업 이야기


“대학 졸업하고 12년 동안 주부로만 살았어요. 남들처럼 명함 하나 갖는 게 소원이었는데, 소원 풀었죠. 게다가 ‘원장’ 김남희라고 찍힌 명패도 받았어요. 공부방 내고 그게 가장 뿌듯하더라고요(웃음).”
교원 ‘빨간펜 수학의 달인’ 일산 덕이점(교습소형)의 김남희 원장(36)은 자랑스럽게 ‘원장’이란 직위가 찍힌 명함을 건넸다. 그러고는 “처음 얻은 직함치곤 꽤 높다”며 웃음 지었다.
1998년 10월, 대학 졸업을 앞두고 김 원장은 캠퍼스 커플이었던 남편과 결혼했다. 정년 퇴임을 앞둔 시아버지는 막내아들의 혼사를 서둘렀고, 때마침 금융위기가 찾아와 여성의 취업 길이 꽉 막혔던 터라 그도 망설임 없이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 후 두 딸(초등 6학년·3학년)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 교직을 이수했지만 결혼하는 바람에 교생 실습을 할 기회를 놓쳐 교사의 꿈을 접어야 했던 그는, 주부로 살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가르침에 대한 갈증이 계속 있었다고 한다.
“두 딸을 직접 가르치면서 위안을 삼았어요. 그런데도 가르침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갔죠. 지난해에는 지인의 소개로 방과후학교 교사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지난 1년간 방과후학교 교사로 활동한 것이 공부방을 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한다. 공부방을 통해 제대로 한번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에게 ‘빨간펜 수학의 달인’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공부방을 하게 되면 어머니들의 요구 사항이 많아요. 과목을 늘려달라거나 시간을 변경해달라는 등등…. 이런저런 요구 사항들을 하나둘 들어주다 보면 체계가 흐트러지고 말죠. 그래서 프랜차이즈를 통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싶었어요. 게다가 개인 공부방은 잘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기복이 커요. 특히 학부모와 갈등이 생길 경우 무너질 확률이 크죠. 프랜차이즈는 그러한 위험을 막아주고 어느 정도 안정을 보장해주잖아요.”
그는 프랜차이즈 4곳을 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관건은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주느냐였다. ‘빨간펜 수학의 달인’은 시장 관리를 철저하게 해주되, ‘빨간펜’이라는 든든한 뒷심이 있어 믿음이 갔다고 한다. 또한 지난 5월에 시작한 가장 ‘따끈따끈한’ 브랜드이면서 기업 이미지가 좋은 것도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개설 문의부터 오픈까지 평균 2개월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무엇부터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간판을 먼저 달아야 하는지, 사업자등록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기 공사부터 해야 하는지 바닥 공사부터 해야 하는지.
“돌이켜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끙끙거렸어요. 그냥 상황에 맞게 그날그날 주어진 것을 하면 되는데 말이죠. 문제는 두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만 내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거라고 후배 창업자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또 해당 지사로부터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답니다. 책상이나 의자 등 공부방을 개설하는 데 필요한 집기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요.”
‘빨간펜 수학의 달인’은 개설 문의부터 가맹점 오픈까지 평균 2개월가량 걸린다. 상담하고 개설신청서를 작성하면 본사에서 심사를 한다. 심사는 주로 지역 조건을 본다고. 희망 지역에 ‘빨간펜 수학의 달인’ 교습소나 타사 브랜드의 교습소나 학원이 이미 자리 잡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같은 지역에 중복 개설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심사가 통과되면 계약이 체결되고 이어 입문 교육이 이뤄진다. 이후 인테리어를 하고, 회원을 모집하고, 가맹점을 오픈하는 것은 본인 재량껏 하면 된다.
그는 8월22일 교습소를 연 뒤 4일 만에 11명의 회원을 모집했다고 한다. 9월 초인 현재 회원 수는 총 13명. 본사에서 대단한 성과라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는 자신이 대단한 일을 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그래도 주변에서 높이 평가해주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처음엔 상가를 임대해서까지 공부방을 낼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신반의하던 남편이 이제는 은근히 좋아해요. 제가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서 남편이 절 못 미더워 했던 모양이에요.”

아이들 돕는다는 생각으로 올곧은 교육 실천할 터
두 딸도 그의 도전을 반기고 있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돈 벌 목적이었다면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명한명 아이들에게 맞춤식 공부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발판으로 아이들의 성적이 향상되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것.
“대부분의 학원들은 잘하는 아이들 몇 명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아이들은 뛰어난 아이들을 위해 병풍 역할을 하게 되죠. 우리 공부방에서는 그런 병풍놀이를 하는 아이가 없어요.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하고 나누지도 않아요. 각자에게 맞춤식으로 주어지는 문제를 풀면 되니까요. 문제지는 개인별로 그날그날 프린트해서 나눠주죠. 아이들은 ‘우리들 푸는 게 다 다르다’며 재밌어 해요.”
‘개인 차’가 있을 뿐 ‘수준 차’는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 누구도 자존심 상할 일이 없단다. 이 밖에 자기주도적인 교육을 한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록 사교육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이들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올곧은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일산 덕이점 김남희 원장의 창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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