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감량 소식을 듣고 만난 조은숙(40)은 두 아이를 낳은 엄마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씬한 몸매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아이를 갖기 전 몸무게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라며 손사래를 친다. 첫 출산 후 혼자 운동을 했던 조은숙은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 터라 이번에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첫아이를 낳고 혼자 운동을 하다 보니 무력감이 찾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걱정이 많았는데 마침 친하게 지내던 방송작가 동생에게서 ‘몸매 만들기 프로젝트를 하자’며 연락이 왔어요. 방송은 민망해서 꺼려졌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첫아이 때부터 자식이 아닌 또 다른 저를 낳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끼는 아이들인데 어머니로서 날씬해지는 것은 다음 문제고, 먼저 건강해지고 강해져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또 제 마음가짐부터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봤어요. 늘 ‘난 나를 이겨야 해’라고 다짐하며 살아왔는데 언제부터인지 일기에 ‘날 이겨야지’라고 썼다가 그 밑에 저 자신에게 ‘그래 네가 이겼다고 해’라고 쓰게 되더라고요. 무슨 일이든지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제 행동이 짜증났어요.”
끼니 꼬박꼬박 챙기며 운동하는 게 가장 중요
강한 어머니가 돼야겠다는 다짐, 그리고 셋째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조은숙은 피트니스, 슬리밍 마사지와 스파, 그리고 고주파 관리로 피부 탄력을 관리하며 몸을 만들어왔다. 특히 무엇보다 몸속 영양분이 부족할수록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조언에 따라 비타민·칼슘제 등을 섭취하며 틈틈이 영양 보충을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남들이 보기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쉽게 살을 뺀 것 같지만 그 고충은 뼈를 깎는 듯했다.
“제가 힘들다고 하면 제 친구들은 ‘팔자 좋다. 얼마나 좋으냐’라고 하지만 투정이 아니라 정말 힘들었어요. 출산 때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전 첫아이 땐 ‘음~!’ 했고, 둘째는 ‘아, 아프네’ 하고 말았을 만큼 쉽게 아이를 낳았거든요. 그런데 운동하면서는 계속 끙끙대게 되더라고요. 정말 초반엔 아침에 일어나면 발이 아파서 바닥을 딛지 못할 정도였어요. 그중에서도 살이 빠지지 않았던 시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어머니가 아이들을 봐주시는 것도 죄송하고,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시간도 안타까운데 살까지 빠지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일주일 동안 운동을 하지 않고, 그만두겠다고 울기도 했어요. 그런데 쉬는 동안에 살이 쑥 빠지더라고요. 제가 그 잠깐의 시간을 못 이긴 거죠. 덕분에 다시 힘을 얻어 열심히 했어요(웃음).”
끼니는 꼬박꼬박 챙기는 것이 비법이다. 다만 비타민 등 영양소 보충과 건강해진 몸 덕분에 닭가슴살·야채·과일·두유 등을 소량만 섭취하는데도 힘이 생긴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조은숙만의 비법도 있다. 허기지고 자극적인 맛이 당길 땐 청양고추를 된장에 찍어먹는다는 것. 자극적인 맛은 청양고추로, 몸에 필요한 나트륨은 된장으로 채울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더욱이 고추의 매운 맛 덕분에 몸속 셀룰라이트를 분해하는 물을 많이 마시게 돼서 일석이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 보며 더 열정적으로 살아요”
조은숙은 운동을 통해 자신의 외면이 다시 태어난 듯한 느낌을 받는 동시에 내면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일단 운동을 하면 체내 노폐물과 함께 걱정 근심도 함께 빠져나간다”며 “예전에 마인드 컨트롤 관련 책들을 볼 때면 ‘너나 하세요~’했는데 나를 일으키고 행동하게 하는 힘이 분명 있었다”고 말한다. 그 원동력은 그의 말처럼 식상하지만 바로 가족과 일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이 그리고 힘든 시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남편 덕에 그는 늘 용기와 힘을 얻는다.
“남편이 많이 도와줬어요. 처음에는 식욕억제제 등을 먹으며 다이어트를 하는 줄 알고 반대도 했어요. 운동만 다녀오면 제가 너무 아파하니까 걱정도 많았죠. 하지만 그런 식의 다이어트가 아니란 걸 알고 나서는 더 적극적으로 응원해줬어요. 운동 갈 때 데려다주고 약도 꼬박꼬박 챙겨줬지요. 거창한 것이 아니지만 마음으로 저를 위하는 게 느껴져요. 주말이 되면 저에게 휴식시간을 주고 싶다면서 딸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가곤 해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조은숙은 아이만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게 너무 안타까워서다. 하지만 그는 그 미어지는 가슴이 “오늘이 또 현재 우리 아이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구나”라며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매일 첫째 윤(4)과 6개월 된 둘째 혜민의 모습을 보는 게 엄청난 행복이라는 조은숙. 그는 첫아이가 이름대로 산다며 신기해한다.
“윤이의 이름이 햇빛을 의미하거든요. 그런데 윤이가 아침에 일어나면 ‘하느님, 이렇게 밝은 불(해)을 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해요. 더욱 신기한 건 제 태교법대로 자연을 너무 좋아한다는 거예요. 제가 윤이를 임신했을 때 산책하면서 늘 ‘호박아 안녕’, ‘별아 안녕’이랬거든요. 윤이도 똑같이 꽃과 달에게 인사를 해요. 더군다나 요즘은 윤이가 연기를 해서 매일 웃어요. 얼마 전에 신데렐라 동화책을 읽어줬는데 그 후로 한참 청소를 하고, 양말을 벗어던지며 ‘유리구두!’라고 했어요(웃음). 요즘은 뭐만 먹으면 쓰러져요. 백설공주 흉내를 내는 중이거든요. 제가 ‘정신 차려~’하면 작은 목소리로 ‘뽀뽀해줘~’하고 속삭여요. 노래도 춤도 끼가 다분한데 나중에 연예인 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생각이에요.”
조은숙이 촬영을 위해 집을 나설 때면 “엄마, 엄마 오늘은 이런 포즈로 촬영하세요”라며 포즈를 취해주고, TV를 볼 때면 “윤이 엄마다~” 하며 반짝이는 눈으로 브라운관을 쳐다보는 아이. 그런 딸이 너무도 사랑스럽지만 둘째 혜민을 낳은 후 윤의 질투가 심해져 걱정이다. 조은숙이 둘째를 임신하고 있을 때도 배 위로 점프해 깜짝 놀래켰던 윤은 갖가지 행동으로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우여곡절 겪지만 ‘엄마’가 되는 건 가장 위대한 일”
“윤이가 눈은 저를 보면서 손으로는 혜민이를 꼬집을 때가 있어요. 한번은 혜민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는데 혜민이 이마를 손톱으로 꾹 누르더라고요. 게다가 ‘엄마 혜민이 밉지?’라는 질문이 많아졌어요. 그럼 저는 ‘윤이가 제일 예쁘고, 혜민이는 조금 예뻐’라고 하죠. 하루는 친정엄마가 외출하셨는데 두 아이가 모두 우는 거예요. 그런데 작은아이보다 큰아이를 안아주게 되더라고요. 이미 감정을 알아버리고, 그 감정을 표출하고 있으니 저로선 안쓰럽죠. 그래도 다행인 게 외할머니가 윤이에게 ‘혜민이가 미우면 할머니가 데려간다?’라고 하면 정색을 하면서 ‘안 돼요! 내 동생이야’라고 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 한없이 예뻐요.”
엄마가 되면서 다양한 일을 겪고, 마음 아파했지만 조은숙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만큼 계속 낳고 싶다”고 말한다. 가장 큰 축복이기 때문. 그래서인지 그는 어머니란 이름을 갖게 된 후로 환경주의자가 됐다. 자판기 커피를 마신 후 종이컵을 버리지 않고 집에 가져가 몇 번 헹궈 쓰는 등 주변에서 말릴 정도다.
“전 상관없지만 제가 죽은 후 우리 아이들, 아이의 후손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요. 그래서 더 아끼게 되고, 환경을 생각하게 돼요.”
연이은 출산과 육아로 조은숙의 방송활동은 활발하지 못하다. 임신 중에도 출연했던 KBS 드라마 ‘산 너머 남촌에는’에서만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하지만 뭐든 자연의 순리에 따르며 일이 주어지면 일을, 아이가 주어지면 아이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싶다는 게 그의 마음이다. 그는 “나는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윤·혜민이라는 작품을 빚어냈다. 그리고 그 작품은 영원히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것보다 위대한 일이 어디 있겠냐”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그에게서 삶의 여유가 느껴졌다.
▷▶ 조은숙은 둘째를 출산한 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지원군을 소개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알롱제아카데미’ 샤샤킴 원장, ‘체인지클리닉’장두열 원장, ‘NBH휘트니스’ 박종환씨, ‘정현정 파라팜’ 정현정원장이 그들이다. 네 명 모두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출산 후 몸매 관리를 해줬는데 샤샤킴 원장은 “조은숙씨의 경우 출산 후 3개월 만에 운동하는 것이라 골반 등 몸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데 주력했다”며 “겉으로만 날씬한 것이 아니라 조은숙씨 말처럼 셋째 아이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네 명의 전문가와 조은숙이 함께한 ‘출산 후 몸매 만들기’비법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운동 시 영양이 부족하지 않도록 단백질·비타민·칼슘제 등 필수영양소를 섭취했다. 특히 커피와 탄산음료를 피하고 물을 많이 마셨다. 둘째, 출산 후에는 과한 운동보다는 하루 1~2시간 정도 운동했다. 셋째, 출산 후 늘어진 피부가 돌아올 수 있도록 고주파 관리 및 스파·슬리밍 마사지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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