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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tar #issue

특혜인가 배려인가

일병 권지용 수난사

EDITOR 두경아 기자

2018. 08. 09

지난 2월 현역 입대한 지드래곤이 최근 입원 특혜 의혹과 관찰일지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렀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훈련소에서 찍힌 지드래곤의 사진. 오른쪽 발목에 파란색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훈련소에서 찍힌 지드래곤의 사진. 오른쪽 발목에 파란색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칠칠치 못하게 무대에서 좀 다쳐버렸네요. 미안해요. 좋은 쇼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2013년 4월 27일 일본에서 공연한 직후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30)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당시 지드래곤은 공연 도중 발목을 접질리며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 첫 솔로 월드 투어의 두 번째 무대였다. 걸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나 지드래곤은 세그웨이(킥보드 형태의 1인용 이륜차)를 이용해 예정된 곡을 소화했으며, 공연이 끝나고는 댄서의 등에 업혀 무대를 내려갔다. 그러나 곧 회복해 대만 공연을 위해 출국할 때는 지팡이 없이도 걸을 수 있었으며, 예정된 8개국 13개 도시 26회 공연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지드래곤의 팬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은 이 일은, 5년이 지난 지금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군 특혜 의혹의 발단이 됐다.

“치료 편의 제공” vs. “명백한 특혜”

지드래곤은 지난 2월 늦은 나이에 입대, 4월 육군 3사단 백골부대 소속 포병으로 자대 배치됐다. 입대 초기에는 일반 사병들 사이에서 밝은 모습으로 지내는 사진이 공개됐지만, 5월에는 그가 오른쪽 발목 수술을 위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부상은 군 복무 중 입은 것이 아닌, 바로 앞서 언급한 무대 위 부상 이후 지병처럼 앓아온 것이었다. 이는 지드래곤의 훈련소 시절 공개된 사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 사진에서 그는 오른쪽 발목에 푸른색 보호대를 차고 있다. 그의 병명은 ‘발목불안정증’으로 알려졌다. 발목불안정증이란 발목 인대가 손상돼 계속 접질리는 질병을 말한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그의 수술 사유에 대해 “진단 결과 (발목의) 뼛조각들이 돌아다니며 인대와 근육을 파손해 염증을 유발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당장 수술을 해 뼛조각들을 제거해야만 했다”며 “군병원에서 규모가 큰 대학병원을 추천해 뼛조각 제거와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 달 후 한 매체가 지드래곤의 아주 특별한 투병 소식을 전하면서 병실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 매체에 따르면 5월 수술을 하고 자대로 돌아간 지드래곤이 6월 19일 또다시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도 소재 국군양주병원에 입원했으며 이를 위해 9박 10일의 병가 휴가를 냈다는 것이다. 이 매체가 제기한 특혜 의혹은 크게 세 가지 쟁점이다. 첫 번째는 병실이다. 그는 일반 병사와 달리 1인실을 사용했는데, 이 병실은 대령 이상만 쓸 수 있는 일명 ‘대령 병실’이라고 했다. 대개 일반 병사들은 4인실 이상인 다인실을 쓴다. 두 번째는 면회 시간이다. 이 병원 면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지만, 그의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이 오후 5시 이후에도 드나들었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휴가다. 해당 매체는 ‘지드래곤이 4월 5일에 자대 배치를 받은 후, 2개월 사이 수차례 병원을 찾았고 9박 10일의 병가도 두 번이나 사용했다’며 이를 특혜의 근거로 제시했다. 

보도가 나가자 국방부와 YG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우선 YG는 “가족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보도 내용이 매우 악의적이고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더욱이 특혜는 전혀 없고 대령 병실은 병원에 존재하지도 않으며 정상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 입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휴가 기간에 대한 특혜 의혹을 부인하며 “지드래곤은 군에서 정해진 병가 기간을 엄수하고, 개인 휴가까지 모두 반납하며 재활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특혜 의혹을 부인하며 “권모 일병은 수술 후 안정 및 치료를 위해 국군양주병원 1인실에 입원 중이며 이는 안정적 환자 관리 차원에서 본인은 물론 다른 입원 환자를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 의료진의 입장이다. 군병원의 1인실은 필요 시에 간부 및 병사 모두 사용할 수 있다. 2017년에도 코골이가 심한 환자와 다제내성균 환자가 사용한 사례가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지드래곤 특혜 의혹을 보도한 매체는 “특혜는 없었고 대령 병실도 없었다”는 해명에 대한 반박 증거로 국군양주병원 병실 자료를 공개하고 ‘병실명은 301병동 11호실, 병실 구분은 대령 병실, 지드래곤이 입원한 그 방은 100% 대령 병실’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대령 병실은 국방부에서 말하는 1인실과는 다른 병실이며, 사병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정해진 병가 기간을 엄수했다”는 지드래곤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1차 병가(9박 10일)를 내고, 이어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병가(6박 7일)를 연장했다. 6월 13일에 다시 병가(3박 4일), 17일부터 18일까진 개인 휴가를 썼다. 그리고 6월 19일에 입원, 퇴원 예정일은 6월 28일이다’라고 반박했다. 지드래곤이 자대 배치 후 2개월간 한 달이 넘는 ‘33일’을 외부에서 보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매체는 지드래곤이 복무 중인 익명의 3사단 고위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지드래곤의 휴가일수는 33일이 아닌 34일이며 이는 병가와 신병 격려 외박이 포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병가는 총 25일’ ‘신병 격려 외박 4일’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지드래곤이 사용한 휴가는 ‘연가 5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논쟁의 쟁점은 병가를 휴가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에 대해 이 고위 관계자는 “휴가권자인 대대장이 진료 보장 차원으로 규정된 ‘연간 최대 30일’ 이내에서 가능한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 권 일병이 소속된 해당 대대 다른 병사들 중에도 병가 21일 이상 실시자가 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드래곤은 이 같은 논란 속에서 6월 29일 퇴원한 후 이튿날인 30일 자대로 복귀했다.

국민청원까지 간 분노 vs. 도 넘은 관찰일지 후폭풍

지난 2월 27일 육균 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에 입소하는 지드래곤(왼쪽). 입소 후 모습.

지난 2월 27일 육균 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에 입소하는 지드래곤(왼쪽). 입소 후 모습.

우리나라에서 군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스타들의 병역 기피나 특혜 의혹은 단골 이슈로 불거져 문제가 돼왔다. 처음 지드래곤의 발목 수술에 대한 기사가 나왔을 때 그의 발목 부상 정도와 수술 결과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것도 순수한 걱정보다 공익으로 전환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한몫했다. 이를 의식해선지 YG는 “수술 후 부대로 복귀할 것”이라는 입장을 서둘러 내놓은 바 있다. 

6월 30일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영한 ‘사선 위의 장병들-전격 해부, 국군병원’ 편에서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군인들의 사연이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드래곤의 경우와 비교되기도 한 이 사연은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등장했다. “군대에서 무리한 훈련으로 무릎 부상 후 재활 치료 중인 예비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당시 통증을 호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30초 진료, 의료진의 불친절을 넘어서 막 대함(을 받았다)”면서, “국군병원에 지드래곤처럼 발목 부상도 아닌 발목 불안정이란 이유로 입원 자체를 할 수 있는지, 또한 병사가 1인실을 쓸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관련자 처벌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드래곤을 향한 시선이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H씨는 “보통 응급실에 톱스타가 오면, 독실을 배정하고 치료하기도 한다”며 “이는 의료진과 스타 모두의 편의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연예인들의 경우는 주목을 끌 수밖에 없어 다른 사람의 눈에 띄면 의료진이 진료 행위를 할 때도, 환자가 안정을 취할 때도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지드래곤은 입대 후 도를 넘어선 사생활 침해를 당했다. 병실 특혜 의혹이 불거진 직후 공개된 ‘관찰일지’가 그 증거다. 지드래곤과 함께 군 생활을 한 누군가가 여자 친구에게 편지 형식으로 보냈고, 여자 친구가 SNS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관찰일지에는 지드래곤의 신체 사이즈, 문신의 위치, 습관, 복용하는 약 등 개인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를 지탄하던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6월 30일 자대로 복귀한 지드래곤은 아직 걷는 데 무리가 있으며, 앞으로 두 달가량 더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 김지영 기자 사진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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