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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새로운 도전

“새 영화에서 복싱에 도전, 맞는 연습만 한 달 했어요” 하지원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07. 03. 20

지난해 드라마 ‘황진이’의 주연을 맡아 KBS 연기대상을 수상한 하지원이 새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복서로 변신했다. 권투 연습 중 코뼈가 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는 그에게 영화 촬영 뒷얘기를 들었다.

“새 영화에서 복싱에 도전,  맞는 연습만 한 달 했어요” 하지원

‘변신’이란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매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온 하지원(28)이 이번에는 복싱에 도전했다. 지난 2월 중순 개봉한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인 챔피언에 도전하는 달동네 소녀 명란 역을 맡은 것.
지난해 KBS 드라마 ‘황진이’의 주연을 맡아 한국무용을 비롯해 거문고·가야금 연주, 외줄타기 등 조선시대 기녀들이 배운 기예를 그대로 익혔던 그가 이번에는 복서로 변신해 사각링 위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맞는 연습만 한 달 정도 했어요. 그 다음부터 점점 훈련의 강도가 세져 어느 순간 ‘이러다 죽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생을 많이 한 영화라 애정이 남다르지만, 다시 복서 연기는 안 할 거예요(웃음).”
그는 촬영 전 실제 권투선수와 똑같은 훈련을 받았지만 연기할 때는 어느 정도의 눈속임이 가능할 거라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은 카메라가 돌아가자 그에게 실제 경기처럼 맞고 때릴 것을 주문했다고. 결국 링 밖에서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흥분한 그는 자신도 모르게 힘껏 주먹을 뻗었는데, 예상치 못한 강펀치를 맞은 상대 연기자가 코피를 터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순간 공포에 질린 그는 온몸이 부르르 떨리고 하염없이 눈물이 나 촬영을 이어가기 힘들었다고.

“촬영 도중 상대 연기자 코피 터뜨리고 벌벌 떠는 공포 체험 했어요”
“누구를 때려본 게 처음이었거든요. 그 공포감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모를 거예요. 촬영을 중단하고 계속 벌벌 떨다가 정두홍 무술감독님께 ‘그동안의 고생을 헛되게 할 생각이냐’고 혼쭐이 나기도 했지만 그 순간에는 그냥 다 포기하고 집으로 도망치고 싶었어요.”
영화 촬영하는 내내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었다는 그는 “그래도 끝까지 웃으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윤제균 감독님과 (임)창정 오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사람은 2002년 영화 ‘색즉시공’에서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멤버로서 ‘1번가의 기적’을 촬영하며 5년 만에 다시 뭉쳤다.
“‘색즉시공’ 후 윤 감독님과 다시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임)창정 오빠와도 ‘다음에는 코미디 말고 멜로물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고요. 5년이란 세월이 지났는데도 감독님과 배우들의 호흡은 여전히 좋았어요. 특히 창정 오빠의 맛깔스러운 연기는 자칫 밋밋할 수도 있었던 제 연기에 큰 힘을 실어줬고요.”
권투 연습 중 코뼈가 휘는 사고를 당하고도 “그 사이 뼈가 잘 붙은 것 같다”며 웃어넘기는 하지원. 어떤 역할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을 내맡기는 강단 있는 모습이야말로 그가 가진 최고의 매력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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