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환한 웃음, 똑 부러지는 말솜씨가 매력인 방송인 허수경(39). 매일 오후 4시면 나른함을 깨우는 경쾌하고 친숙한 그의 목소리가 라디오를 타고 흘러나온다. SBS FM ‘허수경의 가요풍경’을 4년째 진행하고 있는 그는 요즘 틈틈이 비즈 액세서리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만들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매일 구슬 꿸(?) 생각만 하면 좋아서 잠이 안 올 정도예요.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있으면 어떤 디자인으로 어떻게 만들어야겠다 하는 것이 영상처럼 지나가기도 해요. 그러면 벌떡 일어나 그대로 따라 해보곤 하죠.” 그가 비즈 공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여러 색의 비즈가 줄줄이 연결된 팔찌를 친구에게 선물받았는데 디자인이 영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 볼 때마다 자꾸 신경 쓰여 하루는 큰맘 먹고 펜치를 꺼내 팔찌의 줄을 잘랐다고 한다. 비즈를 원하는 자리에 바꿔 꿴 후 핀을 말아 고정시켰더니 마음에 쏙 드는 모양새가 됐다고. 그날부터 집안에 있는 액세서리는 몽땅 그의 실험 대상이 됐다. 재료를 구입해 이런저런 모양으로 따라 하게 된 것이 벌써 3년째, 이제는 솜씨가 수준급 경지에 올랐다. “크리스털, 아크릴, 유리 등 여러 종류의 비즈 중에서도 천연석에 애착이 가요. 돌 자체가 예쁘기도 하지만 그 돌이 내가 밟아보지도 않은 어느 땅, 어느 장소에 박혀 있던 것이겠구나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죠.” 독특하고 새로운 돌을 구하고 싶어 여행도 자주 가게 되고 방송 외의 시간에는 오로지 비즈 액세서리 만드는 데 꼬박 매달려 있다고 하니 그의 비즈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제주도에 돌과 나무를 이용한 ‘숨쉬는 집을 지을 생각이에요. 집 지을 꿈에 푹 빠져 지금 아주 행복하답니다.‘”
세련된 외모와 달리 그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지닌 사람이다. TV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진 것도 그런 이유. 감각적인 것을 중시하고 농담 따먹기 일색인 TV 프로그램보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라디오를 진행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한다. “오랜 시간 라디오 방송을 하다보니 재미있는 일이 많아요. 10여 년 전 진행했던 ‘정오의 희망곡’에서 공개 프러포즈해 결혼에 골인한 부부가 지금 아이가 몇 살이라며 사연을 보내주기도 하고, 학교 다닐 때 즐겨 들었다던 학생이 이제 아이 엄마 됐다며 반갑다고 연락해오기도 하고….” 지인들을 불러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소소한 생활이 즐겁기만 하다는 그. 그래서 집도 마당이 있는 곳을 고집한다. 팍팍한 도시에서의 삶보다 시골에서 집을 직접 꾸미고 흙 냄새 맡으며 사는 것이 좋다는 그는 제주도에 작은 농장을 구입해 감귤 농사를 짓고 있기도 하다. 내년 즈음엔 그곳에 생각해두었던 모양으로 직접 집을 지을 계획도 세워 두었다고. “마당은 어떻게 꾸밀지, 주방은 어떻게 만들지, 벌써 다 그림을 그려놓았어요. 제주도에 많은 예쁘고 튼튼한 돌과 나무를 이용해 숨 쉬는 집을 만들 거예요. 아, 무엇보다도 마당은 꼭 가꿀 생각이랍니다. 농장이 바다와 가까운 곳에 터를 잡고 있어 전망이 근사하거든요.” 눈을 반짝이며 꿈꾸듯 말하는 표정에 그의 행복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웬만한 커튼이나 침대 시트, 테이블보 등은 직접 만들어 쓸 정도로 바느질 실력도 대단하다니 새로 지을 집의 모습이 어떨지 기대가 된다.
“오래된 나무처럼 세월의 깊이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올해로 어느 덧 방송생활 17년째를 맞았지만 환한 웃음과 아이처럼 해맑은 표정에는 변함이 없다. 세월이 비껴간 듯한 모습에 ‘안 늙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부끄럽다며 손사래를 친다. “사실 외모에는 큰 신경을 안 써요. 메이크업도 답답해서 방송이 있을 때 외에는 거의 하지 않고요. 그래도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주름은 좀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웃는 모습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는데 요즘은 솔직히 주름이 많아 보일까봐 예전처럼 활짝 웃지는 못하겠어요.” 무용을 전공한 덕에 몸에 익숙한 스트레칭으로 몸매를 관리하고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그의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 비결. 몇 년 전 심하게 살이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 얼굴이 아프고 불쌍해 보여(?) 그 이후로는 열심히 챙겨 먹고 있단다. “입맛이 없다고 한 사람도 제가 먹는 모습을 보고 따라 먹을 정도로 음식을 복스럽게 먹는대요. 얼굴이 약간 통통해야 건강하고 예뻐 보이는 것 같아 잘~ 먹고 있답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해서 젊어 보이고 싶지는 않아요. 막 자라난 푸릇푸릇한 여린 잎도 보기 예쁘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테가 늘고 껍질이 거칠어 졌어도 풍성한 나뭇가지와 그늘을 가진 오래된 나무가 매력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오래된 나무처럼 세월의 깊이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비즈는 응용할 곳이 무궁무진해요. 여러분도 비즈로 분위기 있는 집을 꾸미는 데 한번 도전해보세요.”
한때 책까지 낼 정도로 집 꾸미는 데 빠졌었고, 바느질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기도 했다는 그는 요즘 비즈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 외에도 금속 공예를 배우고 있을 정도로 늘 무언가를 배우고 만드는 데 열심이다. “재료가 조금씩 바뀔 뿐이지 만드는 방법들은 다 비슷해요. 바느질을 했던 덕에 천을 이용한 목걸이를 만들 수 있고, 비즈를 만든 덕에 철을 이용한 금속 공예를 더 쉽게 할 수 있죠. 배우면 배울수록 응용하고 접목할 수 있는 분야가 넓어지기 때문에 더 재미있어요.” 조그만 구슬을 꿰고 다듬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명상 효과까지 얻고있다는 그는 최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비즈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어울릴 만한 액세서리를 만들어 선물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독학으로 시작한 것이라 자신이 없었는데 주변분들이 많은 도움을 줘 용기를 낼 수 있었죠. 비즈는 응용할 곳이 무궁무진해요. 전등갓에 달거나 벽에 타일처럼 붙여도 예쁘죠. 하다못해 젓가락 위에 붙여줘도 세련돼 보인답니다. 비즈로 분위기 있는 집을 꾸미는 데 한번 도전해보세요.”
허수경이 알려주는 손쉬운 비즈 집꾸밈 노하우
1 와인잔 장식
“와인잔을 비즈로 장식하면 분위기도 있고 잔을 들 때마다 찰랑찰랑 청아한 소리가 나요.”
▼ 준비재료 리프 글라스 비즈 6개, 도금된 비즈 공예용 와이어 50cm
▼만들기
01 와이어를 반으로 자른다.
02 와이어에 비즈를 하나 끼우고 달팽이 모양으로 둥글게 만 다음 달팽이모양 중간에 와이어를 통과시킨다.
03 비즈를 끼우고 와이어를 달팽이 모양으로 만 후 다시 달팽이 모양 가운데 와이어를 통과시키는 것을 반복한다.
04 3개의 비즈를 다 끼우고 나면 와인잔 손잡이 부분에 와이어를 돌려 고정한다.
2 비즈발
“구슬만 이어서 꿰면 돼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여름에는 자개나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를 달아서 시원한 느낌으로 연출해도 좋아요. 초를 매달아 함께 걸어주면 근사한 파티 스타일이 완성된답니다.”
▼ 준비재료 투명 크리스털 비즈, 낚싯줄, O링
▼ 만들기
01 낚싯줄을 70~120cm 길이로 8~10개 자른다.
02 맨 위를 고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 O링으로 고정한다.
03 7~10cm 간격을 두고 비즈를 꿴 다음 아랫부분을 O링으로 고정한다.
3 비즈 수반
“마음에 드는 비즈나 구슬을 투명 유리볼에 넣고 물을 부은 다음 좋아하는 꽃을 몇 송이 띄우세요. 식탁에 센터피스로 놓으면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답니다.”
▼ 준비재료 다양한 모양의 구슬 적당량, 둥근 모양의 유리 수조, 꽃 5~6송이
▼ 만들기
01 구슬을 수조 아래에 깔고 물을 채운다
02 꽃송이를 잘라 물 위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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