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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남자의 도전

사업가로 첫발 내딛는 류시원 프라이버시 인터뷰

“아직은 사랑보다 일이 더 중요, 성공한 연예인 출신 사업가 되고 싶어요”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조희숙‘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 의상협찬·젠지옴므 ■ 장소협찬·카페라라

2004. 06. 10

연기자에서 MC, 가수, 카레이서로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좋아하는 류시원이 이번에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지난 4월 헤어 제품 전문 브랜드 볼트의 부사장 자격으로 첫 론칭행사를 가진 서른셋 류시원의 일과 사랑에 관한 솔직 토크.

사업가로 첫발 내딛는 류시원 프라이버시 인터뷰

“볼트 하면 무슨 생각이 드세요?”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에 “볼트와 너트가 생각난다”고 대답하자 그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씨익 웃는다. “100볼트(Volt) 할 때 그 볼트예요. 쉽게 말하면 우리 회사 제품에 감전돼 달라는 뜻이죠. 헤어케어와 스타일링 제품은 제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분야인데 수입제품은 가격이 부담스럽잖아요. 품질과 포장을 좀더 개선하면 우리나라 제품도 얼마든지 수입품 못지않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시작하게 됐어요.”
새롭게 사업가로 변신한 탤런트 류시원(33). 그는 얼마 전 자신이 모델로 활동했던 까띠노 화장품과 손잡고 헤어 제품 전문 브랜드 볼트를 내놓았다. 10∼20대 젊은층을 겨냥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의 대외적인 직함은 볼트의 부사장. 브랜드명을 비롯해 용기 디자인까지 관여했다는 그는 이미 6개월 전부터 시장조사를 거쳐 꼼꼼하게 사업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무늬만 사장’이라는 오해 싫어 부사장 직함 맡아 다방면에 관여해
처음으로 사업에 뛰어든 그는 사실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한 볼트의 공동대표. ‘무늬만 사장’이라는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싫어 직함을 부사장으로 바꿔단 것뿐이라고 한다.
“제가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니까 단순히 얼굴만 빌려주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사업을 하는 연예인들 가운데 대외 홍보를 위해 이름만 빌려주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섣불리 일을 시작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번 사업도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제가 가지고 있는 많은 사업 아이템 중 하나일 뿐이에요.”
그의 성공 모델은 주병진. 일찌감치 속옷 시장에 뛰어든 주병진은 대표적인 연예인 출신 사업가로 꼽힌다. 그는 “주병진씨도 처음에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결국 사업가로 성공하지 않았느냐”며 자신도 스킨케어 제품 등으로 규모를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지만 본업은 연기자라고 강조했다. “사업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일 뿐”이라며 연기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내보였다.
“데뷔작이 윤석호 감독님의 ‘느낌’이라는 드라마였어요. 그때 이미지 때문인지 그 후 부드럽고 착한 이미지의 배역들을 주로 맡았죠. 개인적으로 그런 캐릭터가 연기하기 편했고 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던 것도 사실이에요. 배우가 자신의 고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변신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결혼 직전 열애 사실 공개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 들어
그는 ‘그 햇살이 나에게’ ‘아름다운 날들’ ‘종이학’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 대부분 호응을 얻었다. 실패작이 없었던 그에게 올 초 방영한 KBS ‘그녀는 짱’은 참패를 맛보게 해준 첫번째 드라마.
‘국민 드라마’로 불리는 작품과 맞붙어 시기적으로 운이 나쁘기는 했지만 1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었던 만큼 충격이 컸다는 그는 새로운 연기 변신의 돌파구로 영화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술관 옆 동물원’을 비롯해 많은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번번이 고사했었다.
“좀더 성숙하고 여유가 생기면 그때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신중을 기하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솔직히 요즘은 딜레마에 빠지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가급적 멜로는 피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사업가로 첫발 내딛는 류시원 프라이버시 인터뷰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힘든 시기를 보냈다. 드라마의 실패와 함께 연인 서지영과의 결별설도 그의 슬럼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2년 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혼성그룹 ‘샵’의 여성멤버 서지영과 연인 사이임을 공개해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서지영이 팀내 여자 멤버와의 불화를 겪으며 팀이 해체됐고 그와 서지영 사이에는 결별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헤어졌다, 아니다는 내용이 다섯번쯤 났을 거예요” 하고 말하는 류시원.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사람은 현재까지 잘 사귀고 있다고 한다. 다만 둘 다 사업과 컴백 준비로 바빠 전처럼 자주 만나지 못할 뿐이라고. 그래도 사나흘에 한번은 만나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는 그는 끊이지 않고 터져나오는 결별설에 대해 “좋게 얘기하면 관심일 거예요. 제 나이가 결혼할 나이가 되었잖아요” 하며 나름대로 이유를 달았다.
결혼 계획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저는 현재 결혼생각이 전혀 없어요. 결혼은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할 생각이에요. 시기적으로 따진다면 서른다섯살쯤이 될까. 그때 제 곁에 지영이가 있다면 상대는 지영이가 되겠죠.”
그는 또 “현재 지영이와 결혼한다고 명쾌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은 저희 둘 다 공인이기 때문이에요. 남녀관계란 좋다가도 나빠질 수 있는 거잖아요. 성급하게 결혼하겠다고 했다가 그렇게 되지 못했을 때 아무래도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큰 피해를 보잖아요” 하며 연인 서지영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보였다.
두 사람이 결별했다는 징후로 제시된 것은 지난 3월말 류시원이 참가한 자동차 경기대회에 연인 서지영이 나오지 않은 것. 그리고 서지영이 류시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치아교정을 감행했다는 것 두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결별 사유가 치아교정 때문이라는 소문에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덧니가 지영이의 매력이라고 생각해 교정을 반대한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결별의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업가로 첫발 내딛는 류시원 프라이버시 인터뷰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끼리 연인으로 지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터. 뜻하지 않은 구설수에 시달린 탓인지 그는 2년 전 당당하게 연인 사이임을 선언했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열애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때 제가 서른한살이었고 문득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왜 숨어만나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이 내 인생 책임져줄 거 아니잖아요. 그래서 공개하자라고 생각했던 건데…. 물론 좋은 점도 많았지만 결혼을 바로 앞두고 공개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가요 패밀리’ 멤버 윤정수, 강원래, 박용하 등과 친하게 지내
연예계에서 자기관리를 잘하는 연예인으로 꼽히는 그는 연예계 생활 10년 동안 매니저 없이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의 이미지를 지켜온 자기관리 비결이 궁금했다.
“지금까지 큰 고비 없이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마 솔직함 때문일 거예요. 연예인이 매니저 없이 일하는 건 쉽지 않아요. 특히 출연료처럼 민감한 부분을 협의할 때는 더욱 그렇죠. 어렵지만 저는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이에요. 인간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하죠. 어떤 사람들은 작품 출연을 위해 로비도 한다지만 저는 촬영장에서 밥을 사는 쪽이에요.”

사업가로 첫발 내딛는 류시원 프라이버시 인터뷰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 다른 사람들로부터 대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류시원. 그는 상대가 자신을 신뢰해준 대가는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갚는다고 한다.
그에게는 연예계에서 절친하게 지내는 소위 ‘패밀리’가 있다. ‘나가요 패밀리’가 바로 그들. 단짝인 개그맨 윤정수를 비롯해 강원래, 김원준, 박용하, 안재모, 김진표 등 15명이 멤버들로 구성된 친목모임이다.
“‘나가요 패밀리’라는 이름만 듣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원래 ‘드라이브 나가요’의 준말이에요. 자동차를 좋아해서 모인 사람들이죠. 한달에 한번씩 강릉이나 양평 쪽으로 드라이브 나가고 새벽에 셀프세차장에 가서 세차하고 그래요. 다들 차를 운전하기 때문에 술 먹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꽤 건전한 모임이죠.”
그는 요즘 온라인에서 팬들과 만나는 일에 흠뻑 빠져 있다. 얼마 전부터 그는 미니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제가 직접 관리하는 홈페이지라서 더 애착이 가요. 이번에 시작한 사업 얘기도 하고 제가 틈틈이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해요. 그곳에서만큼은 저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서 그런지 저를 별로 탐탁하게 생각지 않았던 분들도 거기 와서 저를 달리 보게 됐다고 하세요.”
현재 SBS ‘결정 맛대맛’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차기작으로 영화 시나리오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배용준, 이병헌 등과 함께 최근 일본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가세한 그는 얼마 전 드라마 홍보차 일본을 다녀오기도 했다. ‘아름다운 날들’ ‘진실’ 등을 포함해 현재 일본에서 네편의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는 그는 조만간 일본팬들을 위한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연기뿐 아니라 사업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류시원. 그는 “올해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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