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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안타까운 사연

결혼 3개월 만에 성격 차이로 결별한 탤런트 배도환

“사소한 생활습관까지 정반대였던 그 사람 마음을 끝내 되돌릴 수 없었어요”

■ 글·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02. 12. 18

방송에서의 공개구혼을 통해 결혼, 화제를 모았던 탤런트 배도환이 혼인신고를 하기도 전에 파경에 이르렀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로의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갈라져야 했던 배도환의 심경고백.

결혼 3개월 만에 성격 차이로 결별한 탤런트 배도환
KBS 아침드라마 <인생화보>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탤런트 배도환(38)이 결혼 3개월 만에 파경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 사람들과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해말 한 결혼정보회사의 주선으로 언론 홍보 프리랜서 일을 하는 김모씨(30)를 만난 배도환은 방송을 통해 공개구혼을 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한 끝에 지난 6월1일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그는 “뒤늦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며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 집들이를 차일피일 미루고, 술자리에서 한 측근에게 “괴롭다.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결혼해 백년해로한다는 것은 큰 인내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하소연하면서 불화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지난 10월말, 한 스포츠신문을 통해 결별사실이 알려진 것.
자신의 아픈 상처가 공개되자 배도환은 무척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신문보도 직후 가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그는 “무척 당혹스럽고 죽고만 싶다.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마음을 추스릴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보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로부터 결별사유와 심경을 들을 수 있었다.
“아직도 마음이 완전히 정리되지 못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가서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데, 드라마 촬영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답답한 심정이죠. 더구나 기자들이 촬영장은 물론 집에까지 찾아와서 너무 힘들었어요. 심지어 어느 방송국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는 한밤중에 3시간 동안이나 초인종을 눌러대는데 죽고만 싶더라고요. 이번처럼 제가 연예인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어요.”
그는 파경으로 인한 시름을 달래기 위해 지난해말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사람 때문에 끊었던 담배였는데…”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여전히 힘들어 보였다.
“주말엔 만사를 제쳐두고 연예인축구팀에서 공만 찼어요. 축구를 하는 동안은 괴로움을 잊게 되거든요. 그래서 발목을 다쳤을 때에도 발목보호대를 차고서라도 공을 찼어요.”
그는 자신의 파경을 둘러싼 언론보도 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며 사실을 제대로 밝히고 싶다고 했다. ‘파경 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술에 찌들어 산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아는 사람 중에 정신과 의사가 있어서 도대체 제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한번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와전이 되었더라고요. 그리고 전 술을 거의 안 마시는 편이에요. 갈등이 한창 심할 때 너무 화가 나서 양주를 맥주잔에 따라 마신 적이 있지만, 그것 역시 얼음 넣은 것 한잔을 가지고 밤새도록 마신 거예요. 무엇보다 황당한 건 그 사람이 저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짐을 정리해 갔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사실이 아니에요. 끝까지 저와 헤어지겠다고 해서 합의해서 짐을 가져간 거예요. 짐을 옮길 때 제 누나와 여동생이 그 자리에 있었어요.”
배도환은 일부 언론에 김씨가 나쁜 여자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우려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 사람은 굉장히 여성스러운 성격이에요. 깔끔하고 성실하고 예민하고, 저에게 코디도 잘해주고…. 저하고는 정반대의 성격인 완벽한 여자예요. 그래서 제가 그쪽에 맞춰가면 저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성격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성격 차이란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물어보았지만 그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남자가 치사해지고, 시시콜콜 따지는 게 유치하다”며 말을 아꼈다.

결혼 3개월 만에 성격 차이로 결별한 탤런트 배도환

배도환은 파경 후 심한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사진은 결혼식 장면.

“가치관은 물론 아주 사소한 생활습관까지도 서로 반대였어요. 저는 뭐든 설렁설렁 넘어가는 편인데 그 친구는 섬세하고 깔끔한 성격이어서 꼭 짚고 넘어가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저의 어떤 부분을 지적을 해요. 그런데 전 그걸 잊어버리고 20분 후에 다시 똑같은 행동을 해요. 그러면 그 친구는 또 그걸 지적하고…. 그런 걸 그 친구가 못 견뎌 했던 것 같아요. 결국 폭발을 한 거죠. 하지만 저도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사람이 좀더 참고 지켜보았으면 했는데….”
성격 차이로 인한 두 사람의 갈등은 결혼 전부터 있었고, 신혼여행에 가서도, 돌아와서도 계속되었다. 그래서 실질적인 부부관계라고 할만한 게 없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제가 코를 골면 그 친구는 예민해서 잠을 못 자는 성격이에요. 제가 푹 자고 일어나 기지개를 켜는데 그 친구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었던 거예요. 결국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 이틀 만에 각방을 쓰기 시작했고, 20일쯤 지나면서부터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처음엔 달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그러다 크게 싸우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한달 두달 시간이 흘렀지만 김씨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다. 애원도 해보고, 장인 장모와 배도환의 어머니, 누나까지 나서서 설득을 해보았지만 이미 김씨의 마음은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늦게 한 결혼이고, 또 제가 사랑해서 한 결혼이었던 만큼 어떻게 해서든 파경만큼은 피해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의 의지가 너무 단호했어요. 그 친구가 그렇게 나오니까 나중엔 저 역시 사랑이 식더라고요.”
그는 너무 짧게 사귀고 결혼한 게 성급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6개월 정도 사귀었지만 만난 횟수는 12번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배도환이 나이가 있어 결혼을 서둘렀던 것.
“저는 그 친구를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솔직히 그 친구는 저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막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면 방귀를 뀌어도 예쁜 법이잖아요. 절 사랑하지 않으니까 제 생활습관이나 행동이 좋게 보이지 않았던 것 아닐까 싶어요. 단적으로 전에 <행복채널>에 출연했을 때에도 제가 그 사람에게 ‘날 사랑한다고 한번만 말해달라’고 간청했는데도 끝내 그 말을 안 하더라고요.”
두 사람이 재결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서로 상처가 너무 깊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씨가 짐을 싸서 나가는 것으로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제가 자격미달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앞으로 저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파경사실이 보도 된 후 그의 홈페이지와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엔 격려의 글들이 쏟아졌다. 그의 탈총각 과정을 익히 알고 있는 팬들은 결혼 실패에 실망하지 말고 용기를 내 변함 없이 친근한 연기자로 남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요즘 격려편지가 너무 많이 와요. 이왕 이렇게 된 것 빨리 헤어진 게 현명했다는 의견도 있고. 마음이 울적할 때는 그 격려 글들을 읽으며 위로를 받곤 하죠.”
처음엔 사람을 만나기도 꺼려해 녹화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오곤 했다는 그는 앞으로는 전처럼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야 상처가 더 빨리 치유될 것 같아서다. 그리고 하루 빨리 아픔이 깃든 아파트를 정리하고 파주에 있는 전원주택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지난 결혼식 때 축하하러 오신 하객과 마음으로 축복을 빌어준 팬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얼굴을 들 낯이 없어요. 하지만 이 시련을 딛고 연기에 더 열중해서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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