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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마동석표 오컬트 액션, 이번엔 달라요” 

'데몬 헌터'로 돌아온 마동석

전혜빈 기자

2025. 05. 27

악마도 달아날 만큼 강력한 한 방의 소유자, 마동석이 어김없이 이번 봄에도 통쾌한 액션 영화로 돌아왔다.

배우 마동석(54)이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관객들은 반쯤 안심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강력한 주먹의 소유자 마동석은 이제 하나의 브랜드다. 독보적인 캐릭터로 사랑받는 그가 범죄자에 이어 악마도 때려잡는 액션으로 극장가를 찾았다.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악마를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속 특별한 능력을 지닌 퇴마 단체 ‘거룩한 밤’의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을 처단하는 이야기다. 마동석은 바위 같은 힘을 가진 ‘바우’로 분해 악령도 물리치는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마동석은 2004년 영화 ‘바람의 전설’로 데뷔한 이후 줄곧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2012년 영화 ‘이웃사람’에서 진짜 악인 앞에서 더 강해지는 일수 건달 안혁모와 2016년 영화 ‘부산행’에서 아내(정유미)를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윤상화 역할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주연 ‘마석도’로 출연하고 제작한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액션 영화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마동석의 강력한 펀치는 해외까지 뻗어나갔다. 2021년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 역을 맡으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그럼에도 그는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고 ‘마동석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다. 그가 제작, 기획에 두 팔을 걷어붙인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도 마동석 유니버스의 일환이다. 그간 ‘마동석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그는 “이미 웹툰을 통해 바우의 이야기를 프리퀄로 선보이고 있다”며 “또 다른 뒷이야기도 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영화와 액션에 누구보다 진심인 그에게서 제작자로서의 책임감과 배우로서의 진지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마동석이 제작과 기획에 참여하고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4월 30일 개봉했다.

마동석이 제작과 기획에 참여하고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4월 30일 개봉했다.

‘거룩한 밤’ 속 마동석은 ‘사이드킥’

제작에 참여하고 주연을 맡은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개봉했어요.

기존의 액션 영화와 달리 오컬트와 다크 히어로물이 결합한 작품이에요. 새로운 도전이라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임대희 감독의 입봉작인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올 수 있어서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악마에 빙의된 은서(정지소)와 구마 능력을 가진 샤론의 대결이거든요. 제가 맡은 바우는 샤론이 구마를 할 동안 주변 악령들을 물리치는 ‘사이드 킥’ 같은 캐릭터죠. 저의 액션만큼이나 샤론과 은서, 두 캐릭터의 대결을 눈여겨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서현과 정지소 배우는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었나요.

정지소 씨를 캐스팅할 때는 작고 귀여운 소녀가 악령에 의해 고통받는 이미지를 떠올렸어요. 관객들이 ‘저 불쌍한 소녀가 빨리 구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길 바랐죠. 서현 씨는 바른 이미지를 가졌잖아요. 그런 배우가 구마를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을 보여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두 분 다 놀라울 정도로 역할을 잘 표현했습니다. 

실제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요.

촬영 분위기는 너무 좋았습니다. 정지소 씨와 서현 씨 모두 목소리를 크게 내는 장면이 많아서 목이 다 쉬었거든요. 그런데 힘든 내색이 하나도 없었어요. 심지어 서현 씨는 쉬는 시간에 춤도 추면서 촬영장 분위기를 밝히더라고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죠.

이번 영화가 마동석의 기타 액션 영화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액션 영화를 찍을 때마다 촬영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해요. 마음속으로 사고가 안 나게 해달라고 빌면서 촬영하죠. 저도 액션 신을 촬영하면서 맨주먹으로 많이 맞아서 코가 휘었어요. 이렇게 힘들게 찍었는데 작업물이 제대로 안 나오면 속상하잖아요. 그래서 연구를 많이 해요. 이를테면 ‘범죄도시’는 현실을 기반으로 둔 이야기라서 저의 복싱 경험을 많이 활용합니다. 이렇게 때리면 이 각도로 넘어진다든지, 고개가 어느 정도 돌아간다든지 이런 지점이요. 이번 영화에는 바우가 초인적인 힘을 가졌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와이어를 달아서 만화적으로 액션을 디자인했습니다. 판타지적인 요소에서 관객분들이 통쾌함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현장에 배우들의 몸 상태를 관리해주는 ‘피지컬 팀’이 상주해 있었다고요. 

제가 액션 연기를 선보이면서 부상을 많이 당했거든요. 다친 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주의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서 촬영장에서 가이드라인을 설명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촬영 직후에도 아픈 부위가 있으면 바로 재활 운동과 물리치료를 받으면 좋고요. 이런 생각으로 물리치료사분들을 액션 신 찍을 때만 불렀는데, 그게 영화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다양한 영화 현장에 도입이 됐죠. 저도 이젠 피지컬 팀을 영화 현장에 상주하게끔 하고 있어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은 영화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 첫 번째죠. 두 번째는 TV로 느낄 수 없는 사운드나 타격감입니다. 평소 관심이 있던 장르인 다크 히어로물과 오컬트물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했어요. 사실 이런 판타지물들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기 마련입니다. 또 대중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고요. 이 영화에는 그 정도로 많은 자본을 투입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스럽게 잘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강했어요. 사운드나 타격감을 연출하는 것에 공을 많이 들여서 시원함을 잘 표현했죠.

이번 ‘마동석 유니버스’에서 기대할 점은 무엇인가요.

바우의 오랜 친구였으나 현재는 악마를 숭배하는 ‘요셉’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을 배치하면서 큰 세계관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이 영화 속에 다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는 지금 프리퀄(‘거룩한 밤: 더 제로’) 웹툰으로 연재되고 있어요. 그리고 세계관 속 또 다른 뒷이야기를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영화로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마동석은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 바위 같은 힘을 가진 ‘바우’로 분해 강력한 액션 신을 선보인다.

마동석은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 바위 같은 힘을 가진 ‘바우’로 분해 강력한 액션 신을 선보인다.

성룡 같은 캐릭터 배우가 목표

바우가 ‘범죄도시’의 주인공 ‘마석도’와 캐릭터가 겹친다는 평도 있는데요.

어떤 영화에서든 제가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면 기시감은 떨쳐버리기 힘들 거예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시나리오 회의를 하면서 제가 “기존 영화와 전혀 다른 인물을 해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도 했어요. 회의를 거치면서 “액션이 가미된 영화이기에 마동석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이 났죠. 하지만 이 마동석 캐릭터도 영화마다 액션에 변주를 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범죄도시 1’에서는 복싱 스타일 중 하나인 ‘인파이팅’을, ‘범죄도시 3’에서는 또 다른 복싱 전법인 ‘아웃복싱’을 선보이면서 변화를 줬습니다. 관객분들이 이 부분까지 알아봐주실 필요는 없지만, 액션 배우로서 이 정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동석’ 캐릭터가 공고한 것에 대한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원래 ‘성룡’ 같은 캐릭터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성룡이 어떤 작품에 나오든 캐릭터가 뚜렷하잖아요. 저는 스스로를 오케스트라처럼 여러 소리를 낼 수 있는 배우가 아니라 제 악기 하나를 가진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을 연주하든, 헤비메탈을 연주하든 한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이기에 기시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품이나 장르를 바꿔가면서 나름의 변주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마동석 캐릭터’의 슬픔과 상처도 느껴집니다.

사실 영화에서 바우의 모든 스토리를 다루진 않아요. 제가 디자인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의 세계관 속에서 바우의 몸 절반은 악마예요. 그 때문에 보통 아이들과 다르게 자랐다는 배경이 있죠. 이 영화에서 그 부분이 다 설명되진 않습니다. 프리퀄인 웹툰에서 해당 내용을 풀고 있어요. ‘범죄도시’처럼 액션 장면이 강조된 형사 액션물보다는 여러 캐릭터의 드라마를 쌓아가는 세계관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죠.

평소 오컬트 영화에도 관심이 있었나요.

다양한 장르에 관심이 많아요. 호러 영화도 두 편 정도 시놉시스를 써놨습니다. 올해 2월 개봉한, 제가 제작에 참여했던 영화 ‘백수 아파트’도 ‘코미디 수사물’이라는 독특한 장르에 끌려서 선택했죠. 그리고 헤비메탈 밴드 영화도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마동석 캐릭터가 나오는 액션 영화도 계속할 예정이지만 다른 장르도 애정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봄에는 ‘범죄도시’가 개봉하지 않는데, 아쉬움은 없나요.

‘범죄도시’ 시리즈는 8편까지 시나리오 원안을 써놓았고요. 대본 작업을 계속하는 중입니다. 아마 그중 한 편 정도는 내년 즈음에 촬영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영화 제작은 어려워”

현재 영화 제작사를 운영 중인데, 힘든 점이 없나요.

저도 똑같이 어렵습니다. 저희 제작사가 천만 관객을 넘긴 ‘범죄도시’만 제작하는 게 아니라 다른 영화도 여러 편 준비 중이거든요. ‘백수 아파트’도 굉장히 힘들게 올 2월에 개봉했고요. 시나리오도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것이 여럿 있죠. 영화가 촬영 작업에 들어가지 못하면 제작사 입장에서 지출만 계속 생기는 셈이니까 여러 사람이 힘들어지거든요. 하지만 그럴수록 영화 만드는 사람으로서 정답은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써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관객분들이 찾아오니까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개봉하면서 영화 업계에서 어떤 성취를 달성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나요.

재미있는 영화가 더 개봉해서 많은 관객분이 찾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이렇게 기존 영화와는 다른 트위스트가 있는 작품들을 관객분들이 좋아해주시면, 저보다 더 시나리오를 잘 만들고 기획도 잘하는 후배들이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수 있으니까요. 영화 팬으로서도 다양한 작품이 더 많이 개봉하면 좋겠습니다.

제작에 참여한 100% 영어 영화 ‘피그 빌리지’ 작업은 잘되고 있나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영화를 우리나라의 시스템으로도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거든요. 예산은 적지만 액션에서 우리만의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대인 샌디에이고에서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범죄자들이 모여 만드는 이야기인데요. 독특한 설정이 제대로 묻어나도록 잘 촬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신 할리우드 배우 열한 분도 잘 적응 중이시고요. 처음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했어요(웃음). 촬영하면서 ‘나중에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를 궁금해하는데요. 예감이 좋습니다.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 출연했잖아요. 또 마블과 함께할 작업이 있나요.

저는 마블과 영화 세 편을 계약했거든요. 두 편이 더 남아 있어요. 촬영 일정이나 개봉 일정은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고요. 또 어떤 영화 프로젝트에 투입될지, 계속해서 이전에 맡았던 길가메시 역을 할지 아직 몰라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예정된 한국 영화와 병행해서 촬영을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복싱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리얼리티 베이스의 액션 장면을 찍을 때면 제가 직접 다른 선수들과 스파링을 해보고 그것을 반영하거든요. 도움이 많이 되죠. 하지만 저는 복싱하는 후배들이 제가 운영하는 복싱장에서 돈을 벌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복싱장을 열었거든요. 지금 개관한 지 11개월이 넘었는데 저는 여태까지 수익을 가져간 것이 하나도 없어요. 쉬는 날에는 제가 직접 복싱장에 가서 꿈나무들에게 복싱을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액션을 배우고 싶어 하는 배우들에게도 무료로 강습을 해주고 있습니다. 

마동석 캐릭터는 힘이 가장 강력한 무기잖아요. 인간 마동석으로서 지치는 부분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는 괜찮습니다. 연기를 하면 에너지 소비가 굉장하거든요. 저는 일로 에너지를 채우는 편이라서요. 아니면 복싱장에 가서 복싱 선수들과 스파링을 하며 에너지를 얻기도 해요. 제가 많이 맞기도 합니다(웃음). 스파링이 끝나고 나면 개운해요. 제가 특정 기간에만 액션 영화 촬영에 임한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액션과 운동을 꾸준히 해서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마동석 캐릭터로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또 다양한 장르의 영화 제작과 촬영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마동석 #거룩한밤 #액션영화 #여성동아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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