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넌 특별해’ 강조하면 학교에서 ‘아싸’된다” 조선미 교수의 초등부모 현실 조언

문영훈 기자

2024. 04. 12

조선미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공감과 위로는 하루 두 번이면 충분하다” “훈육의 본질은 좌절을 알려주는 것” 등의 명언으로 대한민국 대표 육아 멘토로 자리잡았다. 그가 초등학교 부모 맞춤형 공부 솔루션을 들려준다. 문영훈 기자

내 아이가 처음 교문을 넘던 기억은 많은 학부모에게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는다. 설렘과 뿌듯함이 교차하면서 긴장과 초조함이 뒤따른다. 초등학교는 아이가 가정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규칙과 질서를 배우는 곳이다. 20명의 아이와 반나절 이상 부대끼며 사회 구성원이 되는 연습을 하는 공간이다. 또 초등학교 입학은 앞으로 12년간 계속될 입시 레이스의 첫발을 떼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는 잘해낼 수 있을까.

SBS Plu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리턴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매운맛’ 대한민국 학부모 대표 멘토가 된 조선미 아주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가 초등학교 학부모를 위해 ‘조선미의 초등생활 상담소’를 펴냈다. 그는 프롤로그에 이렇게 썼다.

“잘하면 대견한 거고, 못하면 배우면 됩니다. 학교는 잘하려고 가는 데가 아니라 무엇을 배워야 할지 알려고 가는 겁니다.”

냉철하지만 따뜻한 그의 조언을 듣기 위해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을 찾았다. 조 교수는 “초등학교는 아이가 미숙한 상태로 들어가 사회성을 만드는 공간”이라며 “많은 학부모가 지레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아이는 스스로 부딪히며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초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사회성과 익혀야 할 학습 습관에 대해 물었다.

내 아이가 ‘아싸’가 되지 않으려면

SBS Plu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리턴즈’(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조선미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

SBS Plu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리턴즈’(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조선미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

초등학교에서 어떤 사회성을 길러야 하나요.
교실에 여러 명이 있기 때문에 함께 부대끼는 것이거든요. 그 사람들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걸 인지하는 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아이가 다가갈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친구들을 사귈 때 불편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먼저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협동과 양보가 중요합니다. 모든 게 순서가 있고 자신이 항상 먼저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는 과정이죠.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런 사회성을 배우는 겁니다.



미리 준비해야 할 게 있나요.
사회성은 모든 생명체 안에 내재돼 있어요. 기회가 만들어지면 개발할 수 있죠. 다만 이를 저해할 요인이 2가지 있습니다. 우선 부모가 지나치게 친절한 태도로 놀아주는 경우입니다. 임상에서 많이 본 케이스 중 하나는, 아이와 부모가 역할놀이를 할 때 부모가 역할을 넘어 대답을 정해주는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실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잘 적응하지 못합니다. 상호작용을 해본 경험이 없는 거죠.

또 다른 케이스는 뭔가요.
부모님이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입학 전부터 엄마 몇 사람이 모여서 아이들을 항상 같이 놀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초등학교에 가면 그렇게 친해진 아이들 외에도 다른 친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상대 아이가 나 말고 다른 친구를 만들게 되면 아이들은 당황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준 관계에선 한 아이는 기질이 강하고 한 아이는 기질이 약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순한 애들이 거절하는 방법을 못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야생에서 배우거든요. 자기가 주도권을 쥘 건지 아니면 좀 따라갈 건지, 다양한 관계에서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거죠. 그런데 부모님이 “걔랑은 놀지 마”라고 하면 그 관계에서 배울 수 있는 걸 놓치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친구와 잘 지내고 있다면 부모에게 별말을 안 합니다. “누구랑 놀았냐”고 물어봤을 때 아이가 대답을 못 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대상보다는 어떤 놀이에 관심을 가져서 함께 놀게 되니까요.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거나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경우엔 담임 선생님께 물어보라고 조언합니다. 사회성은 쉬는 시간에 드러나는데 그건 선생님이 잘 알고 있거든요.

고학년이 되면 친구 관계가 달라지나요.
중학생 때부터는 친구가 무조건 1번이 됩니다. 그때는 학교도, 학원도 친구 때문에 가고 공부도, 노는 것도 친구 때문에 하는 시기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뇌가 그 시기를 미리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려면 또래 정서에 민감해야 하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같이 좋아하고 서로 기분 나쁜 말을 하면 안 됩니다. 그럴 때 부모가 “친구가 엄마보다 중요하니?” “너는 왜 친구만 만나니?” 하고 방해하면 안 됩니다. 중학생 때는 친구가 없으면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끔찍해집니다. 그걸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사회성은 눈치와 관련돼 있군요.
저학년 때는 함께하는 놀이가 잘 맞는 애들을 좋아하고요. 그래서 활동적인 애들은 활동적인 애들끼리, 조용한 애들은 조용한 애들끼리 어울립니다. 3~4학년이 지나면 점차 협동이 잘되고 배려심 있는 친구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집니다. 놀이 중심에서 점차 관계 중심으로 나아가는 거죠.

그런데 자기애가 높은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요.
자기애는 정신의학에서 병적인 개념입니다. 자기애적 성격장애처럼 장애를 기술하는 데 쓰이죠. 내가 너무 중요하고 귀한 사람이라서 타인이 나를 그렇게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부모님이 “네가 제일 소중해” “너는 정말 특별해”라고 강조하면 스스로 그런 감정을 키우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주장을 합니다. 담임 선생님이 그림을 그려보라고 도화지를 주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기분이 아니라면서 그걸 찢는 애들이 있어요. 그런 반응이 나타나는 건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크는 전 단계로 볼 수 있죠.

모든 아이는 부모에게 특별한 존재이지 않나요.
그렇죠. 하지만 아이들은 커가면서 ‘나는 특별하지 않아’ ‘나는 이 무리 중 하나에 불과하구나’를 느껴야 사회성을 기를 수 있거든요. 반대로 아이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걱정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아이가 내성적이거나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잘 적응하게 됩니다. 우리 애는 학교에 가면 힘들 텐데, 걱정하는 것 자체가 집단보다 아이를 중시하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그런 태도가 아이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너는 몸이 약해” “넌 뛰는 걸 힘들어해” 이렇게 말하면 실제로 아이의 신체 능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내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경우를 걱정합니다.
아이들은 다툼이나 싸움을 경험하며 자랍니다. 그건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죠. 만약 누가 자기를 자꾸 괴롭힌다고 얘기하면, 그 상대 아이가 내 아이 말고도 다른 아이를 함께 괴롭히는지를 확인해보세요. 상대 아이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기 몸을 컨트롤하지 못하니까 대부분의 아이를 건드리고 다니는 겁니다. 반대로 내 아이가 누군가를 괴롭힐 때는 빨리 상황을 알아보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누구든 세상을 살면서 가장 먼저 제재를 받는 건 타인을 향한 공격성이거든요.

적당한 친구의 수가 있나요.
외향성이냐 내향성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외향성은 자극을 받는 통로가 좁아요. 그러니까 웬만해서는 심심한 겁니다. 내향성은 그 문이 넓은 거죠. 그래서 소수의 친구를 선택하죠. 단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그건 학년이 조금 높아졌을 때의 이야기고요. 그 전에는 아이들끼리 놀 때 거기에 같이 섞일 수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친구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면 소위 ‘인싸’의 특징이 있어요. 놀이를 주도하는 아이죠. 또 판단력이 뛰어난 아이가 인싸가 됩니다. 교실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고 그걸 관찰하는 능력도 뛰어나죠. 힘든 아이가 있으면 도와주기도 하고 아이들 싸움을 중재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잘생기면 ‘핵인싸’가 되겠죠. 하지만 부모가 인싸가 되도록 만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싸가 안 되게 도와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죠.

어떻게 하면 되나요.
아이들도 아기 같은 애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쉽게 파악하죠. 친구들끼리 어딜 놀러 간다고 해보죠. 그러면 어디를 갈지, 뭘 할지 합의해야 하잖아요. 끝까지 자기주장만 하면 아싸 후보가 되고요. 어디 갈지를 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의견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함께 놀지 않기로 결정하면 아싸가 되는 겁니다. 또 상대방이 기분 나쁜 걸 눈치채지 못하고 말을 직설적으로 하면 안 됩니다. 이런 행동에는 주의가 필요하죠.

결국 자기애 문제네요.
모든 사회성은 눈물을 머금는 데서 시작합니다. 내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는 것, 내가 대장이 아니라는 경험을 집에서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학교에 가면 아무도 나를 최고로 쳐주지 않거든요. 실제로 따로 최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만약 집에서 “네가 제일 소중해”라고 강조한다면 아이는 학교에 갔을 때 따뜻한 물에서 갑자기 찬물로 뛰어드는 느낌이 들 겁니다.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이번엔 네가 결정하는 게 아니야, 내가 결정할 거야”라는 메시지를 줘야죠.

저학년 집중력은 30분이 최대

초등학교는 아이가 처음으로 공적 영역에서 학습 습관을 기르는 공간이다. 조 교수는 “실행 기능과 주의 집중력을 기르는 것이 향후 공부 습관에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실행 기능은 왜 중요한가요.
우선 실행 기능은 인간이 가진 기능 중에 가장 고도의 기능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고, 끝까지 하는 거죠. 중요한 건 공부에 대한 실행 기능은 고등학교 때쯤 완성된다는 겁니다. 어른들도 훌륭한 직장인이 되고 싶어 하지만 계획대로 못 하잖아요(웃음). 어릴 때는 생활에서부터 실행 기능을 훈련하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합니다. 학교 갈 때도 옷을 입고, 밥을 먹고, 가방을 싸야 하죠. 모든 과정에서 아이를 챙겨주기보다 아이가 직접 그 과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합니다.

루틴을 만들어 적응하는 연습이 공부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뭔가를 하려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걸 알게 되죠.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연습을 해보는 겁니다. 어릴 때 계획을 세우는 데 익숙할수록 그게 뇌 깊이 박혀 있어요. 학습뿐만 아니라 향후 아이의 생활 전반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주의 집중력은 어떻게 높일 수 있나요.
싫어도 앉아서 학습하는 과정을 배우는 거죠. 저학년은 집중 시간이 20~30분, 고학년은 40~50분이 최대입니다. 앉아 있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건 억제 능력입니다. 주의가 딴 데로 분산되는 걸 막는 거죠. 스스로 초점을 한 군데 두고 나머지는 차단해야 하거든요.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 집중력이 분산되는 걸 꾹 참아야죠. 이를 일정한 시간 동안 매일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부모가 지켜보고 있어야겠네요.
아이가 혼자서 오랫동안 집중하기 힘들다면 그걸 쪼개주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다섯 문제를 5분 안에 풀어”라고 시킨 다음 조금 더 난도를 높여서 다른 걸 풀게 하는 거죠. 그러지 않고 “1시간이 지났는데 뭐 했어?”라고 물으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그동안 온갖 걸 할 수 있거든요. 그게 습관이 되면 계속 산만해지거나 할 일을 미루는 일이 생기죠. 뭘 시켰을 때는 말을 걸지 않는 게 좋습니다. 부모가 중간중간 “이거 맞아” “잘했네” 이런 얘기를 하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사교육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우리나라 입시형 교육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주변 아이들의 평균치보다 약간 적게 학원을 보내는 걸 추천합니다. 꼭 필요한 학원이라는 건 없지만, 그래야 부모님 입장에서 덜 불안하고 아이도 집에 와서 숙제를 할 수 있을 만큼 지치지 않거든요. 학교와 학원에서는 수동적인 학습을 합니다. 많은 학원에 다녀서 학습 체력을 다 쓰면 당연히 집에 와서는 산만해지죠. 어른으로 치면 야근을 하는 겁니다. 수업만 듣는다고 학습 능력이 개발되는 게 아닙니다. 뇌가 받아들인 자극을 정리하고, 통합하고, 분류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예체능 학원은 예외인가요.
아이를 공부는 안 시키고 놀게 한다고 생각하며 예체능 학원에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간을 지켜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어른들 역시 친구 만나러 나가는 것도 귀찮아할 때가 많잖아요. 사실 꼭 보내야 하는 학원은 없습니다.

선행학습은 한 학기로 충분하다

학원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과제의 양과 학원의 진도를 체크해야 합니다. 아이가 숙제를 혼자 힘으로 70~80%는 할 수 있어야 하죠. 그게 아니라면 아이가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수준을 알려면 학년에 해당하는 문제집을 사서 기본과 심화 문제 중 기본 문제를 풀게 해보세요. 기본 문제를 어느 정도 풀 수 있어야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죠. 만약 그것도 하지 못한다면 부모나 학원의 도움이 필요하겠죠. 적절한 학원을 선택하기 위해서 부모가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치동에서는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의대 준비반’에 다닌다고 합니다.
의대를 보내려면 기본적으로 아이의 머리가 좋아야 하고, 성격도 순해야 하고, 부모님 말도 잘 들어야 합니다. 삼박자가 모두 갖춰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최근 의대에 입학한 아이들을 보면 주어지는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어내는 건 귀신같이 잘합니다. 하지만 미성숙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해요. 생각해보고 풀어야 하는 문제를 내면 원성이 자자해지죠. 왜 책에 없는 걸 내냐고 항의하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교수들이 걱정하기도 합니다. 대학교를 학교가 아니라 학원처럼 생각하는 거죠.

지능은 공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요.
학업 성취도는 지능의 영향이 절반 이상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많은 부모가 그 지능을 무시하고 공부시켜서 많은 실패 사례를 초래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대부분 공부 내용을 쉽게 따라갑니다. 고학년이 되면 암기해야 할 양도 늘어나고, 공부 내용을 연결할 줄 알아야 해요. 점점 더 지능이 중요해지는 거죠. 그런데 부모가 아이를 같은 속도로 밀면 아이는 힘들어지는데 부모는 아이가 게을러졌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적인 학원 시스템도 이를 부추깁니다. 요즘엔 레벨 테스트로 가차 없이 학생을 떨어뜨리는 학원일수록 유명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사실 그 학원에 가면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잘하는 아이만 다니는 것이 되겠죠.

선행학습을 부정적으로 보시나요.
선행학습을 해야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닙니다. 선행학습이 필요하더라도 한 학기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선행을 많이 시키면 외워서라도 공부하게 된다는 논지인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외워서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게 되면 개념이 아니라 문제를 푸는 방법만 익히게 됩니다. 나중에 진짜 공부를 해야 할 때, 혼자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공부의 내용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다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는 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거든요. 다만 최근에는 아이들이 읽기 쉬운 책이 많이 나오는데, 학년이 올라가거나 아이가 수준이 있다고 판단하면 좀 더 어려운 책을 읽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릴 때 읽은 책은 머리에 남아 있어요. 머리의 근육이 튼튼해지는 겁니다. 살다가 힘든 일이 생겨도 그 책 내용을 떠올리게 되고요.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공부를 시킬 때 맘 카페나 주변 부모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어릴 때를 떠올려보는 게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다들 학교에 다녀오면 숙제를 하고, 시험 기간에 문제집을 푸는 정도로 공부했잖아요. 그러다가 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부모님께 혼나기도 하고요. 시험을 망치면 좌절하기도 하면서 아이는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점차 학습의 주도권을 넘겨줘야 하는데, 그걸 끝까지 부모가 다 하려고 하거나 학원에 맡겨버리면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됩니다.”


#조선미 #초등학교 #초등생활상담소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사진제공 SBS Plus tvN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