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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7월 출산 예정! 난임 극복하고 임신 성공한 이지훈‧아야네 부부 인터뷰

윤혜진 객원기자

2024. 04. 09

지난 2021년 결혼한 가수 겸 배우 이지훈과 14세 연하 일본인 미우라 아야네 부부가 임신 소식을 알려왔다. 두 사람은 올여름 만나게 될 예쁜 딸을 기다리며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봄을 보내고 있다.

열 달의 임신 기간은 설렘 반 긴장 반의 연속이다. 특히 첫 시험관시술로 얻은 아이를 임신 8주에 잃은 아픔을 한 차례 겪었던 이지훈·아야네 부부는 젤리(태명)가 찾아온 요즘 매 순간이 새롭다. 최근 두 사람이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지아라이프’를 만든 이유도 그 경이로운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어찌 보면 경이로움의 시작은 1996년 데뷔한 이지훈과 1993년생인 아야네 씨가 스타와 팬으로 만나 부부가 됐을 때부터다. 2012년 한국으로 건너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통번역 일을 하던 아야네 씨는 한국행의 꿈을 갖게 해준 이지훈을 우연히 뮤지컬 뒤풀이 자리에서 만나자 주저 없이 직진했다. 사귄 지 300일 되던 날 혼인신고서를 내밀며 프러포즈한 이도 그녀다.

그러나 둘이서 보내는 마지막 화이트데이 다음 날, 스튜디오에서 만난 부부는 여전히 달콤하긴 하나 상황(?)이 좀 달라져 있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 중인 이지훈은 인후염 때문에 다음 날 공연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하면서도 아내를 먼저 챙겼다. 촬영 내내 아내를 쫓는 눈에서 꿀이 떨어졌다. 하긴 인터뷰를 마치자 태동이 느껴지는 배를 만지며 “근처에 맛집이 있나요?” 묻는 아야네 씨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달콤한 두 사람의 한가로운 오후도 이제 몇 개월 안 남았다. 18명 대가족이 모여 사는 시끌벅적한 집안에 7월이면 아기 울음소리까지 더해질 참이다.

임신 16주 안정기까지 일본에 알리지 못하고 노심초사

오뚝한 콧날이 예사롭지 않은 젤리. 이지훈은 젤리가 “아야의 얼굴형, 눈, 턱선, 머리숱과 내 눈, 코, 입 등 장점만 골라 닮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뚝한 콧날이 예사롭지 않은 젤리. 이지훈은 젤리가 “아야의 얼굴형, 눈, 턱선, 머리숱과 내 눈, 코, 입 등 장점만 골라 닮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하합니다. 처음 임신을 확인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이지훈(이하 지훈) | 저는 아야(이지훈은 아내를 ‘아야’라 불렀다)가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같이 있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려줬는데 일단 기분이 좋으면서도 조심스럽달까. 한 번의 유산이 있었기에 마냥 기뻐할 순 없었던 것 같아요.

미우라 아야네(이하 아야네) | 전에 유산을 한 번 겪었기에 이번에도 테스트기에 두 줄이 뜨자마자 알리기가 조금 망설여지더라고요. 병원에서 피검사까지 마치고 오빠한테 “됐다!” 그랬어요.



대가족이 함께 살잖아요. 가장 기뻐한 분은 누구인가요.

지훈 | 카카오톡 가족 채팅방에 임신 소식을 전했어요. 누구 할 것 없이 다들 기뻐했지만 특히 조카들이 더 기뻐했어요. 자기들이 키우겠다고요(웃음).

아야네 | 부모님, 형님들이 식사도 다 챙겨주고 많이 도와주세요.

일본에 있는 아야네 씨 부모님은 뭐라고 하던가요.

아야네 |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에게는 제가 양해를 구할 일들이 있어서 일찍 알렸지만, 일본의 부모님한테는 시험관시술을 하는 걸 미리 말하지 못했어요. 제가 장녀다 보니 부모님 기대가 크기도 하고 괜히 멀리서 신경 쓰실까 봐서요. 16주쯤 안정기에 들어서 임신했다고 얘기하니까 기뻐하셨던 것 같은데, 사실 제가 임신 초반에는 너무 긴장해서 잘 기억이 나질 않아요. 아무것도 몰랐으면 마냥 기뻤을 텐데, 안정기까지 엄청 마음 졸이며 지냈거든요.

걱정이 많았군요. 입덧 시기는 수월하게 지나갔나요.

아야네 | 첫 임신 때는 아예 입덧을 경험하지 않아서 저는 입덧을 안 하는 체질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입덧을 한 8주 정도 했던 것 같아요. 24시간 내내 속이 안 좋아서 정말…. 생각하니 또 입덧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남편 도움으로 잘 넘겼어요.

지훈 | 아야가 매스꺼워할 때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물을 가져다주거나 빈속일 때 두유 챙겨주는 정도밖에 없어서 안타까웠어요.

지금은 컨디션이 괜찮나요. SNS에 올린 근황 사진들을 보니 여전히 날씬하더라고요.

아야네 | 워낙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 체중이 안 늘어서 고민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역시 엄마는 위대해요. 아기가 건강할 수 있도록 체중이 확확 오르더니 지금 임신 22주인데 5kg이 쪘어요. 너무 급격한 증가는 안 좋으니까 식사를 건강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채소 많이 먹고 첨가물, 가공식품은 최대한 피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피부도 자연스럽게 좋아졌어요.

부부가 보내온 베트남 다낭 태교 여행 사진. MBTI가 계획형인 ‘극 J’의 아야네 씨는 여행 갈 때 모든 일정을 미리 짜놓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무계획으로 쉬다 왔다.

부부가 보내온 베트남 다낭 태교 여행 사진. MBTI가 계획형인 ‘극 J’의 아야네 씨는 여행 갈 때 모든 일정을 미리 짜놓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무계획으로 쉬다 왔다.

얼마 전 다낭 태교 여행은 잘 다녀왔나요.

아야네 | 푹 쉬다 왔어요. 가기 전에는 골프도 치고 관광도 하려고 했는데, 막상 하려니 걱정이 되는 거예요. ‘골프 치다가 공에 맞으면 어쩌지, 넘어지면 어쩌지, 멀리 갔다가 차에서 몸이 안 좋아지면 어쩌지’ 이런저런 걱정이 돼 실행까진 옮기지 못했어요. 그래도 늦잠 자다 산책도 하고 둘만의 시간을 보낸 게 정말 좋았어요.

지훈 | 둘 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간 여행이었어요. 제가 시간이 안 나기도 하고 시험관시술 때문에 계속 조심했었거든요.

언제부터 임신을 준비한 건가요.

지훈 | 결혼 후 1년 정도 자연임신을 위해 노력하다가 아야의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임신에 영향을 미친단 걸 알게 됐어요. 저와 아야가 나이 차가 있기도 해서 그 후에는 지체 없이 시험관시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아야네 | 어릴 때 다낭성난소증후군인 걸 알았는데 그때는 제가 어리니까 의사가 자연임신이 어려울 수 있단 얘기까진 안 했어요. 그래서 한 1년 동안 생리를 주기적으로 하게 해주는 약만 복용하며 아이를 기다렸다가 다시 병원에 가면서 알게 됐어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아이를 갖고 싶은 분이 있다면 평소 산부인과를 다니며 미리 챙기는 게 좋을 듯해요.

지훈 | 조금 더 과정이 수월한 인공수정을 택할 수도 있었는데요. 임신 성공 확률이 시험관시술보다는 낮더라고요. 아내가 번거롭고 힘든 과정을 조금 더 감수한 거죠.

유산 후 두 번째 시험관시술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지훈 | 아야가 유산한 건 하필 제가 콘서트 때문에 미국 출장을 다녀오느라 2주 정도 집을 비웠을 때였어요. 같이 못 있어줘서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그래도 씩씩하게 그 시간을 잘 이겨낸 아야에게 정말 고마워요. 심지어 제가 걱정할까 봐 바로 얘기도 안 하고 늦게 알려줬거든요. 이후 3개월 정도 몸 상태를 더 완벽하게 준비하고 2차 시험관시술을 바로 진행했어요.

아야네 | 남편은 제가 마음도, 몸도 힘드니까 시험관시술을 쉬고 자연임신을 시도하자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유산을 통해 더욱 새 생명의 소중함과 간절함을 느꼈기에 바로 한 번만 더 도전해보자고 했어요. 왠지 이번에는 잘 찾아와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두 분의 그런 설렘 반, 걱정 반 마음이 ‘지아라이프’ 채널에서 느껴져요.

아야네 | 그동안 난임 병원 다니는 사람들의 글이나 브이로그 영상을 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우리도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좋은 정보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훈 | 아야가 컷 편집을 직접 하고 있어요. 이후 디테일한 편집은 전문가의 손을 거치고요.

“배려심 깊은 엄마 닮아 사랑 많은 아이로 자랐으면”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임산부들은 작은 일에도 서운함을 느끼곤 하죠. 아야네 씨는 이지훈 씨에게 서운한 일은 없었나요.

아야네 | 정말 작은 일이긴 합니다만 정확히 두 번 있었어요(웃음). 제가 골프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저를 두고 혼자 골프 치러 간 적이 있어요. 또 한 번은 밥 먹고 그릇을 안 치우고 간 날이요. 평소에는 설거지를 오빠가 하고 바쁜 날은 제가 하고 그러는데, 임신 중에는 몸도 꼼짝하기 싫고 다 귀찮은 날이 있잖아요. 그런 날이었어요. 그 외에는 없어요. 전 서운하면 바로 말하거든요. 숨기거나 알아달라는 행동을 하거나 삐지지 않고 바로 말해요. 그럼 잘 수용해줘요. 그리고 애초 집안일부터 저와 함께 지내는 시간 확보까지 안 해주는 게 없긴 합니다(웃음). 자기도 피곤할 텐데 발 마사지도 해줘요.

지훈 | 그게 서운한 줄은 몰랐어요. 그 얘긴 안 해서 몰랐는데, (머리를 가리키며) 여기다 탑재해야겠네요. ‘급해도 밥 먹은 후 그릇은 치우자.’

하하. 그럼 지훈 씨가 느끼기에 임신 전과 후 아내의 달라진 점이 있나요.

지훈 | 달라진 점은 크게 없어요. 임신 전이나 지금이나 저한테 집밥을 해주려고 노력하고요. 있다면 요새 조금씩 깜빡깜빡하는 정도? 외출할 때 물건을 못 챙겨 나갈 때가 종종 있어요.

이미 아빠가 된 친구들이나 같은 작품에 출연 중인 정성화, 민영기 씨 등이 예비 아빠로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던가요.

지훈 | 다들 아이 잘 키우고, 육아로 힘든 시기를 지혜롭게 보낸 분들이라 좋은 말 많이 해주세요.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아내 말이 맞는 거니 절대 토 달지 말고 다 해주렴. 이게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다”라고요.

육아는 자신 있나요.

지훈 | 아직까진 육아 분담에 대한 얘기를 나누진 않았는데, 아야가 계획형이니 제가 할 일을 딱 짜서 알려줄 거예요. 그럼 전 시키는 대로 하면 됩니다(웃음). 다행히 젤리가 태어난 후 당분간 큰 스케줄이 없어서 제가 많은 부분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고 싶기도 하고요.

아야네 | 이 부분은 제가 결혼 결심을 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데요. 조카들을 자기 아들딸처럼 키운 사람이에요. 길을 가다가도 아이만 보면 귀엽다고 눈을 못 떼요. 저는 오히려 너무 아기만을 돌봐서 제가 서운해지지 않을까 그게 걱정인걸요. 하하.

출산 후 ‘100일의 기적’이 오기 전까진 새벽에 각오 단단히 해야 할 겁니다.

지훈 | 지금도 새벽에 강아지가 가끔 짖을 때 서로 누가 먼저 일어나나 눈치 싸움을 하긴 하는데, 아이는 다르겠죠? 그래서 앞으로 소통을 더 많이 하려고요. 서로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알고 있으면 ‘오늘 많이 피곤했을 테니까 내가 일어나야겠다’ 이게 되겠죠.

아야네 씨가 베이비 마사지, 아동발달전문지도사 자격증 취득 등 워낙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더라고요. 원래 육아나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었나요.

아야네 | 미리미리 준비하는 성격이에요. 관련 지식 없이 행동부터 하지 않는 타입이기도 하고요. 아이의 일분일초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주고 싶은 마음이 어릴 때부터 있었어요. 그래서 육아의 경우 오빠가 한다고 해도 제가 먼저 하지 않을까 싶어요. 평소 집안일도 제가 알아서 하니까 오빠가 “내가 할게”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거든요.

태어날 아이의 외모나 성격이 누굴 닮았으면 하나요.

지훈 | 얼굴은 우리 둘의 장점을 고루 닮고 성격은 아내를 닮았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 아야는 저보다 밝고 건강한 사람이에요. 요즘 아이들 개인주의가 강하잖아요. 상대를 배려하는 아야 성격을 닮아 사랑을 전달하는 그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팬들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항상 받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주는 면이 좀 부족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내를 만나면서 후천적으로 좀 바뀌어가고 있고, 아내는 배려와 사랑이 타고났어요. 젤리가 그런 유전자를 타고나면 좋겠어요.

아이가 가수나 배우를 하겠다고 하면 시킬 의향이 있나요.

지훈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본인 재능만 있다면 열심히 서포트해주고 싶어요.

아야네 | 무조건 시킵니다. 아이가 하고 싶다면요!

두 분은 젤리에게 어떤 엄마, 아빠가 되어주고 싶은가요.

지훈 | 저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비밀도 나누는 친구 같은 아빠요.

아야네 | 사랑이 무엇인지 가족을 통해 알려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가정을 만들고 싶어요. 제 로망은 저와 아이가 피아노로 반주하고 남편이 노래 부르는 거예요. 꼭 하고 싶어요.

몇 개월 후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릴 텐데 그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지훈 | 여행 가서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아야네 | 결혼하고 3년 동안 둘만의 시간을 보냈는데 그 순간들이 나날이 더 좋아지더라고요. 이제 아이를 맞이하지만, 가족의 도움을 받아서 종종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 해요.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도 아이에게 너무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럼요. 좀 이른 질문이긴 합니다만, 둘째 계획도 있나요.

아야네 | 당연히 있죠. 일단은 젤리를 열심히 키워야겠지만 터울이 많이 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지훈 | (시험관시술을 통해 아이를 낳은 경우) 둘째는 자연임신이 되는 케이스가 많다더라고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냉동 배아 연장을 해놓았어요. 우리에게는 17발의 총알이 남아 있습니다(웃음).

#이지훈 #임신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사진제공 힘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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