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 - 윤석열 대통령 3월 14일 국무회의
“MZ 근심 1위는 먹고사니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6월 7일 당 최고위원회의
여야를 막론하고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렇다면 제22대 총선이 3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3년 전 치러진 총선을 돌아보자. 당시 40대 미만 청년 유권자의 비율은 33.8%에 달했으나 배지를 단 40대 미만 의원은 총 14명에 불과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청년 정치참여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청년 의원 비율은 최하위권에 속한다.
“입법에 참여하는 사람과 실제 청년이 대면하고 있는 삶은 거리가 있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2040 유권자의 의견은 입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가 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6월 7일 만난 송지은(38)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 상임대표의 말이다. 새변은 3월 21일 출범한 변호사 단체로 송 대표를 비롯한 10명의 이사진이 창립 과정에 참여했다. 이른바 MZ세대에 속하는 변호사들이 직접 의견을 모아 생활 밀착형 입법 제안을 해보자는 취지다. 기존의 청년 변호사 단체가 직역 수호나 처우 개선에 초점을 뒀다면 공익적인 취지를 가진 첫 모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변이 처음으로 제안한 입법은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다. 이는 생후 12개월이 지난 딸을 직접 키우며 느꼈던 애로 사항에서 송 대표가 착안했다.
처음 고용한 베이비시터가 단란주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어요. 그분이 남편에게 관련 이야기를 해서 알게 됐죠. 사실 고민이 되기도 했어요. “아이만 잘 보면 못 들은 셈 쳐라”는 조언도 주변에서 하더라고요. 하지만 법조인으로서 불법행위를 한 부분이 도저히 용납이 안 되기도 했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어서 다른 분을 구했어요. 이런 개인적인 경험에서 베이비시터 신원 보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새변 이사진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공감해주시더라고요. 10명 중 4명이 저와 같은 워킹 맘이거든요.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입법안을 전달했습니다.
‘입법 제안’이라는 분야가 생소하기도 합니다.
사기업은 로펌 입법 정책팀에 문의해 입법 제안 틀을 만들기도 하지만 국민의 이야기, 그러니까 공익을 입법화할 수 있는 창구는 부족합니다. 게다가 많은 정책이나 입법안이 톱다운으로 결정되잖아요. 국민 처지에서 필요한 내용을 생각하면서도 법률 전문가로서 실무적으로 세심하게 입법 제안을 해보자는 취지로 새변을 만들었어요.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에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의원실에 직접 제안하는 방법 외에도 다른 입법 제안 방식이 있나요.
입법 권한을 갖고 있는 의원실을 통한 방식이 가장 빠르긴 합니다. 아니면 언론을 통해 목소리를 내서 국민적 공감을 얻어 의원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도 있고요. 입법 관련 연구 용역을 맡거나 심포지엄, 포럼 등을 진행할 계획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변은 3월 출범 이후 피의자 신상 공개, 전세 사기, 선관위 특혜 채용, 개정 도로교통법(민식이법) 보완 등 다양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슈를 어떻게 정하나요.
매주 이사진이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있어요. 평소에도 단체 대화방을 통해 기사 등을 공유하며 의견을 내면 좋을 이슈를 선정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합니다. 주로 2040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결혼, 출산, 육아, 주거 영역의 문제를 논합니다. 입법에 참여하는 분들의 연령대나 사회적 지위가 실제 국민이 대면하는 삶과 일정 거리가 있잖아요. 그래서 청년층의 의견이 충분히 대변되지 못하고 있고요.
이른바 MZ세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뜨거운데 왜 그럴까요.
청년 정치인 비율이 적기도 하고요. 청년 정치인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일반 청년이 사는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모르는 거죠. 그래서 직접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저희가 의견을 내고자 합니다.
청년 변호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현재 200명 넘는 분이 새변에 가입했습니다. 변호사 중에 공익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별적으로 입법에 관심을 가진 변호사분들도 계셨지만 의원실에 직접 개인적으로 접촉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어떤 어젠다를 갖고 있는 분들과 의원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공익 활동을 하고 있는데 차별점이 있나요.
민변은 정치적 지향점이 뚜렷하지만 새변은 탈이념, 탈정당을 지향합니다. 공익 소송을 주로 진행하는 민변과 달리 새변은 입법 제안을 중심에 두고 있고요.
사안에 따라 보수와 진보 모두 협력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도 특정 정당과 협업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젠다 중심으로 해당 이슈를 어떻게 다루는 것이 효과적일지 고려해 각각 판단하는 게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안정적인 변호사들의 모임이 대다수 청년의 삶에 공감할 수 있을까요.
저희도 확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새변에서 사내 변호사로 일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회사원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사내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변호사를 찾는 클라이언트를 통해 다수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요. 지금은 모든 어젠다를 포괄하기 어렵기 때문에 몇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추후 어떤 방식으로 많은 청년과 소통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변에서 관심을 두는 이슈가 있다면요.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공인중개사 이력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봐요. 중개사 자격증을 대여해 이용하거나 위조하는 경우도 빈번하고요. 변호사처럼 검색을 통해 중개사의 신원과 이력을 확인할 수만 있어도 일정 부분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송 대표는 “지금은 아무래도 관심이 쏠리는 이슈에 주목하고 있지만, 또 변호사로서 느끼는 문제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성폭행 피해자나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형사재판 후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데도 민사소송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원고 주소지가 소장에 기재돼 위협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변호사 주소지가 표시된다거나 특정 범죄 피해자의 경우 주소가 상대방에게 노출이 안 되는 방식 등 방안이 있을 텐데 말이죠. 일상 속에서 법조인으로서 느끼는 문제점을 입법 제안을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워킹 맘이 된 송 대표는 몸이 2개라도 모자라다. 새변 상임대표로서 입법 제안 미팅, 다수의 인터뷰를 하면서 본업인 변호사 일도 게을리할 수 없다. 6월 2일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미래세대자문단으로도 위촉됐다.
변호사 일과 새변 대표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힘들어요(웃음). 생각보다 새변 일이 커지기고 했고 아이 엄마이기도 하거든요.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평일에 좀 일찍 나오고 주말에는 최대한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아이에게 미안할 때도 있지만 좋은 롤 모델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동안 대표 일을 열심히 하겠지만 좋은 후임자를 구해서 내년에는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새변 일 맡은 걸 후회하지는 않으시나요.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하잖아요.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결국 바른 가치관을 갖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엄마가 일도 열심히 하고 공익적인 활동에도 참여하면 아이가 좀 더 올바르게 자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새변’ 일을 시작했어요.
정책적으로 워킹 맘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베이비시터 비용 지원 등 필요한 정책이 많죠. 현재 저출산 정책은 첫아이 출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결혼 생각이 없는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고 아이를 낳는 데까지 영향을 미쳐야 하죠. 저는 오히려 둘째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낳아보면 또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가령 아이가 둘이면 카 시트를 장착하기 위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필요한데 취득세 감면이라도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출산과 육아가 법조계 여성들에게도 걸림돌이 되나요.
제가 일을 시작했던 10년 전보다 여성 차별은 훨씬 줄어들었어요. 하지만 커리어 단절을 막기 위해 출산 이후 바로 복귀하는 여성 법조인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새변 내에서도 커리어를 쌓으면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면 어떤 방안이 좋을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출산·육아 휴직을 강제로 사용하게 하는 것도 부작용이 있고 그렇다고 자율에만 맡겨두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요. 스터디를 통해 출산·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 제안하고자 합니다.
새변이 어떤 단체로 자리 잡기를 바라나요.
장기목표는 새변의 입법 제안이 실제 국회에서 통과되는 거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일을 소화해야 하는데, ‘새변’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많은 청년 변호사분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송지은 #새변 #파워우먼 #여성동아
사진 조영철 기자
사진제공 송지은
“MZ 근심 1위는 먹고사니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6월 7일 당 최고위원회의
여야를 막론하고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렇다면 제22대 총선이 3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3년 전 치러진 총선을 돌아보자. 당시 40대 미만 청년 유권자의 비율은 33.8%에 달했으나 배지를 단 40대 미만 의원은 총 14명에 불과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청년 정치참여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청년 의원 비율은 최하위권에 속한다.
“입법에 참여하는 사람과 실제 청년이 대면하고 있는 삶은 거리가 있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2040 유권자의 의견은 입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가 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6월 7일 만난 송지은(38)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 상임대표의 말이다. 새변은 3월 21일 출범한 변호사 단체로 송 대표를 비롯한 10명의 이사진이 창립 과정에 참여했다. 이른바 MZ세대에 속하는 변호사들이 직접 의견을 모아 생활 밀착형 입법 제안을 해보자는 취지다. 기존의 청년 변호사 단체가 직역 수호나 처우 개선에 초점을 뒀다면 공익적인 취지를 가진 첫 모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변이 처음으로 제안한 입법은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다. 이는 생후 12개월이 지난 딸을 직접 키우며 느꼈던 애로 사항에서 송 대표가 착안했다.
“공익을 위한 입법 창구 부족해”
어떤 일이 있었나요.처음 고용한 베이비시터가 단란주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어요. 그분이 남편에게 관련 이야기를 해서 알게 됐죠. 사실 고민이 되기도 했어요. “아이만 잘 보면 못 들은 셈 쳐라”는 조언도 주변에서 하더라고요. 하지만 법조인으로서 불법행위를 한 부분이 도저히 용납이 안 되기도 했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어서 다른 분을 구했어요. 이런 개인적인 경험에서 베이비시터 신원 보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새변 이사진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공감해주시더라고요. 10명 중 4명이 저와 같은 워킹 맘이거든요.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입법안을 전달했습니다.
‘입법 제안’이라는 분야가 생소하기도 합니다.
사기업은 로펌 입법 정책팀에 문의해 입법 제안 틀을 만들기도 하지만 국민의 이야기, 그러니까 공익을 입법화할 수 있는 창구는 부족합니다. 게다가 많은 정책이나 입법안이 톱다운으로 결정되잖아요. 국민 처지에서 필요한 내용을 생각하면서도 법률 전문가로서 실무적으로 세심하게 입법 제안을 해보자는 취지로 새변을 만들었어요.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에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의원실에 직접 제안하는 방법 외에도 다른 입법 제안 방식이 있나요.
입법 권한을 갖고 있는 의원실을 통한 방식이 가장 빠르긴 합니다. 아니면 언론을 통해 목소리를 내서 국민적 공감을 얻어 의원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도 있고요. 입법 관련 연구 용역을 맡거나 심포지엄, 포럼 등을 진행할 계획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변은 3월 출범 이후 피의자 신상 공개, 전세 사기, 선관위 특혜 채용, 개정 도로교통법(민식이법) 보완 등 다양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슈를 어떻게 정하나요.
매주 이사진이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있어요. 평소에도 단체 대화방을 통해 기사 등을 공유하며 의견을 내면 좋을 이슈를 선정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합니다. 주로 2040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결혼, 출산, 육아, 주거 영역의 문제를 논합니다. 입법에 참여하는 분들의 연령대나 사회적 지위가 실제 국민이 대면하는 삶과 일정 거리가 있잖아요. 그래서 청년층의 의견이 충분히 대변되지 못하고 있고요.
이른바 MZ세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뜨거운데 왜 그럴까요.
청년 정치인 비율이 적기도 하고요. 청년 정치인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일반 청년이 사는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모르는 거죠. 그래서 직접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저희가 의견을 내고자 합니다.
청년 변호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현재 200명 넘는 분이 새변에 가입했습니다. 변호사 중에 공익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별적으로 입법에 관심을 가진 변호사분들도 계셨지만 의원실에 직접 개인적으로 접촉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어떤 어젠다를 갖고 있는 분들과 의원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공익 활동을 하고 있는데 차별점이 있나요.
민변은 정치적 지향점이 뚜렷하지만 새변은 탈이념, 탈정당을 지향합니다. 공익 소송을 주로 진행하는 민변과 달리 새변은 입법 제안을 중심에 두고 있고요.
“진보와 보수 모두와 협력할 수 있다”
입법을 다루면 정치적 중립이 쉽지 않을 텐데요.사안에 따라 보수와 진보 모두 협력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도 특정 정당과 협업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젠다 중심으로 해당 이슈를 어떻게 다루는 것이 효과적일지 고려해 각각 판단하는 게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안정적인 변호사들의 모임이 대다수 청년의 삶에 공감할 수 있을까요.
저희도 확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새변에서 사내 변호사로 일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회사원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사내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변호사를 찾는 클라이언트를 통해 다수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요. 지금은 모든 어젠다를 포괄하기 어렵기 때문에 몇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추후 어떤 방식으로 많은 청년과 소통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변에서 관심을 두는 이슈가 있다면요.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공인중개사 이력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봐요. 중개사 자격증을 대여해 이용하거나 위조하는 경우도 빈번하고요. 변호사처럼 검색을 통해 중개사의 신원과 이력을 확인할 수만 있어도 일정 부분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송 대표는 “지금은 아무래도 관심이 쏠리는 이슈에 주목하고 있지만, 또 변호사로서 느끼는 문제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성폭행 피해자나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형사재판 후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데도 민사소송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원고 주소지가 소장에 기재돼 위협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변호사 주소지가 표시된다거나 특정 범죄 피해자의 경우 주소가 상대방에게 노출이 안 되는 방식 등 방안이 있을 텐데 말이죠. 일상 속에서 법조인으로서 느끼는 문제점을 입법 제안을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아이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고 싶어”
3월 21일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 창립총회에 참석한 이사진과 송지은 대표.
변호사 일과 새변 대표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힘들어요(웃음). 생각보다 새변 일이 커지기고 했고 아이 엄마이기도 하거든요.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평일에 좀 일찍 나오고 주말에는 최대한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아이에게 미안할 때도 있지만 좋은 롤 모델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동안 대표 일을 열심히 하겠지만 좋은 후임자를 구해서 내년에는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새변 일 맡은 걸 후회하지는 않으시나요.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하잖아요.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결국 바른 가치관을 갖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엄마가 일도 열심히 하고 공익적인 활동에도 참여하면 아이가 좀 더 올바르게 자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새변’ 일을 시작했어요.
정책적으로 워킹 맘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베이비시터 비용 지원 등 필요한 정책이 많죠. 현재 저출산 정책은 첫아이 출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결혼 생각이 없는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고 아이를 낳는 데까지 영향을 미쳐야 하죠. 저는 오히려 둘째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낳아보면 또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가령 아이가 둘이면 카 시트를 장착하기 위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필요한데 취득세 감면이라도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출산과 육아가 법조계 여성들에게도 걸림돌이 되나요.
제가 일을 시작했던 10년 전보다 여성 차별은 훨씬 줄어들었어요. 하지만 커리어 단절을 막기 위해 출산 이후 바로 복귀하는 여성 법조인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새변 내에서도 커리어를 쌓으면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면 어떤 방안이 좋을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출산·육아 휴직을 강제로 사용하게 하는 것도 부작용이 있고 그렇다고 자율에만 맡겨두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요. 스터디를 통해 출산·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 제안하고자 합니다.
새변이 어떤 단체로 자리 잡기를 바라나요.
장기목표는 새변의 입법 제안이 실제 국회에서 통과되는 거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일을 소화해야 하는데, ‘새변’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많은 청년 변호사분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송지은 #새변 #파워우먼 #여성동아
사진 조영철 기자
사진제공 송지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