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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채널A ‘명랑해결단’ MC 서경석·이윤석 콤비 20년 롱런 비결

“외모부터 성격까지 정반대지만 사돈 맺고 싶을 정도로 서로 신뢰”

글·구희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13. 05. 29

그들을 안 지도 벌써 20년이다. 개그계 절친 서경석·이윤석 콤비의 공통점은 독설 없이도 특유의 편안함으로 시청자를 무장해제시킨다는 점. 이들이 공동 MC로 다시 뭉쳤다.

채널A ‘명랑해결단’ MC 서경석·이윤석 콤비 20년 롱런 비결


MBC ‘세바퀴’, SBS ‘자기야’ 등 집단 토크쇼가 난무하는 가운데 당당히 도전장을 낸 프로그램이 있다. 채널A 토크쇼 ‘명랑해결단’. 프로그램 조타수를 맡은 건 개그맨 서경석과 이윤석(41) 콤비다. 1993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함께 데뷔해 올해로 콤비 결성 20주년을 맞은 두 사람은 자타공인 연예계 ‘절친’이다. 이제는 표정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두 사람의 ‘롱런’ 비결을 파헤쳐보기로 했다.

친하지만 너무나 다른 우리
‘명랑해결단’은 제목 그대로 누구나 고민할 만한 알쏭달쏭한 문제의 ‘명랑’한 ‘해결’책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개그우먼 조혜련·김효진, 배우 박준규 등 한 말발 한다는 패널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예능 초보’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나와 방송인 엄앵란과 ‘엄씨 남매’를 결성하는가 하면 배우 이유리는 데뷔 후 첫 MC 도전으로 신선함을 안긴다.
“지금까지도 같이 활동하는 콤비가 많지 않은데, 아직도 저희를 찾아주는 분들이 있구나 싶어 기뻤어요. 앞으로도 계속 활동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이윤석)
“저희는 서로 표정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예요. 새 프로그램을 들어갈 때면 약간의 설렘 내지는 의아함이 있는데, 이번엔 윤석이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편안해요.”(서경석)
공동 MC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두 사람은 2007년에 MBC ‘잡지왕’을, 2010년에는 KBS1 ‘쾌적한국 미수다’를,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는 MBC every1 ‘베스트 닥터쇼’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tvN ‘SNL 코리아’에서 위클리 업데이트 진행을 맡아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오랜 시간 함께했지만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의 ‘엘리트 개그맨’ 이미지를 빼면 외모부터 성격까지 정반대라고.
“저는 보수적인 편이고, 경석이는 진보적이라 친구지만 둘이 참 다르고, 다르니까 부부처럼 친할 수 있죠. 예전에는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제가 토크를 어지럽히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면 경석이가 다 감싸줬는데, 이유리 씨가 같이 MC를 맡으니까 이번에는 이유리 씨만 챙기더라고요. 질투와 불만 어린 제 모습도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요. 어제 방송에서는 ‘현금은 쥐고 있는 사람에게 소유권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나 아내 모두 비상금을 숨겨놨는데 방송 보다가 각자 스윽 일어나서 찾기 시작했죠(웃음). 결국 둘 다 찾지는 못했는데 새로운 지식도 배울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이윤석)
“현대인이 바쁘게 살면서 생각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문제들을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 번쯤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직장 상사 자녀의 축의금은 얼마를 내야 할까’와 같이 고민해야 하지만 별생각 없이 지나치는 것들 말이죠. 고민만으로도 삶이 윤택해질 수 있음을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서경석)

채널A ‘명랑해결단’ MC 서경석·이윤석 콤비 20년 롱런 비결


최근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서 이뤄진 몰래카메라는 끈끈한 우정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윤석이 ‘누군가 나를 험담하는 문자 메시지를 나에게 잘못 보냈을 때’라는 주제를 준비하며 서경석의 몰래카메라를 계획한 것. 평소 ‘촉’이 좋아 잘 속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서경석에게 이윤석은 “피디님. 사람들이 요즘 경석이가 감 떨어졌다고 하던데 걱정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잘못 간 것처럼 보내고 그의 반응을 살폈다. 서경석의 답장에는 “믿었던 네가…”라고 쓰여 있었다. 이윤석은 “완전 100% 속였다”라며 즐거워했다.
“진짜 충격이었어요. 예전에도 타 방송사에서 몰래카메라를 기획한 적이 있는데 속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작진에게 좀 더 강하게 나가라고 말하는 게 그대로 방송에 나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팀은 대단하더라고요. ‘윤석이도 때가 많이 탔구나’ 싶었죠.”(서경석)
“하하하하.”(이윤석)
“방송에도 나갔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얘가 진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이윤석의 입장으로 돌아가 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죠. ‘장난스럽게 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담아두고 싶지 않아서 바로 답장한 거예요.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보내지 않았겠죠.”(서경석)
“처음에는 ‘경석이랑 프로그램 같이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보내려다가, 못하겠더라고요. 지나고 나니까 더 세게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네요.”(이윤석)
“만약 그랬으면 안 믿었을걸.”(서경석)



20년 동안 싸운 적 없어

채널A ‘명랑해결단’ MC 서경석·이윤석 콤비 20년 롱런 비결

매주 화요일 밤 11시 방송되는 ‘명랑해결단’은 꼭 필요한 정보와 지금 궁금한 모든 것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피를 나눈 가족 간에도 의견 충돌이 있을 때가 있고, 목소리가 높아져 싸울 때가 있게 마련. 친구는 오죽할까. 두 사람에게 “싸우고 나면 어떻게 푸는지” 물었는데 “싸우지 않는다”며 입을 모은다. 우문현답이 이런 걸까.
“다툰다고 해봐야 ‘제일 친한 친구가 왜 다른 친구랑 놀지’같이 서운한 정도? 윤석이가 김진수 씨와 ‘허리케인 블루’로 활동할 때는 보면서 ‘어휴, 저걸 나랑 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긴 했죠. 이 친구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제가 조혜련, 김효진 씨와 ‘울 엄마’ 코너를 할 때 굉장히 같이 하고 싶어 했거든요. 결국엔 동네 바보 역으로 코너에 들어왔어요(웃음).”(서경석)
“이전에 공동 MC를 맡은 ‘베스트 닥터쇼’ 회식 자리에 서경덕이라는 친구가 왔어요. 둘이 이름도 비슷한데 굉장히 친하더라고요. 그래서 평소에 누구 괴롭히는 사람이 아닌데 술김에 엄청나게 괴롭혔어요. 다음 날 많이 미안했죠.”(이윤석)
“주로 그런 거예요.”(서경석)
“투닥투닥하지도 않아요. 샘을 내죠.”(이윤석)
죽마고우의 경쟁의식을 부추겨보기로 했다. 이윤석은 MBC ‘코미디에 빠지다’, KBS2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JTBC ‘썰전’에 출연 중이고, 서경석은 MBC ‘일밤’의 인기 코너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나갔으면 더 잘 살렸을 것 같은’ 프로그램을 서로 꼽아달라고 하자 이윤석은 ‘진짜 사나이’ 이야기를 꺼냈다. 이때다 싶어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런데 어째 대답을 듣다 보니 기자가 부추긴 건 경쟁의식이 아니라 사나이의 우정 같았다.
“‘진짜 사나이’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아, 이거 둘이 같이 들어갔어야 했는데 싶더라고요. 철조망 설치 대결 장면 보면서도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 프로그램이 잘돼서 부럽기도 하고, 같이 들어갔어도 재밌었겠다 싶죠.”(이윤석)
그에게 “만약 ‘진짜 사나이’ 2기를 뽑는다면 할 의향이 있느냐”고 하자 그는 “그럼요”라고 답하더니 “그런데 얘가 있어야지, 혼자 들어가서는 아마 저는 못 버틸 거예요”라며 웃었다.
“윤석이가 ‘진짜 사나이’에 합류한다면 현역 병사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지 않을까요. 출연하더라도 출퇴근하는 상근 예비역 내지는 PX병 같은 걸로…(웃음). 윤석이의 여러 모습 중에 ‘코미디에 빠지다’에서 정통 코미디를 하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비슷한 제의를 받았는데, 후배 개그맨이 주가 되는 코너에 선배로서 힘을 실어주는 역할도 아무나 못하죠.”(서경석)
모든 아내에게 남편의 ‘절친’은 요주의 인물이다. 친구 따라 ‘강남’을 갈 수도 ‘강북’을 갈 수도 있기에 ‘좋은 친구’를 골라내는 선구안은 필수다. 이들에겐 그런 걱정도 필요 없어 보인다. 서경석은 이윤석의 아내가 운영하는 한의원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돈독하게 지낸다. 최근 그는 이윤석과 함께 몸담았던 소속사를 나와 아내와 새로운 소속사를 차렸는데, 우정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고. 지난해 예쁜 딸을 얻어 ‘아빠’로선 선배가 된 그에게 “가장 해결하고 싶은 고민 1순위”를 묻자 “음식을 먹는 것도, 만드는 것도 좋아하는데 맛있는 걸 먹으면서도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 제일 궁금하다고 했다. 한편 연예계 소문난 효자인 이윤석의 고민은 ‘가족’이었다.
“한 방에 세 명 낳는 방법이 궁금해요. 하하. 지금은 따로 살고 있는데, 부모님 연세가 어느 정도 됐을 때 모시고 살아야 할지도 ‘명랑해결단’에서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서경석에게 “후일 이윤석 씨가 아빠가 되면 사돈 맺을 생각도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단번에 “이윤석 씨 내외가 길러낸 아이라면 확인할 필요도 없이 좋다”고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윤석도 “어우, 그럼요”라며 맞장구쳤다.
“사실 부부끼리 자주 만나지는 못해요. 제 아내랑 경석 씨 아내는 나이 차도 있고요. 지금 경석 씨 아내는 아이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요. 나중에 아이가 생기고 조금 크면 같이 놀러 다니려고요. 경석이는 (아이) 키우느라, 저는 만드느라 정신이 없네요. 하하.”(이윤석)
“아내가 붙임성이 있다 보니 주변의 연예인 아내들과 교류하는데, 이윤석 씨가 결혼은 먼저 했지만 육아는 제 아내가 선배라 늘 ‘언니(이윤석의 아내)’ 걱정을 해요.”(서경석)

평생 전우이자 배우자 같은 친구

채널A ‘명랑해결단’ MC 서경석·이윤석 콤비 20년 롱런 비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시청자들은 왜 ‘서경석·이윤석 콤비’를 원할까.
“글쎄요. 비교적 우리가 사생활이 깨끗해서(웃음). 큰 스캔들이 없다 보니 둘이 있는 모습이 나쁘게 보이지는 않나 봐요.”(이윤석)
“그간 있었던 개그 콤비 중에 저희가 가장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려서인 거 같아요. 한쪽은 키 크고 마르고, 다른 한쪽은 상대적으로 작고 강해 보이고. 윤석이는 약해 보이지만 뜻밖에 가부장적이고, 제겐 자상하고 섬세한 면이 있고요.”(서경석)
“패널인 하일성 선배와 나이 차가 큰데도 제 의견과 비슷해서 놀랐어요. 사실 전 삿갓을 하나 쓰고 있어야 할 정도로 보수적이거든요.”(이윤석)
“그러다 보니 저는 띠동갑 이상 차이 나는 연하의 아내를 얻었고, 이 친구는 거의 비슷한 나이대의 아내를 얻었고(웃음). 저희를 보면서 ‘얘들이 나이 들면 어떻게 변할까’ 궁금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요.”(서경석)
서로 개그맨으로서의 장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칭찬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경석이는 체력도 받쳐주고, ‘진짜 사나이’ 이런 프로그램 저는 못하거든요. 아마 갔어도 탈영했겠죠(웃음). 잔정도 많고 주변 사람들에게 실수하지 않고 배려하는 스타일이죠. 진행도 군더더기 없이 아주 잘해요. 저 같은 사람이 군더더기를 붙여놔도 자연스럽게 방향을 잘 이끌어가죠. 저는 경석이가 타고난 MC, 제2의 임성훈이라 생각해요. 생방송에서는 초 단위로 딱딱 맞춰서 진행을 잘해요. 진행의 달인이죠.” (이윤석)
“이윤석 씨에게 타고난 능력은 진행자, 출연자, 방청객이라는 모든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죠. 누군가 모자라다 싶으면 자기 것을 꺼내서 웃기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받아쳐서 더 큰 재미로 승화시킬 줄 알죠.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엔 그런 능력이 폭발해서 ‘풀하우스’나 ‘썰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더라고요.”(서경석)
“좀 안타까운 건, 제가 재미있게 하려면 주변에 경석이나 (이)경규 형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하더라고요. 혼자서는 잘 안 되던데요(웃음).”(이윤석)
마지막으로 “내게 서경석/이윤석이란?”이라는 질문을 던지곤 얼마나 재치 있는 답변을 할지 기다렸다. 오래 지나지 않아 답이 나왔다.
“이윤석은 ‘평생 전우’다. 지쳐 쓰러지면 일으킬 것이고, 제가 어딘가 낙오돼 있어도 손을 내밀어주고, 매일 보지 않더라도 항상 서로 생각하며 사는 전우 같아요. 전쟁이 났을때 승리보다 더 값진 건 이윤석의 안위가 아닐까요.”(서경석)
“서경석은 ‘남편’이다. 집사람에게 제가 남편인 것처럼, 경석이는 의지가 되고 든든한, 힘들면 찾게 되는 사람이죠.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녀도 항상 믿음이 있고요. 아내가 저를 그렇게 생각하듯, 제게 남편이 있다면 경석이겠죠.”(이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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