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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여배우의 귀환

‘칸의 여왕’ 전도연 팜파탈로 돌아왔다

글·구희언 기자 사진·현일수 기자, 영화사봄 제공

2011. 10. 14

이번에는 미모의 사기 전과범이다. 변함없는 동안 미모를 과시하며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낸 전도연과의 즐거운 수다.

‘칸의 여왕’ 전도연 팜파탈로 돌아왔다


“뼛속까지 사기꾼인 여자예요. 잘 꾸미고, 잘 변신하고, 굉장히 화려한 여자죠.”
전도연(38)이 허종호 감독의 영화 ‘카운트다운’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앞의 말을 제외하면 마치 전도연 자신을 수식하는 말 같았다. 쇼트커트에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하고 나타난 전도연은 몸매가 드러나는 블랙 스키니 가죽바지에 화려한 골드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 모습에 그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잠시 잊을 뻔했지만 그는 2007년 아홉 살 연상의 사업가 강시규씨와 결혼해 현재 세 살배기 딸을 둔 엄마다.
“배역이 화려해서 특별히 신경썼어요. 머리는 자르기 전엔 아쉬웠는데 자르고 난 뒤 더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잘 어울린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짧게 자를까 생각 중이에요. 저희 딸이 저보고 언니 같대요(웃음).”
혼자서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하다는 말에 그는 “사실은 (그런 말이) 곤혹스럽다”며 말을 이었다.
“최강 동안, 꿀 피부, 이런 콘셉트는 민망해요. 피부 관리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감독님께서 조명을 신경 써서 비춰주셨어요. 촬영할 때 조명을 비춰주는 시간이 저만 길다고 정재영씨가 불평할 정도였죠. 그래서 화면에 더 예쁘게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전도연은 극중 정·재계와 법조계 유력 인사를 동원해 30분 만에 1백70억원을 모으는 팜파탈 사기꾼 ‘차하연’ 역을 맡았다. 숨 쉬는 것 빼곤 모든 것이 거짓인 셈이다. 그는 “저도 30분 안에 1백70억을 모으는 방법을 안다면 이 자리에 없을 텐데…”라며 ‘흐흐’ 하는 전도연표 웃음을 지었다. 상대역인 정재영은 “(전도연씨가) 지금 가지고 있는 건물이 이미 1백70억이다”라고 깜짝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전도연은 “아유, 미치겠어~”라며 난감한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전도연은 결혼 당시에도 부동산 재력가와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명문가의 1남3녀 중 장남인 남편 강시규씨는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은 엘리트로, 현재 연예인 레이싱팀 알스타즈 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들의 신혼집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고급 빌라로 복층 구조의 88평형 펜트하우스. 공시지가가 16억8천만원이던 이 빌라는 현재 3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칸의 여왕’ 전도연 팜파탈로 돌아왔다


정재영과는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9년 만의 재회. 둘은 서울예대 동창으로 정재영은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 전도연은 방송연예과 91학번으로 전도연이 후배다.
“작품을 두 번 같이 해본 배우는 (정재영씨가) 처음이에요. 그래서 별로 새롭거나 기대되진 않았어요(웃음). 익숙하고 편했죠. 9년 전 정재영씨나 지금의 정재영씨나 노력하고 진중한 모습에는 변함이 없더군요. 오히려 더 (그런 모습이) 많아진 것 같아 자극받으면서 열심히 연기했어요.”
전도연에 대해 정재영은 “과거에도 존경스러웠는데 지금은 세계적으로 존경스러운 여자. 재산도 엄청나게 많고…(웃음)”라고 말해 또다시 그를 당황하게 했다. 전도연은 “여기가 내 은퇴 자리 같다”며 웃다가 눈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한겨울에 입수 마다않고 대역 없이 카체이싱 장면 소화



‘칸의 여왕’ 전도연 팜파탈로 돌아왔다


한겨울에 물에 빠지는 장면도 대역 없이 소화할 정도로 작품에 열의를 보인 전도연. 허종호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캐릭터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것 같은 배우이자 영화를 위해 헌신하는 배우”라고. 어려움보다는 오히려 ‘이 장면이 잘 나왔느냐’에 관심이 많은 배우가 바로 그다. 전도연은 극중 재래시장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장면을 대역 없이 정재영과 함께 차에 올라타 소화해냈다. 정재영은 “그런 경우 보통 여배우는 직접 차에 타지 않고 대역을 쓰고, 나중에 클로즈업이나 타이트한 장면만 올라타서 찍는데 전도연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차에 타고 촬영했다”며 그의 배우 정신을 높이 샀다.
외적으로 한껏 섹시하게 변신한 전도연. 하지만 ‘변신’을 목적으로 캐릭터를 고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배우에게 변신이라~, 잘 모르겠어요. 변신을 목적으로 작품을 선택해본 적이 없거든요. 매번 다른 작품을 찍으니까 다른 모습이라서 변신이라고들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도 기존에 연기한 인물과는 많이 다르거든요(웃음).”
데뷔한 지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에게선 나태함을 찾아볼 수 없다. ‘카운트다운’은 국내에 개봉되기도 전에 제36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접속’(1997)이 관객의 가슴을 흔들었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전성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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