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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남자의 도전

이혼 후 첫 드라마 출연, ‘내시’의 애절한 사랑 그리는 오만석

글·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7. 10. 23

지난해 KBS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농사꾼을 연기했던 오만석이 이번에는 조선시대 ‘내시’로 변신했다. 지난 5월 두 살 연상 영화 의상디자이너 조상경씨와 이혼해 안타까움을 산 그에게 대하사극 첫 주연을 맡은 소감, 이혼 후 심경을 들었다.

이혼 후 첫 드라마 출연, ‘내시’의 애절한 사랑 그리는 오만석

뮤지컬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오만석(32)이 이번에는 내시로 변신했다. 9월 초 방영을 시작한 SBS 사극 ‘왕과 나’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해 내시가 된 김처선 역을 맡은 것. 조선시대 성종(고주원)과 훗날 폐비 윤씨가 되는 소화(구혜선), 김처선의 삼각관계를 다룬 이번 드라마는 기존 사극에서 왕의 그림자 정도로 여겨졌던 내시를 전면에 내세우며 내시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에서 공길 역을, 뮤지컬 ‘헤드윅’에서 트랜스젠더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내시의 삶을 재조명하고 내시도 가슴 뛰는 인간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역사 기록이나 과학적 근거에 따르면 어릴 때 거세를 하면 남성호르몬의 이상으로 목소리가 중성화되고 허리가 굽어진다고 하는데, 이런 외적인 모습보다는 김처선의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고 싶어요. 내시 또한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마음만큼은 보통 남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동안 연극·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2년 전 MBC 사극 ‘신돈’에 출연하며 안방극장에 얼굴을 알린 그는 대하사극의 첫 주연을 맡은 만큼 촬영 전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한다. ‘내시’ ‘환관’ ‘환관과 궁녀’ 등 각종 관련 책을 읽으며 연기에 상상을 보탰다고.

결혼 6년 만에 이혼한 전처와는 친구처럼 지내
그는 이번 드라마를 이끌어갈 세 인물 성종과 소화, 김처선의 삼각관계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았다.
“세 사람 모두가 사랑이라는 큰 독을 가슴에 품고 있어요. 이 중 성종은 사랑을 넣고 빼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소화는 사랑을 독의 크기보다 더 많이 받아 넘치는 바람에 자신의 사랑을 퍼내다 결국 바닥이 나는 사람이죠. 그리고 처선은 사랑을 퍼주기만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독 바닥에 구멍이 나 결국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왕과 나’에서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줄 그는 얼마 전 개인적인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난 5월 두 살 연상인 유명 영화 의상 디자이너 조상경씨와 협의 이혼한 것. 그는 이에 대해 “살면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는데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부딪쳐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이혼과 관련해 심경을 털어놓았다.
“전처와는 현재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이 얘기를 들으면 다른 사람들이 놀라곤 하는데, 실제로 잘 지내기 때문에 이혼이 큰 상처가 됐다거나, 연기를 못할 정도는 아니에요. 개인적인 아픔을 겪으면서 내적으로 성장한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그 아픔을 연기를 위한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오로지 연기자로서 김처선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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