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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궁금했습니다

탤런트 전광렬 아내 스타일리스트 박수진 첫 고백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주갤러리

2007. 08. 22

탤런트 전광렬의 아내이자 패션 스타일리스트인 박수진씨가 얼마 전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 유학 중 모은 자료를 토대로 런던 문화에 관한 책을 펴낼 정도로 알찬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는 그에게 남편 전광렬과의 12년 결혼생활, 아들 이야기를 들었다.

탤런트 전광렬 아내 스타일리스트 박수진 첫 고백

2년 전 남편과 아이를 남겨두고 영국 유학길에 올랐던 스타일리스트 박수진씨(38)가 지난 6월 귀국했다. 탤런트 전광렬(46)의 아내로도 유명한 박씨는 패션 스타일리스트답게 긴 생머리에 미니스커트와 심플한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났는데 30대 초반이라 해도 믿길 정도로 어려 보였다. 그에게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만큼 젊어 보인다”고 하자 그는 “나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낙천적인 성격이라 더디 늙는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박수진씨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후 방송작가로 활동하다가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전업, 영화·광고·잡지·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지난 95년 탤런트 전광렬과 결혼했고 현재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들 동혁이(12)를 키우고 있다.
그가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이유는 패션 공부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고 한다. 2002년 연세대 패션산업정보학과 대학원을 마쳤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패션과 디자인을 배우고 싶었던 그는 결국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아트대학에서 패션드로잉과 색깔이론, 패션스타일링을 공부했다. 또한 그는 유학생활 마감과 동시에 런던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책 ‘리얼 런던’을 펴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런던은 제가 서울을 떠나 처음으로 살게 된 도시예요.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게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죠. 그래서 제게는 특별한 런던을 한국 사람들에게도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까지 내게 됐어요. 기존에 나와 있는 가이드북과는 차별을 두어 런던의 문화, 런더너들의 실상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책이 나오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어요.”
그가 처음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다고 하자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고 한다.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부부 사이가 나빠 떨어져 사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는 ‘우리가 아니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어떤 소문에도 마음 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4년 전 유학을 준비하던 찰나, 그에게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왔다. 입학허가서를 받은 상태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것.

“4년 전 갑상선암 수술받고 유학 포기하려다가 남편의 격려로 용기 냈어요”
“다른 일로 병원에 검진받으러 갔다가 우연히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고 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가족들에게도 얘기를 못했어요. 저 자신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뒤에 얘기를 해야 가족들이 충격을 덜 받을 것 같아서요. 결국 남편에게는 수술날짜를 잡은 뒤 얘기를 했는데 남편은 제 말을 듣자마자 펑펑 울더라고요. ‘갑상선암은 암 중에서도 가장 치료하기 쉽고 감기처럼 짧게 지나간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남편은 계속 울기만 했죠.”

탤런트 전광렬 아내 스타일리스트 박수진 첫 고백

지난해 발리 여행 중 찍은 가족사진.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는 동안에도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그는 항암치료를 마치고 건강이 완전히 회복됐을 때 다시 한 번 유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이미 두 번이나 입학을 미뤘던 터라 세 번째 입학통지서를 받아들었을 때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결국 가족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에게 남편 전광렬은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려줬다.
“‘아무래도 유학은 힘들겠지?’하고 물었더니 남편이 딱 한마디했어요. ‘살면서 후회할 것 같으면 가’ 하고요. 아이 역시 자신이 잘 키울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남편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말 안 가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남편의 배려 덕분에 떠날 수 있었죠.”
그가 영국에 있는 동안 친정부모가 그의 집에 머물며 남편과 아이를 돌봐줬다고 한다. 아이가 방학일 때는 그가 있는 런던에서 랭귀지 스쿨을 다니기도 하고, 남편 역시 촬영이 없을 때는 아이와 함께 영국에서 머물기도 했다고. 떨어져 있을 때도 매일 화면으로 얼굴을 보면서 화상통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떨어져 지내는 동안 아이에게 엄마 노릇까지 해준 남편에게 가장 고맙다”고 말했다.
“언젠가 한번은 아이의 일기장을 보고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오늘은 엄마가 영국으로 떠나는 날이다. 눈물이 나서 몸이 다 녹아내릴 것 같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거든요. 그동안 아이가 애써 태연한 척했다는 걸 아니까 마음이 더 아프더라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떨어져 지내는 동안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진 것 같아요. 남편은 평소 ‘사랑한다’는 말을 잘 안 하는 성격인데 제가 런던에 있는 동안에는 가끔 술을 마시고 전화해서 ‘마누라 사랑해’ 하면서 곰살궂게 굴더라고요(웃음).”

남편은 직접 요리도 해주고, 아이에게 애정표현 잘하는 가정적인 남자
올해로 결혼생활 12년째에 접어든 전광렬·박수진 부부는 드라마 종방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전광렬이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박씨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첫눈에 박씨에게 호감을 느낀 전광렬이 뒤따라나온 것. 근처에서 비를 피한 채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박씨를 발견한 전광렬은 그를 집에 바래다줬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된 두 사람은 전광렬의 끈질긴 구애로 결혼에 골인했다. 연애시절 전광렬은 박씨와 다툰 다음 날이면 박씨의 집 앞에 꽃다발을 갖다놓고 용서를 빌었을 정도로 로맨티스트였다고 한다. 또한 박씨가 과로로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바쁜 스케줄에도 매일 병원을 찾아오며 지극정성으로 박씨를 돌봤다고.
“당시 남편이 강원도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병원에 찾아왔어요. 새벽이건 아침이건 상관없이 촬영이 끝나면 무조건 서울로 달려온 거죠. 그러던 어느 날 병실에 텔레비전이 없다는 걸 알고 남편이 밖에 나가 사오겠다고 했는데, 하필이면 그날 병원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던 거예요. 밖에는 비까지 쏟아졌는데 남편이 TV를 사서 10층까지 들고 계단을 올라온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받았죠. 그날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두 사람은 부부싸움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다투더라도 먼저 사과하는 쪽은 항상 남편인데, 아내의 노트북에 편지를 끼워놓고 나가거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준다고. 또한 전광렬은 가족에게 직접 요리를 만들어줄 정도로 가정적인 남자라고 한다. 와인을 좋아해 와인과 잘 어울리는 요리를 직접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집에서 스파게티에 치즈케이크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주방용품에도 관심이 많아 여행 중 사 모은 조리도구가 주방 한쪽을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탤런트 전광렬 아내 스타일리스트 박수진 첫 고백

박수진씨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달라는 질문에 “남편과 아이에게 존경받는 아내와 엄마의 모습이길 바란다”고 말했다.<br>박수진씨는 영국 유학 중 책 ‘리얼 런던’ 집필을 위해 런더너 24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아이에게도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자상한 아빠인데, 집을 나설 때나 들어왔을 때 아이와 포옹하고 뽀뽀하는 걸 잊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를 닮아 겁이 많은 아이에게 가끔 무리한 걸 요구해 원망을 살 때도 많다고.
“남편은 자신이 터프하지 않다고 생각해서인지 아이는 강하게 키우고 싶어 해요. 얼마 전에는 자전거를 가르쳐주다 제대로 균형을 잡지도 못하는 아이한테 무작정 ‘달려봐’ 하고 호통을 치는 거예요. 아이는 무섭다고 울고불고 저는 중간에서 말리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지난번 가족여행을 갔을 때도 해변에서 처음으로 서핑을 했는데, 보드에 누워서 헤엄치는 아이한테 갑자기 ‘서서 타’ 하는 거예요. 겁에 질린 아이는 엉엉 울면서 다시는 안 타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박씨는 남편에게는 물론 아이에게도 친구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재밌게 놀아주고 서로의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는 친한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하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들어 한창 멋내기에 관심이 많은 동혁이는 비 오는 날 방에서 혼자 피아노를 연주할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만화 캐릭터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하는데, 요즘은 뮤지컬에 푹 빠져 있어요. 평소 보고 싶은 공연이 있으면 엄마 아빠한테 먼저 보여달라고 조르기도 하죠. 영국에 잠시 머물 때도 당시 공연하고 있던 뮤지컬을 다 봤어요. 현재로서는 예술 방면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훗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를 정확히 아는 아이로 자라주면 좋겠어요.”
동혁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났지만 1년도 채 안 돼 엄마 아빠의 손에 이끌려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했는데도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우리말을 잊어버렸던 것.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고 깜짝 놀란 부부는 이러다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울면서 돌아가기 싫다는 아이에게 박씨는 “나중에 우리나라의 말과 역사, 문화 등을 다 익혔을 때 다시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유학생활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홍보 업무에 예술을 접목한 ‘아트 브랜딩’ 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박수진씨. 그에게 10년 후 자신의 모습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여자 박수진의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와 남편에게 존경받는 엄마와 아내의 모습이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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