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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프라이버시 인터뷰

조선시대 최고의 섹시남으로 변신한 톱스타 배용준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바람둥이 역할 쉽지 않던걸요”

■ 글·최숙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3. 08. 01

배용준이 섹시한 남자로 변신중이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바람둥이 역할을 맡아 전도연과 베드신도 찍었다. 그동안 변함없던 ‘모범생’ 이미지도 벗어던지고 베드신 촬영을 위해 체중도 감량한 배용준의 즐거운 변신.

조선시대 최고의 섹시남으로 변신한 톱스타 배용준

배용준(31)이 달라졌다. 부드러운 말투, 단정한 외모, 환한 웃음 등 여성들을 열광시켰던 ‘모범생’ 이미지를 이제 더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보다는 남자 냄새를 강렬하게 내뿜는 ‘터프한’ 이미지가 요즘의 그를 지배하고 있다.
어쩌면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바람둥이 선비 조원 역을 맡았기 때문일 수 있다. 오는 10월에 개봉되는 이 영화의 컨셉트는 ‘에로 사극’으로 예전의 배용준이었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배역이다. 그런데 그는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네슬레의 커피 브랜드 ‘테이스터스 초이스’ CF에서 배용준은 섹시하게 춤을 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CF의 배경은 햇살이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제주도 바닷가, 흥겨운 보사노바 음악에 맞춰 하늘하늘한 셔츠를 입은 그가 양손에 아이스커피를 든 채 섹시하면서도 애교스럽게 춤을 추며 연인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한마디 던진다.
“먹고 싶지?”
여지껏 보여준 이미지하고는 다르게 섹시하다고 할까. 여성들은 그의 색다른 모습에 또 열광했다.

베드신 찍기 위해 9kg 빼고 열연
지난 6월 말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 론칭파티에 배용준이 등장하자 조용하던 행사장이 일순 활기에 넘쳤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팬들이 순식간에 그를 에워싸고는 배용준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의 모습을 찍기에 바빴다. 일본에서 왔다는 한 여성팬은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의 높은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배용준은 사실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과 1년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 아시아 10개국 모델로 나서면서 아시아권 스타임을 입증했다. 국내 연예인이 아시아 10개국에 나가는 광고의 모델이 된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는 쑥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소감을 묻자 자세한 언급을 피하면서 “현재 아시아 10개국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럴 때의 배용준은 뭔가 신비감이 있어 보인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일까.
“영화 촬영을 끝낸 지 이틀 밖에 안돼서 요즘 근황에 대해 할 얘기도 없어요. 촬영이 끝난 날 ‘쫑파티’를 하면서 스태프들하고 술을 마셨는데 아직도 피로가 안 풀린 것 같아요. 영화 촬영은 끝났지만 앞으로 녹음도 해야 되고…. 영화 홍보도 해야 되고 할 일이 남아서인지 마음이 무거워요.”
사실 배용준만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배우도 드물다. 94년 KBS 드라마 ‘사랑의 인사’로 데뷔한 뒤 10년간 드라마에 출연할 때마다 하도 연기 연습을 많이 해서 그의 대본은 항상 각종 색깔의 형광펜으로 밑줄이 쫙쫙 그어져 있기 일쑤였다.
최근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촬영할 때도 9kg 정도 살을 뺐다고 한다. 연기를 위해서 일부러 살을 뺀 것이라고 이유를 댄다. 극중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문무를 겸비하고 시(詩) 서(書) 화(畵)에 능하지만 벼슬을 마다하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조원’이란 인물’로, 한마디로 조선시대 최고의 바람둥이 역할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섹시남으로 변신한 톱스타 배용준

‘모범생’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섹시한 남자’로 변신한 배용준.


“사극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힘든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배용준은 “바람둥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바람둥이 노릇이 어렵더라고요” 하면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분장하는 게 힘들었어요. 의상도 불편했죠. 한복이라서 소매끝이라든가 옷자락이 걸리적거리잖아요. 어찌나 불편하던지 영화 촬영을 하면서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사를 하는 것도 힘들었죠. 기존의 사극 드라마는 남자 등장인물들이 ‘뭐뭐 했느냐’ ‘그랬더냐’ 하는 식으로 말하는데 과연 그때의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했을까 싶어요.”
전도연과의 베드신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그는 베드신도 하나의 연기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은 눈치였다. 촬영할 당시에는 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촬영이 끝나고 난 뒤 주변에서 “너무 야한 것 아냐” 하고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정말 야했나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충무로 영입 0순위로 꼽히는 그답게 숱한 시나리오가 들어왔지만 결국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택해 바람둥이로 변신한 배용준, 어느 노랫말처럼 ‘내 안의 다른 나’를 보는 게 즐거운 모양이다. 영화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호의적이고 적극적으로 대답을 했다.
그는 또 사진촬영을 즐기기 때문에 영화 촬영장에서도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스태프들로부터 ‘배기사’로 불렸다고 하는데 곧 완성될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홈페이지에도 그가 찍은 사진을 올릴 예정이다.

까다로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수수하고 털털한 남자

이날 ‘레이밴’ 론칭파티가 열리는 행사장에서도 배용준은 자신의 광고 사진을 은근히 ‘즐기면서’ 보는 것 같았다. 진열된 선글라스를 구경하다가도 한쪽 벽면에 붙은 그의 사진들을 미소를 머금은 채 쳐다보았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찍히는’ 것도 좋아하는 모양이다.
더구나 사진 속의 그의 모습은 너무도 멋지다. 최근에는 ‘안경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연예인’으로 꼽히기도 했는데 “평소 안경 쓰는 것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그는 “(안경으로 얼굴을) 가리면 낫지 않을까요?” 하고 재치있는 대답을 했다. 안경은 깨끗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 말 끝에 “사람들한테 추천해주고 싶은 안경 스타일”에 대해서도 물었더니 이번에는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아, 그런 건 잘 모르겠다”고 했다. 2002년 KBS 미니시리즈 ‘겨울연가’에 출연할 때 전국적으로 ‘바람머리’를 유행시킨 장본인인지라 트렌드에 민감하고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의외로 수수하고 털털해 보인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걸까.
올초 일본 NHK-TV를 통해 드라마 ‘겨울연가’가 방송된 뒤 일본에서도 배용준 팬클럽이 생겼다. 올 8월29일에는 그의 생일을 맞아 한일 팬들이 합작해서 생일파티를 열어준다는 얘기도 있는데 정작 그는 모르고 있었다. “어?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하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그 자리는 쑥스러워서 못 갈 것 같아요. 해마다 생일에는 부모님, 식구들과 같이 집에서 보내는데 올 8월에는 일 때문에 일본에 갈 것 같아요. 그때 팬들하고 만날 생각이에요.”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는 없다고 한다. 결혼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슬쩍 자리를 피했다. 그런 그의 뒤를 팬들이 따라갔고 그는 어느새 팬들 사이에 묻히고 말았다.
배우로 데뷔한 지 10년째지만 톱스타의 자리를 확고부동하게 지키고 있는 배용준. ‘모범생’ 이미지를 벗고 섹시한 바람둥이 역으로 스크린 함락작전을 시작한 그의 변신이 더욱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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