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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초등 입학 전에 교과서 수록 도서 먼저 읽히지 마세요”

국민 담임 ‘서진쌤’ 정서진

정세영 기자

2026. 01. 05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예비 학부모들은 설렘과 걱정이 교차한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학교를 퇴직할 때까지 12년간 담임으로 활동한 정서진 전 교사에게 슬기로운
초등 생활을 위한 현실적 조언을 들었다.

“아이가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해 걱정이에요.” “핸드폰은 사줘야 할까요?”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요?”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아이가 시행착오 없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 또한 모두가 같다.

입학 전에는 부모와 아이 모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1학년 때 생긴 습관이 초등학교 6년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 더불어 새로운 규칙, 교우 관계 등 새로운 환경으로 인해 아이가 혼란스러워할 상황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현재 교단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국민 담임 서진쌤’으로 불리는 정서진 씨는 “기초생활 습관은 입학 전에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입학 후 교사가 말로 단기간에 가르칠 수는 없다는 것. 정 씨는 “5~7세 때부터 가정에서 꾸준히 지도해야 부모와의 갈등도 줄고 학교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등 교사 시절 다양한 교육 정보와 학교생활의 노하우를 SNS에 올린 정 씨는 입학 준비 과정부터 초등 생활 꿀팁까지, 현실적인 정보를 담은 콘텐츠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입학 과정을 정리한 자료는 1만 회 이상 무료로 다운로드됐다. 현재는 교사직을 그만두고 유튜브와 강의, 강연을 통해 학부모와 소통하고 있다. 2024년에는 ‘국민 담임 서진쌤의 초등 입학 준비’를 출간했다.  

“SNS 정보에 현혹되지 마세요”

준비물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요. 

책가방, 필통, 색연필 및 크레파스는 신중하게 고르는 게 좋아요. 책가방은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무게인 600g 이하를 추천해요. 600g 정도인 가방에 책, 필통, 물통 등을 넣으면 1kg이 훌쩍 넘거든요. 반드시 매장에서 아이가 가방을 직접 들어본 뒤 사야 합니다. 또 틀이 있는 각진 가방을 선택해야 내용물을 넣고 빼기가 수월해요. 요즘 SNS에 캐리어 형식의 끌고 다니는 가방을 추천하는 피드가 많더라고요. 서울시가 안내한 ‘학부모 가이드’에서는 바퀴가 달린 가방은 지양하고 있어요. 평범한 가방으로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필통은 지퍼가 달린 천으로 된 스타일이 좋아요. 플라스틱이나 철 소재는 움직일 때 소리가 많이 나서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거든요. 더불어 지퍼가 세로로 길게 부착된 걸 선택해야 내용물을 꺼내기 쉬워요. 



크레파스와 색연필은 학교에서 규격을 대략적으로 안내해주지 않나요.

맞아요. 하지만 꼭 그 규격에 맞춰서 살 필요는 없어요. 만약 24색 크레파스를 가져오라는 안내장을 받았는데 집에 18색 크레파스만 있거나, 문구점에서 30색 크레파스만 판다면 그걸 가져가도 무방해요. 선생님이 크레파스 색이 모자라거나 넘친다며 다른 걸 가져오라고 하진 않거든요. 안내문은 어디까지나 규격을 안내하는 용도예요. 무조건 맞춰서 준비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요즘 SNS에서 MZ 준비물이라며 크레파스를 넣는 필통처럼 생긴 동그란 모양의 천을 홍보하더라고요. 이런 물건은 절대 사지 마세요. 여기에 크레파스를 넣으면 어떤 색이 얼마큼 남았는지 가늠하기 어렵거든요. 정리도 더 안 되고요. 동료 선생님 중에는 동그란 천에 담아온 크레파스를 다시 돌려보냈다고 하더라고요.  

학생 이해 조사서는 어떻게 작성하는 게 좋을까요. 

최대한 자세하고 객관적인 정보 위주로 써야 해요. 간혹 선생님이 아이를 안 좋게 볼까 봐 단점을 적는 걸 꺼리는 부모님들이 있어요. 절대 그러면 안 돼요. 선생님은 사명감을 가지고 교단에 서는 사람입니다.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기입한 학생 이해 조사서를 보면 ‘1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이 아이가 개선될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해요.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다만 ‘아이 글씨가 삐뚤빼뚤하니 똑바로 쓸 수 있게 지도해주세요’ ‘음식을 골고루 먹을 수 있게 케어해주세요’라는 식의 지도를 요청하는 어투는 삼가는 게 좋아요. 지도해야 할 부분은 선생님의 판단으로 이뤄지거든요. 따라서 ‘글씨가 삐뚤빼뚤해서 열심히 연습하는 중입니다’와 같이 아이의 개선을 위해 가정에서도 노력하고 있다는 뉘앙스만 심어주면 됩니다. 그럼 선생님이 아이를 자세히 살펴보며 개선의 필요성을 판단할 거예요. 심각하다고 느끼면 지도할 거고요.  

“영어는 1학년 때부터 선행해도 무방”

한글은 입학 전에 무조건 떼야 할까요.

한글은 깨치는 게 좋아요. 간혹 학교에서 1학년 때 배우니까 취학 전에는 한글을 안 가르쳐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님들이 있어요. 교육 과정상 1학년 때 배우는 건 맞지만, 수업은 아이들이 어느 정도 한글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진행됩니다. 한글 교육은 1단원에서 모두 끝나거든요. 따라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기본적인 자음과 모음을 습득해야 해요. 더불어 ‘아이’ ‘가지’ ‘나무’ 등과 같은 간단한 단어와 자신의 이름은 읽고 쓸 줄 알아야 합니다.

한글 교육은 어떻게 시키는 게 좋을까요.

먼저 긍정적인 공부 정서를 만들어줘야 해요. 맞고, 틀리고를 떠나 한글 공부는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거죠. 가장 좋은 방법은 낱글자 카드, 통글자 카드를 활용해 놀이처럼 한글을 접하는 거예요. 집 한쪽 벽면에 사물의 그림을 붙여놓고, 이에 해당하는 통글자 카드를 그림 아래에 배치하는 거죠. 낱글자 카드를 조합해 간단한 단어를 만들어봐도 좋고요. 또 전단지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의 이름만 오린 뒤 스케치북에 붙여 한 글자씩 짚어가면서 읽어봅니다. 저는 아이들과 전단지에서 오린 글자를 활용해 소꿉놀이, 장보기 놀이 등을 했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아이도 너무 좋아하고요. 

추천하는 한글 교재가 있다면요. 

요즘은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서 무료 한글 부교재를 배포하고 있어요. 저 역시 1학년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찬찬한글’, 경상남도교육청에서 나눠주는 ‘아이좋아 한글쓰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코로나19 때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격수업 학습 자료인 ‘트멍 배움 한글쓰기’를 추천해요.

교과서에 수록된 도서는 미리 읽어두는 게 좋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반대해요. 교과서 수록 도서란 초등학교 교과서의 일부 또는 전체 내용이 삽입된 책을 의미해요. 요즘 학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초등 입학 전에 교과서 수록 도서를 읽게 하는데,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수업 중에 자기가 아는 내용이 등장하면 “나 이거 아는데”라며 정답을 말하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이로 인해 학습 분위기가 깨지거나, 정답을 생각하고 유추하는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있습니다. 또 현직 교사들께 여쭤보니 교과서 수록 도서를 이미 읽어본 아이들 대부분이 수업에 흥미를 잃는다고 하더라고요. 초등학교는 수업의 집중도를 기르는 곳이에요. 수업을 대하는 태도가 잘 다져지면 아이들은 학교와 배움이 즐겁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교과서 수록 도서는 복습 개념으로 지도하는 게 좋습니다. 

영어 수업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하는데, 그 전에 선행 학습을 해야 할까요.  

교육 과정에 문제가 있어요. 영어 수업은 무조건 1학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은 대부분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학습을 시작해요. 그때 영어를 배운다면, 언어가 아닌 학습의 개념으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1학년부터 아이가 영어를 언어로써 접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해요. 가장 좋은 건 엄마표 영어예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듣고 익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죠.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으니 도움을 받아도 좋을 것 같아요.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학습지를 하거나 학원을 보내는 것도 추천합니다. 

수학은 어느 정도 공부해놔야 할까요. 

1부터 100까지의 숫자 개념을 미리 알고 가는 게 좋아요. 1학년 때는 1부터 100까지의 수를 배우지만, 대부분의 아이가 이 숫자를 미리 익히고 입학해요. 때문에 해당 수업이 디테일하게 진행되진 않습니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미리 1부터 100까지의 숫자는 습득하는 게 좋아요. 나아가 20 내외인 간단한 덧셈과 뺄셈을 익히는 것도 좋고요. 만약 아이가 손가락을 사용해 덧셈, 뺄셈을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세요. 제한하면 수학 자체에 흥미를 잃을 수 있거든요. 초등학교 수학은 연산이 중요해요. 조금씩이라도 매일 연산 문제집을 풀 수 있게 지도해주세요. ‘일일수학’ ‘AI매일수학’ ‘똑똑!수학탐험대’ 등 무료 연산 문제집 출력 사이트를 적극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1학년 때 핸드폰을 사줘야 할까요.

가정마다 환경과 가치관은 다르지만, 저는 사주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핸드폰은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아요. 게임, 유튜브 등에 쉽게 노출되는데, 심하면 자기조절능력이 상실됩니다. 한번 잃어버린 자기조절능력은 다시 쌓기 힘들어요. 일단 아이와 핸드폰을 대체할 유익한 활동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아이가 핸드폰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죠. 아이가 핸드폰이 없으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지 않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등교하면 모든 아이가 핸드폰 전원을 끄고 실내화 앞주머니에 넣어둬요. 이에 아이들끼리도 누가 핸드폰이 있고 없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은 예외예요. 혼자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 아이의 안전을 위해선 핸드폰을 소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가 언제든 부모님과 연락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심어줄 수도 있고요. 이런 경우는 게임이나 유튜브 등을 제한할 수 있는 워치폰, 키즈폰 등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워킹맘들은 아이 초등학교 입학 때 꼭 휴직해야 할까요.

필수는 아니고 가능하다면 한 학기 정도는 추천해요. 그것도 힘들다면 3월 한 달만 배우자와 휴가를 나눠 쓰는 것도 방법이겠죠. 1학년 수업은 보통 오후 12시 30분에서 1시 40분 사이에 끝나요. 어린이집, 유치원보다 이른 시간에 하교하죠. 만약 돌봐줄 어른이 없다면 아이는 약 5~6시간을 혼자 보내야 해요. 아이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나름 힘든 시기를 겪고 있으니, 부모가 옆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격려해줘야 합니다. 또 1학년 때는 학부모 모임, 반 사교 모임이 많아요. 아이의 교육과 친구 관계가 신경 쓰인다면, 이 시기에 여유롭게 다양한 학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아요.

#초등준비 #초등입학 #서진쌤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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