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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국어 비문학 지문, 사교육 수업만으로는 안 돼요”

‘매3’ 시리즈 저자 안인숙

전혜빈 기자

2025. 12. 31

15년 동안 수능·모의평가 기출문제 참고서 분야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한 ‘매3’ 시리즈의 저자 안인숙에게 듣는 국어 공부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교재 시장에는 해마다 새로운 교재들이 등장하지만, 15년 넘게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켜온 책은 흔치 않다. ‘매3’ 시리즈는 매일 3개의 기출 지문을 학습한다는 콘셉트 아래 비문학·문학·문법·화법과 작문 등 영역별 교재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 스스로 공부 습관을 만들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자세한 해설과 복습법, 채점 가이드까지 담겨 있어 수험생들에게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그 결과 EBS 연계 교재들 사이에서도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베스트셀러 수험서로 자리 잡았다.

‘매3’ 시리즈를 만든 안인숙 저자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개발 이사 및 교육평가연구소장, 압구정 조동기 국어논술전문학원 원장, 국어논술 전문 KCNC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오랜 시간 국어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지켜봐 온 베테랑 강사다. 현장에서 수험생을 가르치며 꾸준한 공부 습관을 기르기 위해 교육 자료를 만든 것이 지금의 ‘매3’ 시리즈의 시초가 됐다. 그는 “수능 국어 대비에서는 기출문제 풀이가 필수적”이라며 “정답만 확인하고 지나가는 방식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수능 국어 학습계의 권위자 안인숙 저자에게 2026학년도 수능 국어 출제 기조와 기출문제 활용 전략을 물었다.

2026 수능, 특별히 어렵진 않았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출제 기조를 어떻게 보시나요.

2026학년도 수능은 2025학년도보다는 어려웠습니다. 특히 비문학 독서와 언어(문법) 영역이 까다로웠죠. 하지만 2026 수능이 특히 어려웠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전반적인 난도는 선택 과목이 도입된 2022 수능 및 2024 수능과 비슷했다고 생각해요.

향후 수능 출제 기조를 예측해본다면요.



비문학의 경우 2022 수능 이후 꾸준히 비슷한 난도를 유지해왔습니다. 2025 수능보다 2026 수능에서 문학이 더 까다롭게 출제된 점을 고려했을 때 문학의 난도 역시 2024년도만큼 높아질 수 있습니다. 선택 과목의 난이도를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쉬운 화법과 작문의 난도를 높이고, 어려운 언어와 매체 난도를 낮추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 2022년 이후로 비슷한 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 2022년 이후로 비슷한 난도를 유지하고 있다.

비문학과 언어 영역에서 지나치게 난도가 높다는 평이 있습니다. 공교육만으로 수능 국어 만점이 가능할까요.

비문학은 사교육만으로 해결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크게 실감한 부분이에요. 비문학은 스스로 읽고 훈련해야만 실력이 오릅니다. 언어(문법)는 공교육에서 배운 문법적 지식을 바탕으로 훈련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수능 국어 영역에서 만점을 받으려면 공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학습 효과를 높이는 공부법을 스스로 체득해야 합니다.

수능 국어에서 수능·모의평가 기출문제 학습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수능·모의고사 기출문제는 지문이 잘 다듬어지고 양질의 문제로 이루어져 있어서 수능 국어 학습에서는 필수적이죠. 다만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한데, 단순히 문제를 푸는 수준에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독해력을 기르고 수능 출제 원리를 파악해 수능 실전에서 정답을 찾고 실수를 줄여야 합니다. 

‘매3’ 시리즈를 기획한 계기와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학원에서 비문학을 가르치며 ‘이건 수업만으로는 안 되는 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자율학습 자료를 만들었고, 그것이 ‘매3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매일 3개의 비문학 지문을 꾸준히 풀면 자연스럽게 공부 습관이 생기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길러지거든요. 실제로도 수업보다 매3비 훈련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이후 문학·문법·화법과 작문 등 다른 영역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탄생했습니다.

‘매3’ 시리즈 인기의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독자와의 원활한 소통인 것 같습니다. ‘매3’ 시리즈를 풀면서 궁금한 점을 저에게 질문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가 있습니다. 매년 개정판을 낼 때마다 학생들이 질문한 내용을 분석해 궁금해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기존 해설에 더합니다. 또 문제만 있는 문제집이 아닌, 채점법과 복습법 등을 문제집에 안내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과목은 2025학년도 수능보다 변별력이 한층 높아졌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과목은 2025학년도 수능보다 변별력이 한층 높아졌다.

예비 고1도 기출문제 푸세요

기출문제는 언제부터 푸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예비 고1부터 푸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잘 다듬어진 기출문제는 수능과 모의평가인데, 아직 고1 학생들이 풀기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1 학생들의 수준에 맞으면서 잘 다듬어진, 고1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푸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비 고1 때는 ‘고등 국어가 이런 거구나’ ‘내가 약한 점이 이런 것이구나’를 미리 알고 대비한다는 목적에서 기출문제를 풀면 됩니다.

예비 고3 학생들은 겨울방학 동안 기출문제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고2 때 본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꺼내 틀린 문제를 보면서 약한 부분을 점검해야 합니다. 비문학 지문을 복습할 때는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 번 더 읽어서 독해력을 키웁니다. 문학이 약한 경우에는 시간 훈련보다는 기출문제에서 정답지와 오답지를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학습합니다. 정답과 오답의 이유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여담으로 고전소설이 약했던 저의 딸은 문제 풀 때마다 ‘이건 이래서 답! 이건 이래서 함정!’을 속으로 외치곤 했대요. 수능을 볼 때도 그 방법을 적용하니 문제가 쉽게 풀렸다고 하더군요.

기출문제로 학습할 때 학생들이 놓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기출문제는 ‘풀었다’로 끝내면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 틀린 문제만 확인하고, 맞혔지만 헷갈리는 문제는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헷갈린 이유와 정답, 오답 선지를 꼼꼼히 분석해 그 근거를 정리해두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다시 출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기출 지문 복습을 따로 하지 않는 학생도 많은데요. 지문을 한 번 더 집중해서 읽어두면 독해력을 높이고 속도 훈련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문제와 지문을 다시 복습하면서 약한 부분과 실수한 내용을 확인하고 이를 향후 학습에 적용해야 합니다.

상위권 학생들과 중위권 학생들의 기출문제 활용 방식은 어떻게 달라야 하나요.

상위권 학생들은 ‘나는 맞혔지만 다른 학생들이 틀린, 오답률이 높은 문제’를 확인하면서 ‘나도 틀릴 수 있었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출제자가 정답지와 오답지를 만드는 원리를 한 번 더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중위권 학생들은 복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독해력을 기르기 위해 지문을 다시 한번 분석하고, 또 지문에서 정답과 오답의 근거를 찾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비문학, 중간에 멈추지 말 것

요즘 학생들은 문해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기출 지문만으로 독해력 향상이 가능할까요.

기출 지문이야말로 독해력을 기르는 데 아주 좋은 도구가 됩니다. 특히 지문을 분석하고 잘 다듬어진 문제까지 풀어보면 독해력이 더 향상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지문의 길이가 긴 경우, 문단별로 읽으면서 해당 문단의 중심 내용을 파악하고 요약하는 훈련을 하면 까다로운 비문학 지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국어 시험의 고질적인 문제인 ‘시간 부족’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비문학 지문 3개를 ‘멈추지 않고’ 시간을 재면서 푸는 훈련을 해보세요. 이때 시간을 재는 것은 이 정도 난도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는 것을 가늠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풀 때는 이곳이 바로 수능장이라 생각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려도 멈추지 마세요. 이렇게 3개 지문을 모두 읽고 관련 문제를 푸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택 과목에 따른 학습 전략도 다르다고요.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들은 먼저 문법 개념을 정확히 익힌 뒤 기출문제로 훈련해 실전 감각을 길러야 합니다. 매체 영역은 세트 단위로 시간을 단축하는 연습이 특히 중요합니다. 반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학생들은 세트별 기출문제 풀이를 기본으로 하되, 자료 활용 문제나 화법과 작문 융합 문제처럼 난도가 높은 문항에서 자신만의 풀이 기준을 정립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두 과목 모두 문제 유형이 어느 정도 정형화돼 있기에, 자신이 약한 개념과 유형을 반복해서 복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수능 국어는 1교시 시험인 만큼 ‘정신력 싸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해요. 

수능 1교시의 부담을 줄이고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1교시 시작 시각에 맞춰 실전 훈련을 할 것을 권합니다. 이 경우에도 공부한 당일 복습을 꼭 해야 합니다. 또 수능 전날에는 1교시 유의 사항과 국어 오답 노트를 점검하고, 수능 당일 시험지를 받기 전에는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지 계획을 세웁니다. 특히 ‘지문 꼼꼼히 읽기!’ ‘지문이 어려우면 문제는 쉽다’ 등을 메모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 국어 학습 중 슬럼프에 빠진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국어 성적이 목표한 만큼 안 오르는 이유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자신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의 공부법을 돌아보면 국어 과목에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국어는 3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까지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과목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면 수능 때 역대 최고 점수를 받는 과목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 과정을 돕기 위해 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능국어 #매3시리즈 #여성동아

사진 뉴스1 사진제공 키출판사 사진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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