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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포트라이트

최수종과 단란한 가정 꾸려 부러움 사는 탤런트 하희라

“큰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일하고 그후에는 민서, 윤서 엄마로만 살래요”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리츠 칼튼 호텔(02-3451-8114) ■ 의상협찬·이명순웨딩 케이킴 박지원 루비나 스와로브스키 ■ 헤어·임영심 ■ 메이크업·김은선 ■ 코디네이터·한수연

2003. 01. 13

지난해 7월 KBS 드라마 <당신 옆이 좋아>로 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 변함없는 연기력을 보여준 탤런트 하희라. 1월말 드라마 종영을 앞둔 그의 얼굴에는 요즘 미소가 가득하다. 오랜만에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데다 남편 최수종 또한 정상의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기 때문. 오랜만에 인터뷰에 응한 하희라가 들려준 행복한 일상의 모습들.

최수종과 단란한 가정 꾸려 부러움 사는 탤런트 하희라
지난해 7월 KBS 일일드라마 <당신 옆이 좋아>로 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탤런트 하희라(34). 그는 온갖 역경을 겪으면서도 사랑하는 남자 ‘민성’과 결혼하는, 착하지만 강한 여자 ‘문희’ 역을 맡아 변함없는 연기력을 과시했다.
“사실 첫 녹화를 앞두고는 너무 오랜만이라 서먹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상대역인 이재룡씨를 비롯한 연기자들과 스태프 모두 정말 좋은 사람들이어서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가족적이었어요. 스튜디오 녹화 때마다 출연하는 연기자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데, 한 선배님이 저희와 점심먹는 것이 낙이라고 말씀하시곤 해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하길 잘했구나’ 하고 느끼죠. 제 생일 때는 드라마 식구들이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줬는데,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혹자는 ‘착한 게 아니라 미련하다’고 말하는 문희라는 캐릭터도 그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문희를 연기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삶이 힘들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
“문희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빼앗으려 할 때마다 항상 순순히 내줬죠. 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남자도, 행복도 모두 문희가 차지해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걸 의미하죠.”
한번은 6시간을 기다리고도 촬영 장비상의 문제로 녹화를 못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젠 나도 중견인데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 싶어 꽤 화가 났었다고. 하지만 문희로서 생각해보니 자신보다는 제작진 입장을 우선 고려하게 됐고, ‘무언가 사정이 있었겠지’ 하며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당신 옆이 좋아>는 1월말 종영할 예정이다. 그는 촬영이 끝나는 대로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여자 연기자들, 그리고 평소 친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원래는 남편 최수종과 함께 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최수종이 KBS 새 주말드라마 <저 푸른 초원 위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바람에 부부 여행은 힘들게 됐다.
그는 현재 네살인 첫째 민서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연기자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후에는 아이들 엄마로만 살아갈 작정. 아이들이 엄마를 가장 원하는 시기에 일을 이유로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것은 엄마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과 가족 모두 소중하지만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가족을 선택할 거라는 그에게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냐”고 물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 역할요. 그런데 제가 직접 대본을 쓰고 싶어요.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갖가지 감정들을 연기로 표현하고 싶어서요. 대본의 세세한 부분이야 전문작가가 손봐야 하겠지만. TV 드라마로 만들기는 힘들어도 단막극 형식의 연극으로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공감할 만한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의 뷰티] “대본도 러닝머신 위에서 외우는 운동광이에요”
어느덧 하희라의 나이도 30대 중반.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드라마 <당신 옆이 좋아>의 초반, 갈래머리 여고생으로 나왔을 때도 별로 어색해 보이지 않았을 정도로 어려보이는 편. 그는 “규칙적으로 운동 하는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디게 늙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운동을 시작한 것은 첫째 민서를 낳고 20kg 정도 몸무게가 늘어난 후.
“민서를 낳은 후 매일 러닝머신에서 50분 정도 뛰고 윗몸 일으키기 1백80번을 했더니 6개월 만에 거짓말처럼 20kg이 빠졌어요. 식사량을 줄이거나 식이요법 등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요. 그후 헬스클럽에 다니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죠. 지난해 방송을 시작한 후로 헬스클럽에 갈 시간이 없어서 남편이 러닝머신 기계를 사줬는데, 주로 거기서 뛰면서 대본을 외웠어요. 이젠 러닝머신 위가 아니면 대본이 외워지지가 않을 정도예요(웃음).”
그는 ‘운동은 밥과 같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밥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울 정도가 돼야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통통하면서도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도 그가 어려보이는 비결 중 하나다. “20대에는 통통한 볼이 싫었는데 이젠 통통한 볼 덕분에 주름이 별로 생기지 않는다”는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킨 케어는 바로 클렌징. 남들은 이중세안을 한다지만 그에게는 ‘삼중세안’이 기본이다. 우선 클렌징 크림으로 메이크업을 말끔히 지워낸 후 클렌징 젤, 폼 클렌징 순으로 깨끗이 씻어낸다. 피부 트러블은 없는 편이지만 피부가 건조하게 느껴지면 수분 팩을 하거나 오이 마사지를 해준다.
“저는 피부관리실에서 ‘좋다’고 하는 비싼 팩과 마사지를 받으면 오히려 얼굴에 뭐가 막 나더라고요. 그냥 하희라표 오이마사지가 제 피부에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단골 미용실은 새리미용실. 고3 때 주니어용 화장품 CF 촬영을 하면서 맺은 인연이 16년째 이어지고 있다. 즐겨 입는 의상은 구겨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니트류이고 갈색 계열의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스커트보다는 정장 바지를 많이 입는데 그가 바지를 주로 입게 된 사연이 참 재미있다.
“남편이 연애시절부터 저는 치마보다 바지가 더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정말 그런 줄 알고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도 바지 정장만 입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리가 예쁜데 왜 치마를 안 입냐’고 묻더라고요. 알고 보니 남편의 작전이었죠. 지금도 남편은 짧은 치마를 입거나 가슴이 많이 파인 블라우스를 못 입게 하는데 요즘은 저도 반항을 하고 있어요. 오늘도 깊게 파인 옷 입고 사진을 찍었잖아요. 남편이 잡지에 실린 사진을 보면 분명히 ‘한 마디’ 할 거예요(웃음).”

최수종과 단란한 가정 꾸려 부러움 사는 탤런트 하희라
하희라 최수종 부부는 연예계에서 알아주는 잉꼬 커플.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하희라는 남편 최수종과 계속 전화 통화를 했다. 알고 보니 그날이 바로 최수종이 새로 출연하는 드라마 <저 푸른 초원 위에>의 첫 촬영이 있는 날. 인터뷰와 사진 촬영 준비를 하느라 제대로 아침을 챙겨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는 그는 남편이 ‘밥은 잘 먹었는지’ ‘추운 날씨에 감기는 걸리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남편의 상대역이 탤런트 채림씨인데 남편보다 열일곱살이나 어리다고 하대요. 남편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남편이 제게 자랑할 때마다 전 민서를 가리키며 ‘내 상대역은 네살이다. 훨씬 어리지?’라고 대꾸하곤 하죠. 뭐, 주변에서는 나이 어린 상대역을 만났는데 질투 나지 않느냐고 묻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사실 남편이야 손해 볼 게 없지만 채림씨는 좀 억울할 것 같아요(웃음).”
그는 드라마를 끝낸 후 잠시 활동을 쉴 예정이다. 그는 쉬는 동안 “셋째를 낳고 싶다”고 했다. 그가 민서 윤서 남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바로 동생이라고 믿기 때문. 하지만 그의 셋째 계획을 남편은 물론 가족들 전부가 반대한다고 한다.
“제가 민서와 윤서 모두 척추마취를 한 후 제왕절개 수술을 해서 낳았어요. 민서 때는 몰랐는데 윤서를 낳고 몸이 너무 안 좋아 6개월 동안 한방치료를 받아야 했죠. 남편은 제 몸이 상할까봐 셋째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하지만 저는 꼭 셋째를 낳고 싶어요. 제가 ‘한 고집’ 하거든요. 최소한 형제가 셋은 돼야 아이들이 외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와 최수종 모두 아이들에게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 그가 항상 아이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엄마는 민서도 사랑하고 윤서도 사랑하고 아빠도 사랑해”다. 또 되도록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주려고 노력한다. 한번은 한창 대본을 외우고 있는 그에게 윤서가 ‘놀아달라’고 칭얼대자 그만 “엄마, 너무 바빠”라고 큰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의 놀란 눈을 보는 순간 그는 너무 마음이 아파 “엄마가 미안해. 지금 화를 낼 때가 아닌데 화를 냈어. 너무 미안해”라고 사과를 했다고. 또 엄마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준다.
“한동안 아이들이 저를 ‘문희야’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아빠는 ‘왕건’이라고 부르다가 요즘은 ‘이제마’라고 하더군요. 전에 민서가 남편의 대본 위에 써진 ‘왕건’이라는 한자를 보더니 ‘왕건’이라고 읽는 거예요. 한자를 가르치지도 않는데 읽는 것을 보고 ‘우리 아이 천재구나’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두 글자의 한자를 볼 때마다 ‘왕건’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자가 세 글자면 무조건 ‘이제마’고요.”
그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도록 예의 바르게 키우고 싶다고 한다. 요즘 서울 강남 등지에서 영어 유치원 열풍이 불지만 그는 전혀 보낼 계획이 없다고. 즐겁게 노는 것만으로도 바쁠 나이인데 벌써부터 ‘공부’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
하희라는 자신의 삶 중심에 아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한테 신경쓰느라 남편을 소홀히 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남편이 농담삼아 제게 물은 적이 있어요. 만약 아이들과 자기가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할 거냐고. 그때 저는 ‘오빠를 구하겠다’고 대답했어요. 남편은 ‘에이, 거짓말’이라고 하면서도 무척 좋아하더군요. 사실 아이들이 생긴 후 남편의 소중함이 더욱 크게 느껴져요. 예전에는 사랑하는 남자였지만 이젠 우리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잖아요. 그래서 남편에게 더욱 잘해주고 사랑 표현도 많이 하려고 해요.”
남편 최수종의 하희라에 대한 각별한 사랑은 널리 알려진 바 그대로다. 또 ‘이벤트 황제’라는 별명처럼 기념일 때마다 깜짝 이벤트로 그를 놀라게 한다. 생일 때는 마술사에게 마술을 배워 ‘마술쇼’를 선보였고 크리스마스 때는 집에서 친구 가족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는데, 최수종이 직접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고 등장해 아이들과 그에게 선물을 나눠줬다고 한다.
물론 이들 부부도 종종 다툰다고 한다. 하지만 다툴 때 원칙이 있다. 아이들 앞에서는 큰소리를 내지 않고 아무리 크게 싸워도 ‘이혼’이란 말을 꺼내지 않는 것.
“종종 인터뷰 기사를 보면 ‘탤런트 하희라보다 민서, 윤서 엄마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물론 저는 그 말을 그대로 한 적은 없지만 그때마다 ‘내가 남편과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하긴 했구나’ 싶어요. 물론 제 인생의 3분의 2를 구성하는 것이 남편과 아이들이니까 당연한 거겠죠. 저도 제 자신을 위할 때보다 가족을 위할 때 더욱 행복하니 확실히 ‘엄마’가 되긴 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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