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상이몽 2〉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뜨겁더라고요(웃음).
노윤 작가(이하 작가)_제품을 시장에 내놨는데 무반응인 것보다는 당연히 기분 좋죠. 첫 회 방송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혜진 PD(이하 PD)_시즌2를 시작하면서 부부 관계를 메인 주제로 다루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요즘 트렌드와 너무 안 맞는 거 아니야?” 하고 걱정하셨어요. 아시다시피 요즘은 졸혼하는 커플들도 많고, 이혼도 상대적으로 쉬워졌잖아요. 다들 혼자 살고 싶어하는 시대에 왜 헤어지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에요.
▼시즌1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뭔가요.
작가_시즌1 때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뤘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부부 관계를 다룬다는 게 첫 번째 차이점이죠. 두 번째는 일반인 케이스가 아니라 셀레브러티의 사례가 등장한다는 거고요. 시즌1 때는 매회 두 케이스씩 등장했어요. 문제 상황을 보여주고 갈등이 해소되면 그걸로 끝. 그런데 관계를 맺고 살아가다 보면 문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갈등과 해소’라는 구성이 명쾌하긴 했지만 관계를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려면 일반인보다는 연예인이 더 잘 맞겠다고 생각했죠. ‘동상이몽’이라고 해서 간극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보다는 “우리 집이랑 똑같네?” 하면서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PD_시즌1 때 함께하지 않았던 노윤 작가가 투입된 것도 차이점 중 하나예요(웃음). 노 작가와는 옆 팀 PD와 작가로 자연스레 알게 됐어요. 함께한 첫 작품은 〈스타킹〉이고, 그때 2년 정도 같이 작업했죠. 지난 추석 파일럿으로 방영된 〈부르스타〉도 함께했어요. 서로를 알아보고 이번 시즌2에 함께하자고 러브 콜을 보냈어요.
▼PD가 본 노윤 작가, 작가가 본 서혜진 PD의 장점은 뭔가요.
작가_애매모호함이 없다는 게 좋아요. 간혹 PD가 한 말을 작가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 다른 우물을 파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런데 서혜진 PD는 하고 싶은 말이 명확하기 때문에 작가로서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할지 확실하게 알 수 있어요.
PD_노 작가는 눈높이가 굉장히 대중적이에요. 한마디로, 배가 산으로 가는 걸 막아주죠. 제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을 땐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이건 별로인데” 하고 솔직하게 말해줘요. 이번에 〈동상이몽 2〉를 기획할 때도 전 원래 부부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관계들을 다뤄보려고 했어요. 부부 관계와 함께 매니저와 스타의 관계, 갑과 을의 관계 같은 것들도 이야기하고자 했죠. 노윤 작가가 가만히 제 이야기를 듣더니 단칼에 “아니야!” 하더라고요(웃음). 이렇게 노 작가는 제가 방향을 잘 설정할 수 있도록 힘이 돼주는 사람이에요.

▼이재명 시장 부부의 출연이 화제를 모았어요. 어떻게 섭외하게 됐나요.
PD_대선 때 이재명 시장 부부를 팔로어했던 후배 PD와 작가들이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정치권에 몸을 담고 계시긴 하지만, 뉴스에서 다뤄지는 것보다 훨씬 더 인간적인 매력이 많은 분이라면서요. 그래서 섭외하게 됐어요.
작가_이재명 시장은 원체 터놓고 대중과 소통하는 스타일이시지만, 사생활이 노출되면 피드백이 다른 사람들보다 크게 올 수밖에 없는 사람이잖아요. 행정가이면서 공인이시니까요. 제작진 입장에선 그래서 더 궁금한 사람이기도 했죠. 출연 제의를 받고 시장님 쪽에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셨는데, 서 PD가 섭외를 위해 공을 많이 들였어요.
▼촬영 에피소드 공개하시죠.
PD_김수용 씨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웃음). 저는 예전에 〈진실게임〉이라는 프로그램을 김수용 씨와 같이했는데, 그때도 녹화 내내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다가 녹화 막바지에 이르러서 빵빵 터지는 말을 던지는 분이었거든요. 그분이 재미있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게 방송에 잘 드러나지 않아서 못내 아쉬웠죠. 그런데 최근 ‘병맛’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그분의 개그 감성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이 부각되기 시작한 거예요. 의도적인 연출을 싫어하는 분이니 관찰 예능에 딱 맞다고 생각해서 섭외했죠.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해보니 김수용 씨 팀이 분량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거예요. 다른 팀들은 오전만 찍어도 한 회 분량이 나오는데 김수용 씨는 24시간 관찰 카메라를 돌려야 한대요. 이유를 물어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그때부터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움직이질 않는대요. 아내분은 “열심히 좀 해” 하면서 채근하는데 “나는 욕심 안 부릴래” 하면서 아랑곳하지 않는대요. 제작진은 그런 김수용 씨와 부인의 동상이몽을 다루고 있는 거고요.
작가_첫 회에 방영된 추자현·우효광 커플은 중국 신혼집에서 촬영을 했거든요. 그런데 우효광 씨가 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에 두 달 넘게 다른 곳에서 지낸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중국은 시대극 하나를 들어가면 촬영 기간 동안 가족들이 다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숙소까지 마련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제작진도 우효광 씨를 따라 드라마 촬영장 인근에 마련된 공간에서 촬영을 하게 됐어요. 가보니 촬영장이 산 속이더래요(웃음).
▼출연진의 반응을 어떤가요.
PD_이재명 시장님은 굉장히 만족하셨대요. 평생 ‘귀요미’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면서요. 추자현 씨 같은 경우는 8년 만에 출연하는 국내 방송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뜨거운 반응에 굉장히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첫 회 방영 날, 추자현·우효광 커플은 중국 내 최대 SNS인 웨이보에서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어요. 무엇보다 남편의 러블리한 매력이 잘 드러나서 즐거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작가_김수용 씨는…. 대중의 반응은 개의치 않고 초반에만 출연하고 그만두겠다는 말을 계속하세요. 작가 중 한 명이 김수용 씨의 열렬한 팬이라 자기가 맡아서 의욕적으로 해보겠다고 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같이 사는 이유를 그려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두 분은 그 이유를 아시나요(웃음).
작가_싱글이라 별생각이 없었는데 〈동상이몽 2〉를 하면서 저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서 PD는 왜 같이 살아요?
PD_저요? 지금 남편은 일 때문에 해외에서 지내고 있어요. 하하. 저도 시청자들과 함께 그 이유를 찾아보려고요.
사진 홍태식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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