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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에도 강남 3구 청약 반드시 넣어야 하는 이유”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문영훈 기자

2024. 01. 29

‘내 집 마련’의 중요한 축 중 하나는 청약이다. 하지만 2023년 100만 명이 넘는 이가 자신의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2030이 늘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60:1을 기록했다. 청약은 과연 운의 영역일까. 청약 역시 철저한 공부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를 만났다.

‘청약 일타강사’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청약 일타강사’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청약 관련 규제 완화가 포함된 ‘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2023년 상반기 청약 시장은 활기를 띠는 듯했다. 하지만 분양가 상승과 금리 인상, 건설업계 불황이 겹치며 분양 시장에도 양극화 바람이 불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2023년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2.3:1로 2022년(7.5:1) 대비 상승했으나 서울(59.5:1), 충북(37.2:1), 대전(33.7:1) 3곳만 평균 청약 경쟁률을 웃돌았다. 경쟁률이 1:1보다 낮은 지역도 세 곳(울산·제주·대구)이나 됐다.

“올해도 청약 시장 양극화 기조가 유지될 겁니다. 같은 동(지역)이라 하더라도 분양가 책정에 따라 ‘완판’ 여부가 달라지는 개별성도 더 강해질 거라 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의 말이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블로그에 청약 관련 글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입소문을 탄 그의 글로 인해 강의와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2017년부터는 청약 전문 강사의 길을 걷기 시작해 누적 1만 명의 수강생을 확보한 청약 전문가가 됐다. 경기 불황에도 ‘내 집 마련’을 위한 한 걸음은 계속돼야 한다. 2024년 민영 아파트 분양 규모는 26만 채다. 특히 청약 대기자들의 주목을 받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물량이 마련돼 있어 주목도가 높다. 박 대표에게 2024년 청약 시장의 흐름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청약의 기본을 물었다.


“강남 청약 국평 기준 10억 원 이상 차익”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전경.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전경.

2024년 청약 시장을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적어도 2024년 상반기까지는 지난해 하반기와 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1.3 부동산 대책 이후 청약 시장이 살아났지만 추석이 지나자 다시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9월 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 속도 조절에 나서고 분양가가 오른 탓이 크죠. 금리 인하와 최근 나온 신생아 특례대출이 활성화하면 주택 거래량이 조금 늘 수는 있겠지만 지난해 추석 전만큼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분양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나요.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하고는 분양가상한제가 풀렸고, 땅값과 공사비 상승 문제가 분양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손해 보며 분양가를 낮출 곳은 거의 없을 겁니다. 현재 국민 평수(국평)라 불리는 84㎡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10억 원이 넘는 게 당연하고, 수도권에서도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광명, 안양, 의왕, 수원 등에서 국평 기준 9억~12억 원 사이 분양가가 책정돼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그 이하로 떨어지긴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 할 지역이 있나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강남 3구죠. 2024년 서울 공급 물량 4만9000구 중 40%가 강남 3구에 몰려 있습니다. 무조건 흥행할 겁니다. 대표적으로 1월 말 분양을 앞둔 잠원동 ‘메이플자이’, 도곡동 ‘레미안레벤투스’, 청담동 ‘청담르엘’ 등이 있습니다. 현재 반포 기준으로 아파트 가격이 3.3㎡(1평)당 1억 원이라고 보면 강남 3구 분양가는 평당 6000만 원 중반대입니다. 평당 3000만 원 이상의 이익을 보는 셈인데, 84㎡(33평) 기준으로 10억 원, 59㎡(24평) 기준으로 6억 원 이상 저렴한 거죠.



어느 정도 경쟁률을 예상하시나요.

일반 공급 기준으로 500:1에서 1000:1까지 올라갈 거라고 봅니다. 강남권 분양은 래미안원베일리 이후 2년 6개월 만에 진행되는 겁니다. 그만큼 수요가 쌓여 있죠.

가점제로 강남 지역 청약을 노린다면 가점은 어느 정도 돼야 할까요.

경쟁률이 높은 평형은 70점은 넘어야 한다고 보고요. 67점 정도를 최저 커트라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4인 가족 기준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청약 가점이 69점입니다. 가점이 부족한 사람도 추첨제를 노리고 강남권 청약을 넣어야 하나요.

주소지가 서울로 돼 있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 2년 이상이라면 넣고 봐야죠. 그래서 추첨제 기준 경쟁률은 2000:1, 3000:1까지 올라갈 거라고 봐요.

높은 경쟁률을 뚫더라도 평당 6000만 원이 넘는데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을까요.

중도금과 잔금은 시세 기준으로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계약금과 실거주 의무 기간인 2년간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으면 무조건 넣어야 합니다.


“낮은 평당가 책정된 곳 살펴봐라”

강남 3구 외 지역은 청약보다 매수가 나은 상황인가요.

저는 2021년부터 굳이 청약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왔습니다. 올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거라고 예상하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죠. 특히 분양가가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그 예로 이문·휘경뉴타운 지역이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 분양한 ‘휘경자이디센시아’는 국평 기준 10억 원이었지만 8월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는 11억 원, ‘이문아이파크자이’는 13억 원까지 분양가가 책정됐습니다. 사실 그렇게 되면 10억 원 초반대의 서울 신축 아파트를 구매하는 편이 나은 거죠. 강남 외 지역은 무턱대고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청약을 넣을 게 아니라 좋은 아파트를 골라내는 선별 작업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선별할 수 있나요.

주변 신축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는 거죠. 서울은 시세보다 10% 높은 가격까지가 상한선이라고 봅니다. 그 외 지역은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한 걸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실거주용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청약을 넣는 거라면 무조건 시세보다 저렴해야 합니다. 추후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또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주목해야 합니다. 가령 최근 나온 인천 검단 ‘제일풍경채’의 경우 국평 기준 5억 원대 분양가가 나왔습니다. 가격도 낮은 편이고 분양가도 시세보다 저렴한 편이니 사회 초년생도 노려볼 수 있죠.

주변에 신축 아파트가 없으면 어떻게 시세를 파악할 수 있나요.

강남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려서 거리가 같으면 시세가 비슷하게 형성됩니다. 가령 강동구와 왕십리뉴타운 가격이 비슷해요. 또 노원구와 관악구 신축 아파트 가격도 비슷하고요.

청약할 때 또 확인해야 할 정보가 있나요.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평형대별로 평당가를 다르게 책정하는 경우가 있어요. 실거주용으로 산다면 원하는 평형대를 골라야겠지만 투자용이라면 평당가가 싼 게 좋잖아요. 그걸 잘 따져보면 경쟁률이 낮은 타입에서 훨씬 더 가성비 높은 걸 찾아낼 수 있어요.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은 반드시 가입해야“

2월 국토교통부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2월 국토교통부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청약 시장은 결코 운이 아니라 정보 싸움”이라며 “사회 초년생이라면 매년 갱신되는 청약 제도 개편 사항을 미리 알아두는 등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 바뀐 제도 중 참고해야 할 내용이 있나요.

3월부터 민간 분양 청약 시 배우자 통장 가입 기간을 합산해 최대 3점까지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청약통장을 1명만 갖고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스펙이 낮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미성년자 청약통장 가입 인정 기간도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습니다. 만약 자녀에게 청약통장을 선물할 계획이 있다면 17세가 아닌 14세에 선물하면 가입 기간 가점을 더 빨리 채울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0만 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습니다. 매수가 더 합리적인 상황에서 청약통장이 필요한가요.

필수입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으로 분양가가 오른 시기지만 항상 청약 시장의 등락은 있었어요. 분명 청약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시기가 옵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가 그 예고요. 어릴 때부터 그 시기를 준비해둬야 합니다. 특히 2월 도입될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은 대상이 된다면 꼭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 4.5% 금리는 다른 적금통장과 비교해도 높은 편인 데다, 이 청약통장으로 주택청약에 당첨되면 분양가의 80%를 연 2.2% 고정금리로 대출해줍니다.

청약통장엔 매달 어느 정도를 넣는 게 좋나요.

인출이 불가능한 통장에 돈을 묶어두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죠. 하지만 민영 주택을 노리는 거라면 월 불입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점제 구성 중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월 납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청약할 때 필요한 예치금을 한 번에 넣으면 되죠. 국평 기준 서울과 부산은 300만 원, 나머지 광역시는 200만 원입니다. 그 정도만 채워두고 청약통장을 유지하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입장에서 생애 주기상 언제쯤을 내 집 마련의 적기로 보나요.

물론 개인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사업하는 분들은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주택을 서둘러 구입하지 않아도 되죠. 하지만 전월세로 살고 있는 근로소득자라면 미리미리 준비해둬야 합니다. 5년 이상 사회생활을 했고 그동안 1억 원 정도를 모았다고 생각하면 청약이든 매수든 집을 살 때가 됐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를 비롯한 지방 거점도시 아파트 가격은 같이 오르고 같이 떨어져요. 만약 집을 사서 값이 떨어지더라도 내 아파트값만 떨어지는 게 아니죠. 그럼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고요. 자산 개념의 부동산은 여력만 되면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청약 관련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무엇부터 하길 권하시나요.

결국은 청약도 용어 싸움이거든요. 한국부동산원에서 발간한 ‘주택청약의 모든 것’이라는 책이 있어요. ‘청약홈’을 운영하는 주체가 쓴 책이라 청약의 기본서라고 할 수 있죠. 또 청약홈 홈페이지에서 ‘주택청약 용어설명’ 등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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