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 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높은 실적을 보이며 미국 증시가 연일 불장이다. 시장 조사업체 IDC는 전 세계 AI 시장 규모가 올해 5543억 달러(약 7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AI 시장도 지난해 2조 원대에서 올해 3조662억 원 규모로 올라서며 연평균 14.9% 성장해 2027년에는 4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AI 관련주에 대한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지난해엔 개화하는 AI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AI와 관련성이 있는 업종들이 대체로 수혜를 받았다면 올해는 AI 관련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의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다. 두 곳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눈여겨볼 기업은 단연 HBM TC본더(가공이 끝난 칩을 열 압착 방식으로 회로기판에 부착하는 장비)를 제작하는 한미반도체다. 물론 지난해부터 계속된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다. 그러나 “필요한 요소, 기술들이 계속 확장되는 상황에서 이를 할 수 있는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 증권가 전망은 낙관적이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초고속 반도체 검사용 초미세 기판 국산화에 성공한 티에스이, 세계 최초로 고압 수소 어닐링(열처리 과정) 장비를 개발한 HPSP 등이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곳으로 꼽힌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고객사 내에서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와 같이 수율 개선에 기여하는 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장비업체 안에서 HPSP의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의 AI폰 갤럭시 S24를 출시하며 포문을 연 온디바이스 AI도 핫하다. 온디바이스 AI란 별도의 인터넷 연결 없이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AI 기능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2억4000만 대의 생성형 AI 스마트폰과 5450만 대의 AI PC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900만 대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배 넘게 급증해 올해 꼭 살펴봐야 할 분야다. 저전력이 특징인 모바일용 메모리 LPDDR 칩을 생산하는 제주반도체, 국내 1위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기업 어보브반도체가 관련주로 거론되며 급등해 올해 들어 투자 경고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큐알티, 오픈엣지테크놀로지, 퀄리타스반도체, 가온칩스, 리노공업 등도 계속 언급되는 곳들이다. 나아가 온디바이스 AI가 구현되는 과정에서 멀티모달(시각, 청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정보교환)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가 대중화하면 IT 기기에 키워드를 검색(search)하기보다는 궁금한 점을 질문(ask)하는 형태로 방식이 바뀔 수 있다”면서 “음성, 제스처 등이 새로운 입력 장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AI 대중화와 관련해 음성 제어, 제스처 연관 업종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치투자 전문가인 이성수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는 “미래에도 꾸준히 성장할 기업을 찾는다고 해도 이미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에 먼저 반영돼 부담스러운 가격까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고, 아무리 미래 핵심 산업에 속한 기업이라도 기술이나 자금 등이 열위에 있어 도태될 기업도 존재한다”면서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잣대를 갖추라”고 조언했다. 다만 고속 성장주들의 경우 여러 지표를 들여다봐도 밸류에이션 평가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성수 대표는 “재무비율(부채비율 등)이 취약하거나 심각한 적자가 연속되는 종목은 멀리하고, PSR(주가매출액비율·주가÷주당 순매출)을 토대로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고 추천했다. “PSR은 과거 닷컴버블 당시 기업들이 적자였던 상황에서 그나마 보수적인 평가 잣대로 활용되었던 가치지표”라는 설명이다. PSR 지표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고 본다.
특히 AI 반도체주 투자에서는 적어도 반도체 제조 공정과 기술 발전사에 대한 공부가 필수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가진 회사더라도 시대를 읽지 못하면 도태된다. 고성능 CPU를 갖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없는 크기라 경쟁의 출발선에도 서지 못했던 스마트폰 태동기의 인텔처럼 말이다. 정보량이 부족하다면 AI 관련 ETF에서 힌트를 얻거나 아예 ETF 상품으로 간접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 운용사 투톱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에서 겹치는 HBM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총 12곳(한미반도체, ISC, 이수페타시스, 이오테크닉스, 하나마이크론, 대덕전자, HPSP, 파크시스템스, SFA반도체, 인텍플러스, 에스티아이, 프로텍)이다.
최근 출시되는 ETF를 통해서는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AI 분야를 엿볼 수 있다. 1월 15일 선보인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글로벌AI빅테크펀드’는 클라우드 및 AI 서비스, IT시스템, 반도체 솔루션, 스마트 헬스케어, 자동화 및 모빌리티, 빅테크 플랫폼, 미래 금융 등 7개 테마에 집중한다. 신한자산운용은 기존 라인업에 ‘SOL 반도체전공정’ ‘SOL 반도체후공정’ ETF를 추가했다. 반도체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려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하고, 반도체후공정은 웨이퍼 제조 작업 이후에 진행되는 패키징과 테스트 과정이다.
#AI관련주 #이스트소프트 #한미반도체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AI 구현하려면 반도체가 필수, 결국은 기술력
AI의 핵심 키워드는 컴퓨팅 파워, 빅데이터, 모델링이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목표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언어 모델을 훈련시켜서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다. 따라서 컴퓨팅 파워를 증가하는 데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쏠리고, 이때 기계학습에 필수적인 고용량,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의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과관계 때문에 HBM 관련주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나 강용운 인포마켓 대표 같은 반도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의 빅테크에서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어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을 찾는 곳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글로벌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의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다. 두 곳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눈여겨볼 기업은 단연 HBM TC본더(가공이 끝난 칩을 열 압착 방식으로 회로기판에 부착하는 장비)를 제작하는 한미반도체다. 물론 지난해부터 계속된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다. 그러나 “필요한 요소, 기술들이 계속 확장되는 상황에서 이를 할 수 있는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 증권가 전망은 낙관적이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초고속 반도체 검사용 초미세 기판 국산화에 성공한 티에스이, 세계 최초로 고압 수소 어닐링(열처리 과정) 장비를 개발한 HPSP 등이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곳으로 꼽힌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고객사 내에서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와 같이 수율 개선에 기여하는 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장비업체 안에서 HPSP의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의 AI폰 갤럭시 S24를 출시하며 포문을 연 온디바이스 AI도 핫하다. 온디바이스 AI란 별도의 인터넷 연결 없이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AI 기능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2억4000만 대의 생성형 AI 스마트폰과 5450만 대의 AI PC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900만 대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배 넘게 급증해 올해 꼭 살펴봐야 할 분야다. 저전력이 특징인 모바일용 메모리 LPDDR 칩을 생산하는 제주반도체, 국내 1위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기업 어보브반도체가 관련주로 거론되며 급등해 올해 들어 투자 경고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큐알티, 오픈엣지테크놀로지, 퀄리타스반도체, 가온칩스, 리노공업 등도 계속 언급되는 곳들이다. 나아가 온디바이스 AI가 구현되는 과정에서 멀티모달(시각, 청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정보교환)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가 대중화하면 IT 기기에 키워드를 검색(search)하기보다는 궁금한 점을 질문(ask)하는 형태로 방식이 바뀔 수 있다”면서 “음성, 제스처 등이 새로운 입력 장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AI 대중화와 관련해 음성 제어, 제스처 연관 업종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 가치 선반영한 성장주, 재무비율과 PSR 살펴야
다만 국내 AI 관련주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네이버 같은 독보적인 대형주 외에는 거의 중소형 성장주가 많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성장 초입 단계인 AI 분야는 숫자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감으로 하는 가치투자이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높다. 올 1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사이버 보안업체 이스트소프트는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1월 22일 하루 동안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올해 개장 첫날 시가 기준 1만5030원이던 이스트소프트 주가는 1월 한 달 동안 최고 4만9800원까지 올랐다. 단타에 성공했다면 큰 수익을 봤겠지만, 막무가내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불안심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고점에서 물릴 가능성도 있다. 투자 후에도 꾸준히 시장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가치투자 전문가인 이성수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는 “미래에도 꾸준히 성장할 기업을 찾는다고 해도 이미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에 먼저 반영돼 부담스러운 가격까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고, 아무리 미래 핵심 산업에 속한 기업이라도 기술이나 자금 등이 열위에 있어 도태될 기업도 존재한다”면서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잣대를 갖추라”고 조언했다. 다만 고속 성장주들의 경우 여러 지표를 들여다봐도 밸류에이션 평가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성수 대표는 “재무비율(부채비율 등)이 취약하거나 심각한 적자가 연속되는 종목은 멀리하고, PSR(주가매출액비율·주가÷주당 순매출)을 토대로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고 추천했다. “PSR은 과거 닷컴버블 당시 기업들이 적자였던 상황에서 그나마 보수적인 평가 잣대로 활용되었던 가치지표”라는 설명이다. PSR 지표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고 본다.
특히 AI 반도체주 투자에서는 적어도 반도체 제조 공정과 기술 발전사에 대한 공부가 필수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가진 회사더라도 시대를 읽지 못하면 도태된다. 고성능 CPU를 갖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없는 크기라 경쟁의 출발선에도 서지 못했던 스마트폰 태동기의 인텔처럼 말이다. 정보량이 부족하다면 AI 관련 ETF에서 힌트를 얻거나 아예 ETF 상품으로 간접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 운용사 투톱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에서 겹치는 HBM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총 12곳(한미반도체, ISC, 이수페타시스, 이오테크닉스, 하나마이크론, 대덕전자, HPSP, 파크시스템스, SFA반도체, 인텍플러스, 에스티아이, 프로텍)이다.
최근 출시되는 ETF를 통해서는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AI 분야를 엿볼 수 있다. 1월 15일 선보인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글로벌AI빅테크펀드’는 클라우드 및 AI 서비스, IT시스템, 반도체 솔루션, 스마트 헬스케어, 자동화 및 모빌리티, 빅테크 플랫폼, 미래 금융 등 7개 테마에 집중한다. 신한자산운용은 기존 라인업에 ‘SOL 반도체전공정’ ‘SOL 반도체후공정’ ETF를 추가했다. 반도체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려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하고, 반도체후공정은 웨이퍼 제조 작업 이후에 진행되는 패키징과 테스트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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