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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시즌2에서도 백기태의 ‘위험한 줄타기’ 함께해주세요”

‘메이드 인 코리아’ 현빈

전혜빈 기자

2026. 03. 05

로맨스 남자 주인공이나 정의를 좇는 영웅이 아닌, ‘어긋난 야망’을 지닌 현빈의 얼굴은 어떨까.

“백기태가 그렇게 나쁜가요?”

현빈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백기태’ 역할을 맡았다. 백기태는 1970년대 중앙정보부의 과장으로 강한 권력욕을 가진 인물이다. 권력을 이용해 불법 마약 밀매로 부를 축적하려는 어긋난 욕망을 지닌 캐릭터이기도 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혼돈의 정국 속에서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백기태와 이를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악한 인물을 맡은 마음가짐에 대해 묻는 질문에 현빈은 오히려 “백기태가 그렇게 나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기태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만 그의 배경을 보면 공감되는 지점도 있다”며 “내가 지금까지 연기하지 않았던 부와 권력을 향한 강렬한 야망을 지닌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2025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14일까지 6회분을 방영한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시즌 2를 공개할 예정이다.

‌2025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14일까지 6회분을 방영한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시즌 2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빈은 2005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현진헌. 2010년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 2019년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리정혁 역을 맡으며 독보적인 ‘로맨스 킹’의 자리를 지켜왔다. 2017년 영화 ‘공조’와 2024년 영화 ‘하얼빈’에서는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번 영화는 ‘하얼빈’에서 호흡을 맞췄던 우민호 감독 작품이다. 현빈은 막대한 권력을 가진 캐릭터의 위압감을 표현하기 위해 13kg을 증량해 ‘제임스 본드’ 같은 슈트 핏을 완성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디즈니+에 따르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2025년 디즈니+에서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공개 후 28일 기준)에 등극했다. 많은 시청자의 기대 속에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올 하반기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있다. 백기태 역을 완벽히 소화한 현빈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백기태의 욕망, 충분히 공감해요”

백기태에게 공감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 백기태는 재일 한국인으로 멸시받고, 부모를 잃어 두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었잖아요. 군인 시절 월남 현장에서 받은 차별과 설움도 있고요. ‘국가 시스템 자체가 권력을 향한 열망을 부추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기태가 얼마나 과거로 돌아가기 싫었으면 이렇게까지 발버둥을 쳤을까’를 떠올리며 캐릭터를 이해했어요. 시청자분들 중에서도 기태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아마 저와 비슷한 지점에서 공감하신 것 같아요.

실제 발생한 ‘요도호 사건’을 백기태가 뒤에서 조정했다는 설정도 흥미로웠어요.

실제 사건에 가상의 인물인 백기태를 개입시킨 설정은 기태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입니다. 백기태가 막대한 권력을 가진 중앙정보부(이하 중정) 과장이면서도 국가에 충성하기보다는 뒤에서 꿍꿍이를 꾸밀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인 거죠.

해당 장면을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일본어 연기가 가장 큰 숙제였어요. 상대 배우들이 모두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이질감 없이 연기하고 싶었거든요. 또 비행기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액션을 소화해야 했는데, 화면에 깔끔하게 담겨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차갑고 절제된 표현이 돋보였어요.

행동의 정도를 나눠서 연기했어요. 미동조차 없는 장면, 손동작만 사용하는 장면, 행동의 폭이 큰 장면으로 나눠서 연기 톤을 조절했어요. 예를 들면 황 국장(박용우)과 대면할 때 기태는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요도호 안에서는 기내식을 먹고 껌을 씹는 등 행동이 훨씬 커지죠. 또 중정 세트가 주는 무게감과 차갑고 날카로운 조명이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우민호 감독이 새로운 현빈의 얼굴을 보고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어요.

‘하얼빈’에서 안중근을 연기하던 모습을 보다가, 마약을 파는 백기태를 보셨으니 극적인 대비에서 희열을 느끼셨겠죠(웃음). 감독님은 배우의 표정이나 얼굴에서 디테일을 정말 잘 발견하시는 분이에요. 사적인 자리든 연기할 때든 저를 관찰하며 찾아낸 지점을 연기로 끌어내 주시죠. 그런 과정이 저에게도 늘 즐겁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 1의 엔딩 신은 대본에 없던 장면이라고요.

현장에서 만들어진 장면이에요. 당시 또 다른 권력의 정점에 선 대통령경호실장 천석중(정성일)이 자리에 앉는 장면을 찍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그 장면을 기태가 똑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국기에 대한 경례’ 대사도 그날 아침에 외워서 촬영에 임했고, 천석중과는 다른 ‘기태다운 결’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며 연기했죠. 반응이 좋아서 뿌듯합니다.

완벽한 슈트 핏 위해 증량도 거뜬

백기태의 완벽한 슈트 핏도 화제예요.

‘하얼빈’ 촬영 당시에는 감독님께서 살은 물론 근육조차 없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원하셔서 1년 넘게 운동을 하지 않았어요. 식단도 조절하고 가벼운 유산소 운동만 했죠. 반면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는 욕망에 사로잡힌 위압적인 인물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근력 운동을 통해 13kg 정도 증량한 상태로 촬영에 들어갔죠. 군인 출신이자 철저히 계산하고 두세 수 앞을 내다보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르마를 칼같이 탄 포마드 헤어와 딱 떨어지는 정장 차림으로 성격을 표현하려 했어요.

‘장건영’ 역할을 맡은 정우성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평도 많아요.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데요. 아마 선배님께서 저보다 훨씬 더 자신의 역할과 상황을 깊이 고민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또 시즌 2에서는 시즌 1과는 다른 지점들이 드러날 거예요. 시즌 2까지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찌 됐건 백기태인 저에게 장건영은 정우성 선배입니다. 그건 변함이 없습니다.

같은 중정의 과장 표학수 역할을 맡은 노재원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표학수와 백기태는 서로 ‘네가 내 아래야’라고 생각해요. 묘한 라이벌 의식 때문에 발생하는 불협화음이 재밌는 부분인 것 같아요. 특히 재원 씨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연기 호흡이 정말 재밌어요. 정박과 엇박을 자유롭게 오가는 ‘미묘한 뒤틀림’이 있는 배우라서 저와는 다른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고 생각해요. 기태와 학수는 대사나 호흡에서도 어긋났다가 맞았다가 하는 순간들이 반복돼요. 그게 또 백기태와 표학수의 관계인 것 같아요.

동생 역할을 맡았던 우도환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도환 씨는 엄한 형 밑에서 자란 군인의 모습을 아주 충실하게 표현했어요. 현장에서도 늘 긴장감이 감도는, 얼어 있는 기현 그 자체였죠. 덕분에 저 역시 엄한 형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기태는 동생을 엄하게 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을 등에 업고 조금은 순탄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공존하거든요. 도환 씨가 저에게 대드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정말 ‘욱하는 감정’이 치밀어 오르더라고요. 그만큼 서로의 호흡이 잘 맞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2에서 도환 씨의 활약이 훨씬 더 많이 펼쳐질 예정이에요.

‌현빈은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중앙정보부 과장 ‘백기태’ 역을 맡아, 절제된 연기와 빈틈없는 슈트 핏으로 ‘한국의 제임스 본드’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빈은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중앙정보부 과장 ‘백기태’ 역을 맡아, 절제된 연기와 빈틈없는 슈트 핏으로 ‘한국의 제임스 본드’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즌 2는 ‘전쟁’이에요”

극 중에서는 아빠의 빈자리를 대신해 동생을 엄하게 대하는데, 실제론 어떤 아빠인지 궁금해요.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냐’를 생각하기에는 아들이 너무 어려서요. 다만 제 체격 때문인지, 아들이 아빠에 대해 약간의 무서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긴 해요.

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빠의 출연작은 무엇인가요.

‘하얼빈’이요. 안중근은 아들이 태어났을 때 제가 연기하고 있었던 캐릭터거든요. 자신이 태어난 시기에 아빠가 어떤 인물을 연기하고 있었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또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교육적인 차원에서도 좋을 것 같고요.

아내인 손예진 배우가 SNS로 ‘메이드 인 코리아’를 홍보하기도 했어요.

저는 SNS를 아예 안 하는 사람이라서요. 제가 별도로 부탁한 것은 아니에요. 아내가 자발적으로 신경 써서 제 작품을 홍보해줘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손예진 배우는 백기태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해요.

작품 자체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했어요. 또 배우로서 지금까지의 현빈과는 다른 얼굴을 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극 중 장건영과 철창에서 한바탕하고 나와 표학수와 담배를 피우며 신경전을 펼치는 장면이 있는데, 아내는 그 장면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연기적인 면에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얘기를 해줬습니다.

지금 시즌 2 촬영 중인데, 소감은 어떤가요.

사실 시즌 2를 촬영하면서 고민이 더 커졌어요. 시즌 1에서 캐릭터 분석을 어느 정도 해놨기에 시즌 2 촬영 때는 마음이 편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촬영 회차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서사가 생기고 감정의 폭도 훨씬 깊어지니까 표현할 것이 더 많더라고요. 여러 가지로 표현 방법을 연구하고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시즌 2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한마디로 ‘전쟁’이죠. 시즌 1이 캐릭터와 배경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면, 시즌 2는 그 위에 여러 서사가 겹겹이 쌓이는 이야기입니다. 백기태가 중정 국장이 된 이후, 9년의 세월이 흐른 뒤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게 되죠. 형제인 기현과 기태 사이의 갈등을 비롯해 다양한 관계와 감정들이 마치 ‘전쟁’처럼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기태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를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현빈 #메이드인코리아 #여성동아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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