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리아’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안젤리나 졸리. 실크 드레스는 기존 의상을 재활용한 것이다.
졸리의 아버지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존 보이트고, 엄마 마셸린 버트런드 역시 유명 배우였다. 부모가 세계적인 셀럽이었던 덕분에 태어날 때부터 카메라 앞에 선 본 투 비 스타, 아름다운 비주얼과 그에 걸맞은 커리어를 지닌 배우, 3명의 아이를 낳고 3명을 입양한 슈퍼 맘이자 인도주의 활동가…. 이미 너무나도 많은, 탐나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졸리는 지난해 아틀리에 졸리를 론칭하고 패션 사업가라는 직함을 하나 추가했다. 미국 뉴욕의 그레이트 존스 스트리트, 앤디 워홀이 사들여 친구인 화가 장미셸 바스키아에게 빌려준 2층 건물에 자리 잡은 아틀리에 졸리는 데드스톡(Deadstock·재고)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의상을 만든다. 졸리는 아틀리에 졸리를 론칭하며 “우리는 되살리고 싶은 옷장의 옷을 수선하거나 업사이클링해 완벽한 핏을 만들고, 버려지는 옷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 고품질 의상으로 재창조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 가능 패션을 추구하는 아틀리에 졸리는 그녀의 수십 년에 걸친 인도주의적 활동의 결과이기도 하다. 난민, 사회적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아틀리에 졸리는 이미 탈레반 정권 치하에서 탄압받는 아프간 여성들에게 안전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브랜드 ‘자리프 디자인’(Zarif design) 디자인과의 협업을 통해 캡슐 컬렉션을 발표한 바 있다. 아틀리에 졸리는 맞춤옷 제작과 더불어 지역 장인을 위한 갤러리 공간, 난민 단체와 함께 카페 등도 운영하고 있다. 아틀리에 졸리 구상 및 운영에는 베트남과 에티오피아에서 입양한 두 자녀, 팍스와 자하라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의 옷장에서 영감을 얻는 아이들
졸리가 입었던 디올의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를 리폼해 입은 샤일로.
3 4 사브의 크리스털 시스루 드레스를 입었다.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행위”
배우 시드니 스위니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004년 졸리가 입었던 드레스를 오마주했다.
요즘 옷은 유행을 따라 사서 한 철 입고 버리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오죽하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는 표현까지 생겼을까. 자신이 입는 옷의 원단이 어디에서 왔는지, 단추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바느질은 누가 했는지 알 수 없고 알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 이런 시대에 패션이 트렌드에 의해 좌우되거나 취향의 결정권자가 되는 것을 방관하지 않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의미를 찾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려 노력하는 안젤리나 졸리. 그녀는 무심한 패션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왜 단순히 디자이너 라벨을 탐내기만 하는가. 당신도 자신에게 꼭 맞는 창의성 넘치는 옷을 만들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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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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