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드로 채워진 집. 방문을 모두 미닫이로 설치한 후 평소 열어두고 생활해 집 안이 더 넓어 보인다.

가족들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거실 겸 휴식 공간. 가족 소통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흔히 있는 TV를 없애고 스크린을 설치했다.
이곳은 올해로 결혼 5년 차를 맞이한 박경일 소장과 아내 윤종선 씨의 두 번째 집이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공간이 한 덩어리로 보인다는 것. 마치 거대한 원룸에 구획을 만들어놓은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착시 효과의 비밀은 문에 있다.

거실에서 서재로 들어가는 입구. 문은 LP 장으로 활용한다.
나무로 채운 공간

가족 도서관 콘셉트의 서재. 창을 막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집은 편안하고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시공을 거치며 나무가 가장 편안한 느낌을 주는 마감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죠. 제 취향은 사실 어두운 월넛 컬러인데, 집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아내와 딸이라 환한 오크 컬러를 메인으로 정했어요. 남향 집에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면 나무 컬러와 질감이 살아나 낮에는 더 따뜻하고 편안해 보이죠.”

다락방 느낌을 주는 아늑한 아이 방. 혼자서도 자기 물건을 꺼낼 수 있도록 아이 키에 맞춰 디자인했다.
“사람들 대부분 옹이가 보이는 바닥재는 꺼려요. 가격이 훨씬 저렴한데도 말이죠. 사실 옹이가 보이는 나무가 자연스럽잖아요. 저는 그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편안함을 느끼거든요. 바닥재로 이것만 한 것이 없어요. 원목은 어쩔 수 없이 생활 얼룩이나 스크래치가 생기게 마련이거든요. 옹이가 있는 원목은 흠집이나 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생겼을 때 어두운 컬러의 메움 보수제로 쉽게 커버할 수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마음에 드는 소재예요.”
살기 편한 집

아일랜드 식탁의 폭은 물론 손잡이 높이까지 고려해 효율을 극대화한 주방.
주방 구조를 보면 박경일 소장의 디자인 원칙이 단번에 이해가 된다. 싱크대의 높이는 86cm가 일반적이지만, 박 소장 집 싱크대는 아내의 키에 맞춰 90cm로 높였다. 아일랜드 식탁 폭도 일반적이지 않다. 대면형 아일랜드 식탁의 경우 최대 폭 90cm가 보통이지만 박 소장은 120cm로 대폭 늘림으로써 아일랜드 식탁 반대편 바닥까지 물이 튀지 않는 것은 물론, 수납공간까지 넉넉하게 확보했다. 주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세세한 배려도 엿보인다. 어떤 상황이든 주방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싱크 볼을 2개 설치하고 물컵 등을 간단하게 설거지해 잠깐 엎어둘 수 있는 간이 식기 건조대도 싱크 볼 앞에 작게 설치했다. 싱크 볼 주변이 지저분해 보이지 않도록 수세미, 세제 비치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므나디자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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