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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8호선과 신축의 시너지, 성남 원도심

김명희 기자

2024. 11. 04

경기 성남 원도심에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며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높은 분양가에도 완판을 기록하자 위례와 분당 아파트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부동산 시장에 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과 함께 동네 임장기를 연재한다.

성남 원도심의 대장인 산성역포레스티아. 왼쪽으로 산성역헤리스톤 모델하우스가 보인다.

성남 원도심의 대장인 산성역포레스티아. 왼쪽으로 산성역헤리스톤 모델하우스가 보인다.

최근 경기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성남 수정·중원구 일대, 이른바 원도심의 약진이다. 지난 7월 산성역헤리스톤이 3.3㎡당 3500만 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완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성남 아파트 평균 분양가보다 44% 상승한 수치며, 올 상반기 과천의 평균 분양가(3410만 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성남 구심 강세의 원인을 “지하철 8호선 일대를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며 불러온 시너지”라고 분석했다.

성남이라는 지명은 ‘남한산성 남쪽’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원래 산으로 둘러싸인 구릉지였던 이곳은 1960년대 정부가 청계천을 정비하면서 판자촌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며 개발이 시작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출마 당시 “유년 시절 서울 청계천 판자촌에 살다 성남 단대동으로 강제 이주해 한동안 천막을 치고 살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성남은 이주민의 유입으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1973년 시로 승격돼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됐고, 1989년 분당 신도시와 2003년 판교 신도시 등이 생겨나며 발전을 거듭했다. 지금도 산성역, 금광동 등 산과 관련된 지명이 많고, 신흥역 일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경사지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김학렬 소장은 “금광래미안은 원래 금광이 있던 자리에 지어지는 아파트라는 점에 착안해 분양 당시 풍수지리를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장은 산성역포레스티아, 향후 수진·신흥역 일대 주목

산성역헤리스톤 공사 현장(왼쪽).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에서 내려다 본 성남 원도심.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산성역헤리스톤 공사 현장(왼쪽).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에서 내려다 본 성남 원도심.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성남 원도심은 북쪽으로는 강남과 위례, 남쪽으로는 판교와 분당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도시가 팽창하면 주변부가 개발되면서 원도심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게 된다. 성남 역시 인근의 신도시인 판교, 분당, 위례 등과 비교해 낡은 주택과 빌라가 빽빽이 들어선 낙후된 동네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동네 이미지가 바뀐 건 2020년 산성역포레스티아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신흥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산성역포레스티아는 성남 원도심 주택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최고 28층 39개 동, 전용면적 59~98㎡ 총 4089가구 규모다. 현대산업개발·포스코건설·롯데건설 등 유명 건설사들이 시공에 참여했고, 지하철 8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자동차로 언덕 하나만 넘으면 바로 위례와 연결되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2017년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1790만 원이었다. 5억8000만 원에 분양된 전용면적 84㎡가 최근 13억1000만 원(8월·12층)으로 손바뀜이 일어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거래량은 223건으로, 경기도 내 모든 아파트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 건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성남 원도심 아파트 가격이 분당 아파트를 이긴 적이 없는데 최근 들어 가격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 성남 원도심 신축이 분당 구축 아파트보다 비싼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김학렬 소장은 “산성역포레스티아를 비롯한 성남 구도심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위례와 판교 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 원도심 아파트 중 거의 유일하게 평지에 들어선 신흥역하늘채랜더스원.

성남 원도심 아파트 중 거의 유일하게 평지에 들어선 신흥역하늘채랜더스원.

남 원도심의 약진을 이끌어낸 또 다른 축은 지난 7월 분양한 산성역헤리스톤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하철 8호선 산성역을 끼고 있는 이 아파트는 지하 6층~지상 최고 29층 45개 동, 4개 블록 총 348가구 규모다. 지난 7월 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3.3㎡당 3500만 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일반공급 62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8952건의 청약 통장이 몰려 평균 30.57:1, 최고 105.18:1(전용면적 99㎡)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하철 8호선 남위례역까지 1정거장, 잠실역과는 8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송파 생활권에 스타필드시티위례·가든파이브 등 대형쇼핑몰과 위례 상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산성역포레스티아와 마주 보고 있는 산성역자이푸르지오는 2023년 10월 입주한 477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희망대공원과 단대공원에 둘러싸인 숲세권에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가까울 뿐 아니라 인근에 가천대, 을지대 성남캠퍼스,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등이 위치한 학세권이기도 하다. 높은 언덕에 있어 성남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뷰가 장점이지만, 그만큼 도보 이동이 쉽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단지 규모에 비해 학원가나 편의시설이 아직은 부족해 보였다. 가격은 산성역포레스티아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전용면적 84㎡의 경우 11억5000만~12억5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을 끼고 있는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은 1〜6단지 39개 동, 5320가구로 성남에서 세대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다. 대규모이지만 사실상 1단지부터 6단지까지 분리가 돼 있고 지대와 상권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네이밍만 공유하는 독립된 단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반적인 시세는 산성역자이푸르지오와 비슷하지만 이 아파트 역시 언덕에 세워진 탓에 지하철역과의 거리, 경사도 등에 따라 동일 평형이라도 단지별 매물 가격이 많게는 3억 원까지 차이가 난다.

김학렬 소장은 향후 성남 원도심에서 대장이 될 지역으로 아직 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하철 8호선 수진역과 신흥역 일대를 꼽았다. 평지인 데다 법조타운과 학원가를 끼고 있고, 상권도 발달했다. 지하철로 1~2정거장만 이동하면 수인분당선 모란역에서 서울 개포–선릉–도곡으로 바로 연결된다. 판교테크노밸리, 성남 시흥·금토동 일대에 조성되는 제2판교테크노밸리와 각각 8km 이내 거리라 자동차로 15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하다. 신흥·수진역 일대 대장 아파트는 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해 2022년 입주한 신흥역하늘채랜더스원이다. 23개 동 2411가구 규모로, 역세권에 성남제일초등학교를 끼고 있는 ‘초품아’다. 전용면적 84㎡의 최근 실거래가는 12억 원(9월·15층)을 기록했다.

지하철 8호선 신흥역과 신흥역하늘채랜더스원 사이에는 효성건설이 시공하는 해링턴스퀘어가 들어선다. 아파트 15개 동 1972가구, 오피스텔 2개 동 240실 규모로 1단지에 위치한 선큰광장을 통해 신흥역과 바로 연결되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9월 일반분양 마감 결과 3.3㎡당 3677만 원, 23.7: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주 예정일은 2027년 12월이다.


#성남원도심 #빠숑임장기 #여성동아

‌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사진 이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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