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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계속 오른다는데…효과적인 재테크 전략은?

글 오홍석 기자

2022. 02. 07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2022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부동산, 주식, 대체투자, 암호화폐 전문가에게 물었다.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한 표현을 거둬들이겠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줄곧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준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7%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자신의 오판을 인정한 것이다. 이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속도를 현재의 2배로 높이고, 금리도 테이퍼링을 마친 뒤 머지않은 시점에 인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경제 전망 기사에서 △노동자 임금상승률 둔화 △세계 인구 고령화 △해결되지 않은 물류 대란 등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며 그 여파로 전 세계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연말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다시 거세지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연준은 변이 바이러스보다 인플레이션 대처에 우선순위를 둔 듯하다. 1월 11일 파월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세 번 또는 네 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한때 역대 최저인 0.5%까지 내렸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그리고 올 1월 14일 각각 0.25%p씩 인상해 코로나19 이전 수준(1.25%)으로 되돌려놓았다.

금리 올라도 ‘내 집 마련’은 계획대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월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로 0.25%p 인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월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로 0.25%p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10년 만에 최고치(2.5%)를 기록했다. 이 또한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긴축을 선호하며 물가 안정에 정책 중점을 두는 ‘매파(hawk)’로 분류된다. 이 총재는 1월 14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실물경제 상황에 비춰 볼 때 기준금리 1.5%도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발언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발언 등을 근거로 조만간 기준금리가 2%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과 소비가 줄어 물가가 안정된다. 반면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된다. 그래서 금리 인상은 자산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기에 자산 증식을 바라는 사람은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

먼저 부동산을 보자. 한동안 과열됐던 부동산 수요가 최근 가라앉고 있다. 1월 14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79.9로 전월 대비 0.79%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건 2020년 4월 이후 1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일각에서는 “집값 폭락의 전조 아니냐”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의 진단이다.

“아직은 금리 인상 초기다. 아파트값 소폭 하락을 폭락의 전조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연준이 올해 서너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그에 따라 금리를 더 올릴 것이다. 대출 비율이 높은 사람은 이자 부담이 급증할 수 있는 만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리 상승에 맞춰 가계지출 조정 계획 등을 세워둘 것을 권한다.”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한 무주택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 팀장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미룰 일이 아니다. 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재테크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기에 집값이 떨어지는 지역은 한계 차주(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는 주택 소유자)가 많은 곳이다. 주택 수요가 많은 인기 지역의 경우 집값 변동 폭이 크지 않다. 집값 떨어지기를 기다리다 타이밍을 놓칠 수 있으니, 기회가 있다면 되도록 집을 마련하는 게 좋다.”

주식 투자,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그동안 금리 인상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온 만큼, 통화 긴축 정책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는 이른바 ‘긴축 발작’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기택 메리츠증권 여의도 영업부금융센터 이사의 설명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태도를 여러 번 바꿨다. 현재 시장에서 연준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 실제로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이사는 “금리 인상기에는 금융 대출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보다는 은행 부채가 적고 자본이 탄탄한 기업 쪽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추천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가치주 종목은 통신, 은행, 보험 등이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금리 인상과 주가 상승이 같이 가는 이른바 ‘실적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실적 장세란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이 이사도 “주식 투자자들은 올해 실적 장세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고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흐름이 나타나는 건 물가 때문이다. 물가가 치솟는 원인은 물류 대란이고, 그 배경에 오미크론 변이가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폭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당분간 감염병 유행 추이와 금리 인상폭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대체투자처는 금·REITs 추천, 암호화폐는 신중하게

한편 대체투자도 또 다른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대체투자는 주식과 채권 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정삼영 대체투자연구원장은 금리 인상기에 개인이 투자하기 좋은 선택지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금·은 등 귀금속 펀드다. 정 원장은 “금리가 오를 때는 귀금속 같은 안전 자산이 각광받게 된다”며 “앞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되니 미국 달러 기반 귀금속 펀드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원장이 두 번째로 추천한 상품은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 등을 매입한 뒤 수익이 나면 이를 배분하는 형태의 투자 상품이다. 정 원장의 설명이다.

“부동산은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금리 인상 영향을 덜 받는다.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는 개인이 소액으로도 참여할 수 있어 좋다. 위험을 분산할 수 있게 여러 부동산을 묶은 인덱스 펀드에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해외 부동산을 포함한 인덱스 펀드의 경우 개발도상국보다 금리 영향을 덜 받는 선진국 부동산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암호화폐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유동성 증가 시대에 주목받는 투자처로 떠올랐다. 금리 인상 이후에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가상 자산 전문 애널리스트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은 “가상 자산이 금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겠지만, 위험 자산을 기피하려는 심리 영향은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예전만큼의 수익을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암호화폐 활용도가 높아질 것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는 미래가 밝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비주류 암호화폐를 지칭하는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위험 자산이라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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