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부부간의 섹스는 집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결혼 11년차 주부 김혜정씨(가명·37)와 결혼 9년차 주부 이수민씨(가명·35)는 분위기를 바꿔주는 낯선 곳에서의 섹스가 부부생활에 활력을 준다고 말한다. 두 사람이 거침없이 털어놓은 색다른 곳에서의 짜릿한 섹스.
김혜정(이하 김) 결혼한 지 오래될수록 부부관계가 무덤덤해지죠. 그럴 때 남편과 집밖에서 스릴 있는 섹스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집에서 할 때와는 느낌이 다르거든요. 섹스를 반드시 안방에서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이수민(이하 이) 사실, 집에서 섹스를 할 때는 밋밋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결혼하고 5년쯤 지났을 무렵이었어요. 남편하고 관계를 마친 후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데 문득 어제 아침에 먹은 찌개가 오늘 저녁 식탁에 또 올라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권태기가 찾아온 거죠.
김 저도 그런 때가 있었어요. 섹스를 별로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숙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런 권태기를 극복하는 데 집이 아닌 곳에서 섹스를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 맞아요. 결혼한 햇수가 늘어날수록 집에서 섹스를 할 때 변화를 주는 게 쉽지 않아요. 습관처럼 ‘하던 대로’ 하고 사는 거죠. 애무도 하던 대로, 체위도 그대로 반복하게 돼요. 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어디를 어떻게 애무하고 어떤 체위로 하면 상대가 쉽게 오르가슴에 도달하는지 잘 알잖아요. 마치 정해진 코스 요리가 나오듯 말이에요. 혜정씨는 언제 처음 집이 아닌 밖에서 섹스를 해보았나요?
‘낯선 곳에서의 섹스’가 권태기 극복에 도움 돼
김 신혼 초였어요. 어느날 저녁 남편이 졸업한 대학 근처에서 외식을 했는데, 남편이 “학교에서 좀 쉬었다 가자”고 하더라고요. 대학 다닐 때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캠퍼스에서 여자친구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는 것이었다면서. 그래서 캠퍼스 벤치에서 남편이 제 무릎을 베고 누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슬쩍슬쩍 제 몸을 건드리더라고요. 신혼 때는 남편 손이 가만히 있질 안잖아요(웃음).
이 신혼 초엔 밥을 먹다가 서로 눈빛만 마주쳐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숟가락을 놓고 침대로 달려갈 때니까요.
김 뜨거워진 몸을 주체할 수 없었던지 남편이 벌떡 일어나더니 제 손을 잡고 나무가 많은 곳으로 가는 거예요. 인적이 드문 곳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지나가면 어쩌나 싶어 “여기선 안 된다”고 하는데도 고집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하니까 집에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쾌감이 느껴졌어요. 스릴이 더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이 전 야산에서 남편과 섹스를 한 적이 있는데, 결혼 3주년 기념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제가 운전하는 남편을 슬쩍슬쩍 만지면서 장난을 쳤더니 남편도 제 몸을 더듬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흥분을 느껴 “무지 하고 싶은데…” 하니까, 남편이 즉시 차를 샛길로 돌려 야산으로 올라갔어요. 주위에 인적이 없는 것을 확인하더니 차에서 내려 낙엽이 쌓인 곳에 야외용 돗자리를 까는 거예요.
김 차에서 안하고요?
이 렌터카였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는 차에서 한다는 게 좀 찝찝하잖아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지나갈 것만 같아 불안했는데 남편이 “안전한 장소인 것 같다”며 옷을 벗더라고요. 물론 저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사랑을 나눴죠.
김 와~, 야외에서 옷까지 다 벗고 했다니 대단하네요.
이 남편은 보통 한번 사정하면 다시 발기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그날은 예외였어요. “아주 짜릿하다”면서 30분 만에 두 번을 하는 거 있죠. 저도 느낌이 달랐어요. 누군가 우릴 볼 것만 같아 불안하면서도 스릴이 느껴져 더 짜릿하더라고요.
김 우리 부부는 종종 카섹스를 즐겨요. 한적한 도로를 달릴 때 서로의 몸을 더듬곤 하거든요. 그러다 카섹스로 이어지죠(웃음). 일산에 살 때는 아이들을 재워놓고 종종 바람이나 쐬자며 자유로를 달렸어요. 자유로는 한밤중엔 차가 별로 없어서 드라이브를 하기에 알맞은 장소니까요. 일산신도시를 벗어나면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는 5m 넓이의 잔디밭이 있어요. 그곳이 카섹스를 하기엔 그만인 장소죠.
이 저도 카섹스를 여러 번 해봤어요. 흔히 ‘카섹스’ 하면 한강 둔치가 가장 먼저 떠오르잖아요. 유명 연예인들의 카섹스 소문이 많은 곳이니까요. 그런데 전 거긴 싫더라고요. 사람들도 많고 차들도 다닥다닥 붙어서 주차돼 있어서요. 제 경험으로는 북악스카이웨이와 남산길이 좋은 것 같아요. 자유로보다 훨씬 운치도 있고. 특히 비 오는 날 남산은 참 좋아요. 자욱한 안개가 분위기를 ‘업’시켜 주거든요.
김 카섹스는 차 크기에 상관없이 할 수 있어요. 앞좌석보다는 뒷좌석이 외부에 노출될 위험이 적어 더 편하고요. 저는 남편이 앉아 있고 제가 그 위에 올라가는 체위를 자주 하죠. 그렇게 하면 제 가슴이 남편의 입술에 닿기 때문에 애무하는 데 불편하지도 않고, 쉽게 흥분할 수 있어 좋아요.
이 우리 부부는 주로 누워서 해요. 7인승 레저용 차량이라서 중간좌석을 뒷좌석 쪽으로 젖히면 넓거든요. 2년 전 그 차를 구입할 때 남편이 “카섹스를 하기 위해 산다”고 하더니, 농담이 아니었어요.
김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한두 번씩은 카섹스를 해본 경험이 있더라고요. 이젠 카섹스를 한다고 해서 별난 부부는 아닌 것 같아요.
이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다음부터는 쉬워요. 전 재작년 결혼한 지 7년만에 시부모님과 살림을 합쳤어요. 어른들과 같이 사는데 가장 불편한 게 성생활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섹스를 할 때 긴장하게 되니까 몸이 경직되고, 소리도 신경이 쓰여서 손으로 입을 가리게 되고….
김 어른들과 살면 그 점이 가장 힘들 것 같아요.
모텔에서 섹스할 때 자유로움 느껴
이 하루는 남편이 “잠깐 드라이브나 하자”고 하더라고요. 한참을 달리다 남편이 차를 세우더니 ‘모텔’ 간판을 가리키며 들어가자고 하더군요. 처음엔 모텔은 불륜커플들이 가는 곳이란 선입견이 있어서 머뭇거렸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집에서 할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우선 남편과 함께 샤워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집에서는 어른들이나 아이들 눈 때문에 각자 씻잖아요. 그런데 모텔에선 같이 샤워를 하니까 마치 신혼 초로 돌아간 것 같더라고요. 정말 얼마 만에 같이 하는 샤워였는지 몰라요.
김 전 몇 달 전 대낮에 집 근처 모텔에 간 적이 있어요. 일요일 오후에 부부 싸움을 하고 화가 나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남편이 제 몸을 만지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부부는 싸운 후 보통 화해의 수단으로 섹스를 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날은 섹스를 할 여건이 안 됐어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친구를 데리고 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거든요. 안되겠다 싶었던지 남편이 동네 모텔을 가자고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모텔에 들어갔는데, 텔레비전을 켜는 순간 적나라한 성행위 장면이 나오는 거예요. 민망하다 싶으면서도 몸이 확 달아오르면서 흥분되더라고요.
이 샤워할 시간도 없었겠네요(웃음).
김 급한 대로 손만 씻고 했어요(웃음). 남편이 ‘우리도 저렇게 해볼까?’ 해서 화면 속 남녀가 하는 체위를 따라 해보기도 했어요. 모텔에서 하니까 좋은 점이 마음껏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집에서는 아이들 때문에 신경이 쓰였거든요.
이 맞아요. 섹스라는 게 상대방이 흥분한 모습을 보면 더 달아오르게 돼 있잖아요. 저희 부부는 어른들과 생활한 후부터 두어 달에 한 번 정도 모텔을 이용해요. 저는 다른 부부에게도 가끔씩 카섹스를 하거나 모텔을 이용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섹스를 할 때 가끔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김 ‘섹스가 최고의 운동’이라고도 하잖아요.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부부 사랑도 돈독해지니 섹스에 더 신경쓰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