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별 대사관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대사관과 영사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나의 위치를 광고하는 SNS, 어디까지 허용할까
먼저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아시아 여행자’ 특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인을 포함한 중국 등 아시아계 여행자 대부분은 명품 브랜드 가방과 액세서리, 고가의 스마트폰을 몸에 두르고 사진 찍기를 즐긴다. 헌터 리는 “한국인 여행객들은 스타일이 좋고 세련됐다. 하지만 범죄자들의 눈에는 돈 많은 걸어 다니는 목표물, 즉 워킹 타깃(walking target)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여행지에서 예쁜 카페, 풀 빌라, 쇼핑 인증 사진을 남기는 건 요즘 여행의 일부가 됐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공개한다는 점이다. SNS 자체를 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다만 공개 계정으로 스토리, 라이브, 위치 태그까지 실시간으로 올리는 건 위험을 높이는 행동이 될 수 있다. 헌터 리는 “여행 중에는 찍기만 하고, 사진이나 영상 업로드는 여행에서 돌아온 뒤 한국에서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추억은 남기되 ‘실시간 위치 공유’라는 요소만 빼도 위험의 확률은 줄어든다.
국가별 범죄 유형 미리 숙지하고 떠나야
범죄나 사고는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헌터 리가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플랜’이다. 그가 제안한 해외여행 전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첫째, 대사관과 영사관 위치 및 연락처를 미리 확인할 것. 여행국의 수도에 한국 대사관이 있는지, 여행하는 도시와 가장 가까운 한국 영사관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검색해두는 것은 기본이다. 주소와 전화번호를 스마트폰 캡처나 잠금화면으로 저장해두고, 수첩에 따로 메모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여행 일정과 숙소 정보를 한국에 있는 ‘제3자’와 공유할 것. 동행자가 아닌,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며칠 동안 어떤 호텔에 누구와 머무는지 등을 미리 알려주는 게 좋다. 사고가 발생해 한국에서 수사 협조 요청을 할 때 중요한 단서가 된다.
셋째, 해당 국가에서 흔히 일어나는 범죄 유형을 사전에 공부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 대상 소매치기를 비롯해 택시 안에서 일어나는 갈취나 협박, 술집에서의 바가지 청구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여행지에 입국하면 대사관에서 범죄 예방을 위한 안전 문자를 각 여행자에게 발송한다. 최소한 이 문자만 숙지해도 범죄를 조심할 수는 있다.
억울한 피해를 당했다고 섣불리 SNS 등을 통해 공론화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누군가의 공감이 아닌 팩트 수집.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와 주변에 목격자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카드 사용 내역을 포함해 CCTV 영상이나 사진 등 증거가 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정리해야 한다. 헌터 리는 “어느 나라든 공식적으로 공문이 접수돼야 수사나 조사가 이뤄진다”며 “SNS에 분노를 쏟아내기 전, 최소한 현지 경찰과 공관에 공식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너무 친절한 사람은 한 번쯤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베푸는 친절은 때로는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 헌터 리는 “여행 자체를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좋은 기억으로 돌아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숙제를 하라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떠나기 전 몇 번의 검색과 메모, 한두 통의 전화, 그리고 대사관 연락처를 캡처해두는 작은 준비만으로도 위험의 확률은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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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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