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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예년보다 무전공 선발 커트라인 올라갈 것” 고규현 입시 컨설턴트의 2025 정시 전략

조지윤 기자

2024. 11. 22

의대 증원, 수능 선택과목 제한 완화, 무전공 선발 확대, 상위권 대학의 다군 모집 신설 등 유달리 변수가 많은 2025학년도 입시. 13년 차 대치동 입시 컨설턴트인 고규현 대표는 “변화하는 입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규현 윤앤고 입시컨설팅 대표

고규현 윤앤고 입시컨설팅 대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매년 입시철마다 ‘역대급’이라며 떠들썩하지만 이번 2025학년도 입시만큼은 그야말로 역대급 기록이 즐비하다. 우선 의대 증원으로 인해 N수생(고등학교를 졸업한 수험생)이 전체 수능 응시자의 31%(16만1784명)로 2004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다. 이 중 대다수는 의대 진학을 목표로 뛰어든 최상위권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수능의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 뿐만 아니라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확대, 킬러 문항 배제, 수능 선택과목 제한 완화 등 다각적인 변화가 있다. 입시 결과가 예년과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 때문에 섣부른 추측도 어려운 상황.
올해 수능을 일주일 앞둔 지난 11월 7일 고규현 윤앤고 입시컨설팅 대표를 만났다. 13년 차 대치동 입시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입시 환경을 마주해온 그는 “결국 정시 전형에 임하는 기본 원칙과 마인드셋은 유구하다”고 말한다. 크고 작은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자신의 점수대를 파악하고 해당 점수대로 갈 수 있는 대학 라인과 올해 지원자들의 경향성을 분석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시 전형은 결국 수능 성적이라는 수치화된 데이터를 토대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벌어지기에 운에 기대기보다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와 함께 매해 입시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정시 전형의 기본 대비책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입결과 모의지원 모두 고려해야

2025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살펴야 할 주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크게 4가지를 짚고 가야 합니다. 우선 자연계열 최상위권이라면 모두 관심 있게 보는 의대 증원 이슈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작년부터 시작해 올해 본격화된 자연계열 수학·탐구 영역 필수 응시 과목 제한 폐지 문제도 살펴야 합니다. 무전공 선발 확대 이슈도 올해 정시 입결 변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기대감은 높지만 막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위권 대학의 다군 모집 신설 정도가 주요 포인트입니다.

다군 모집 신설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고요.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 많은 대학이 다군 모집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가군, 나군에 비해선 모집 인원이 극소수입니다. 작년에도 성균관대, 중앙대, 외대 등 일부 대학 일부 학과에서 다군 선발을 했지만 큰 의미가 없을 정도의 소수 인원이었습니다. 상위권에게는 결국 가군, 나군 2개의 카드만 있었죠. 게다가 올해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는 무전공제만 다군으로 모집합니다. 입결 하락 방지를 위한 대비책이죠. 다군에서 나타나는 추가 합격(추합)의 흐름은 상위권보다는 중위권을 대상으로 효과적일 것입니다.

추합의 흐름이란 무엇인가요.
정시 전형에서는 가군, 나군, 다군 각 1장씩 쓸 수 있는데 2곳 이상 붙으면 하나만 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생긴 공석에 다음 예비 순위자들이 합격하는 구조입니다. 이때 희망하는 학교와 전공에 추합이 예년 대비 얼마나 돌지, 돈다면 몇 배수로 도는지에 따라 입결 양상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같은 흐름을 예측하는 것이 정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기존에는 다군 대학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가군, 나군만 고려했습니다. 이제는 다군까지 폭넓게 고민해야 하는 만큼 추합의 흐름이 다채로워진 거죠.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왜 서울대는 나군에서만 선발할까요? 왜 연세대와 고려대는 가군 위주로 선발할까요? 대학들은 군을 구성할 때부터 추합의 흐름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기존 다군에는 가군, 나군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대학이 적게 분포한 만큼 가군, 나군 대학에 합격해 빠지는 학생도 많았죠. 그런데 이제 모집이 확대되면서 그 흐름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요. 예컨대 다군에서 원래 중대를 쓸 학생이 성대로 넘어가고, 성대를 쓸 학생이 고대로 넘어갈 수 있죠. 이때 생기는 공석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채우느냐가 핵심입니다. 합격자가 빠지면서 어디까지 추합을 할 수 있을지를 봐야 하죠.

이 같은 흐름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기본적으로 기존 입결과 모의지원 2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기존 입결은 교내 상담 프로그램이나 대학 공개 자료를 보면 대부분 알 수 있고, 모의지원은 원서 접수 업체 및 입시 전문 업체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수험생이 기존 입결로만 판단하거나 모의지원으로만 승부수를 띄웁니다. 그런데 기존 입결로는 충분히 합격권인데 올해 유달리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을 수도 있고, 모의지원으로는 적정인데 기존 입결 기준으로는 미달일 수도 있습니다. 양쪽을 고려해서 원서를 써야 합니다.

모의지원 시스템, 믿어도 되나요.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정확합니다. 메디컬 라인부터 30위권 수준의 대학까지는 모의지원 결과가 실제 결과와도 유사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다만 하위권 대학은 모의지원 결과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습니다. 모의 지원자 자체가 적기도 하고, 상위권 대학은 점수대별 라인이 공고하지만 하위권은 매해 입시마다 전혀 다른 패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천하는 모의지원 사이트가 있나요.
말해도 되나요(웃음). 모의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찐’ 모의 지원자 수입니다. 허수를 제외하고 실제로 입시에서 해당 대학에 지원할 학생들을 엄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형 입시 업체들도 뛰어들었지만, 현재까지는 J사가 타사 데이터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을 만큼 압도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으로 올해 의대 입시가 확실히 더 쉬워졌나요.
수시는 정말 수월해진 대학들이 있어서 말도 못 하는 결과가 나올 거예요. 그런데 정시는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메디컬 라인을 쓸 수 있는 수준의 수능 성적을 가진 수험생 숫자가 수시에서 메디컬 라인을 쓸 수 있는 내신을 가진 학생 풀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죠. 의대 증원 이슈는 대학별로 너무 제각각입니다. 지역인재를 신설하면서 오히려 정시 인원을 줄인 학교도 있는 등 학교마다 편차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하나 뜯어보기보다는 구조적으로 봐야 하고, 연동되는 학교를 봐야 합니다. 확실한 카드를 쓰고, 기존 입결로는 안 되는 라인을 어디까지 고려할 수 있을지를 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적정, 소신 라인에서 가능성 최대한 올려야

의대 증원이 자연계열 정시 전형 전반에 미칠 영향이 궁금합니다.
사실 의대 입시보다도 의대 제외 메디컬 라인과 최상위권 이공계 입시에 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정시에서 중요한 것은 각 군끼리의 연동에 따른 추합 흐름입니다. 이 관점에서 올해 주목할 만한 라인이 있다면 증원된 비수도권 의대와 연동되는 최상위권 치한약수입니다. 가군으로 빠지게 되는 나군과 다군의 의대는 어디일지, 또 해당 의대로 추합이 될 가·나·다군의 상위권 치한약수는 어디일지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여기에 연계되는 최상위권 공대 라인까지도 영향을 받는 경향을 보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각 대학별 라인마다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우주 펑크’가 날 가능성은 적습니다. 10위권 이상 대학 라인에서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메디컬 라인 지원자와 이공계 지원자는 완전히 다른 풀이지 않나요.
의대는 당연히 다릅니다. 스카이 공대를 지원하는데 의대를 같이 쓰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다만 겹치는 구역은 있습니다. 비수도권 의대를 쓰는 학생들은 상위권 치한약수 라인을 같이 쓰고, 하위권 치한약수 라인에 지원하는 학생은 스카이 공대를 같이 쓰는 식으로 하방을 채워나가는 것이죠.

올해 대폭 확대되는 무전공 선발, 커트라인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내부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권 대학의 경우 유형 1(무전공 선발 후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은 전체 모집단 가운데 상위 20% 수준 학과 라인에서 결정되고, 유형 2(계열 또는 단과대학 내에서 전공을 고르거나 학과별 정원의 150% 내에서 선택권을 부여하는 광역 모집)는 해당 계열의 상위 3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대학은 수백 명 단위를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예년 무전공 합격선보다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수능 응시 계열 제한 폐지로 일명 ‘사탐런’ 하는 자연계열 수험생도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과탐은 밸런스가 잡힌 과목입니다. 출제위원들이 문제 난이도를 미리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사탐은 쉽게 냈다고 생각했는데 학생들이 우수수 틀리는 경우, 또 그 반대의 사례도 허다합니다. 즉, 과탐은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면 사탐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운에 기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요. 과탐만 2과목 응시하는 수험생이 불리하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탐구는 변환표준점수가 나온 다음 판단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시험 난이도에 따라서 대학이 유불리는 보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과탐 응시자가 무조건 불리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요. 오히려 최상위권 성적을 받고 싶고, 탐구에 공들일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과탐을 응시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원서를 쓸 때 ‘적정-소신-상향’ 조합은 여전히 유효한가요.
우선 ‘적정’ ‘소신’ ‘상향’을 정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제 기준에서 적정은 최초합 마지막 라인이나 추합 초반권입니다. 소신은 추합 중반권, 상향은 그 뒤를 말합니다. 3수 이상이라면 최소 1장은 적정보다도 확실하게 붙을 수 있는 ‘안정’ 카드를 씁니다. 재학생은 대체로 적정, 소신, 상향을 각 1장씩 씁니다. 이때 상향을 어떻게 지를지를 많이들 고민합니다. 하지만 정시 원서를 잘 쓰는 법은 적정과 소신 카드 중 가장 상위권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방법 부탁드립니다.
상향에만 눈독 들이고 나머지 카드 2장은 아무렇게나 쓰는 학생이 꽤 많아요. 하지만 펑크가 날 것을 기대하고 상향을 쓰기보다는 확실히 붙을 수 있는 두 카드를 현명하게 활용해야 해요. 우선 적정과 소신이 과연 ‘진짜’ 적정, 소신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모의지원 합격률을 볼 때 적정은 최소 80% 이상, 소신은 50% 이상이 나오는지 살펴야 합니다. 그다음 자신의 점수대로 쓸 수 있는 라인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학교와 학과는 무슨 군에 있는지, 비슷한 점수대 학생은 어느 라인에 지원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정시모집 요강, 꼼꼼히 모두 살펴야 할까요.
많게는 100쪽에 달하는 대학별 입시 요강을 모두 읽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 모든 내용을 알 필요도 없습니다. 희망하는 대학 입시에 관해 습득한 정보가 있다면 크로스 체크용으로만 활용하면 됩니다. 물론 수능 반영 비율, 정시모집 인원, 가산점 유무 등 정시를 준비할 때 알아야 하는 필수적인 사항들이 있습니다. 이는 모집 요강 내 주요 변화 사항과 세부 전형별 안내 파트만 확인해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우선은 마음 편안히 쉬는 것이 먼저입니다. 수능 성적이 나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원서를 준비하면 됩니다. 올해 입시에 변수가 많아서 결과가 예년과 다르게 나올 것이라고 많이들 예측합니다. 하지만 정시 전형에 임하는 기본적인 원칙은 같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길 바랍니다.




#2025수능 #정시전형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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