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섰다.
3월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리는 첫 내한 공연 티케팅 열기는 엄청났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1월 23일 사전 예매를 시작해 다음 날 일반 예매를 오픈했는데, 사전 예매 창구를 연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플미’(프리미엄) 티켓 판매 글들이 SNS와 온라인 중고 거래 장터에 올라왔다. 이에 표를 구하지 못한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왜 일본은 이틀간 공연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 하느냐” “고척 돔 정도면 모를까 너무 작은 곳에서 공연한다”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꽃미남 외모와 중저음 목소리의 반전 매력
해리 스타일스는 2018년 6월 미국 달라스에서 열린 투어 첫 공연에서 알렉산더 맥퀸의 핑크 수트를 입었다.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원 디렉션에서도 해리 스타일스는 가장 팬이 많았던 멤버다. 1970~80년대 록발라드풍 음악들로 채운 첫 솔로 앨범 ‘Harry Styles(해리 스타일스)’는 2017년 55개 국가에서 앨범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앨범 발매 한 달 전 선공개한 ‘Sign of the times(사인 오브 더 타임즈)’는 전 세계 84개국 아이튠즈 1위를 기록하며 국내 한 스마트폰 TV 광고 음악으로도 사용됐다. 예정된 수순처럼 보이는 성공적인 홀로서기였지만 해리 스타일스는 ‘롤링스톤 선정 역대 최고 명반 500’에 속하는 영예를 안은 2집을 통해 그저 ‘아이돌발’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심지어 2019년 발표한 2집 수록 싱글 곡 ‘Watermelon Sugar(워터멜론 슈거)’는 이듬해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면서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노래로 2021년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및 브릿 어워드 ‘올해의 노래’ 부문 트로피를 안았다.
해리 스타일스 아시아 투어 콘서트 포스터.
내용 면에서도 놀랍다.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 노라 존스를 듣고 자란 해리 스타일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레트로 무드를 이어가되 기존의 록 스타일과는 또 다른 신나는 신스 팝을 들고 왔다. 다양한 곡을 소화할 수 있는 뮤지션으로 거듭나고 있는 해리 스타일스에게 음악 전문 잡지 ‘롤링스톤’ 영국판은 그간 암묵적으로 마이클 잭슨에게만 통용됐던 ‘팝의 황제’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새로운 팝의 황제(New King of Pop)’라는 평가에 이후 SNS에서 해리 스타일스와 마이클 잭슨을 비교하는 팬들 간의 논쟁이 일기도 했다.
물론 해리 스타일스에게 ‘팝의 황제’라는 수식어가 이르다는 시선도 일리는 있다. 해리 스타일스는 데뷔 13년 차이긴 하나 이제 겨우 29세다. 진짜 팝의 황제가 되려면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지금은 음악에 푹 빠져 있어 보인다. 지난해 6월 미국 잡지 ‘베터 홈스 앤드 가든스’의 표지를 장식한 해리 스타일스가 한 말을 보면 말이다.
“3집 앨범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해도 제 인생이 끝난 것 같지 않아요. 저는 그저 옳고, 재밌으며, 곡 만드는 과정 자체를 오랫동안 자랑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
‘팝의 황제’는 이른 수식어일지 몰라도 해리 스타일스가 현재 핫한 아이콘임에 반기를 들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 영화 ‘걱정 말아요 그대’ ‘마이 폴리스맨’ 등을 거치며 배우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남성 최초로 패션 매거진 ‘보그’의 표지 모델로 서는 등 패션계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젠더 뉴트럴의 선두 주자로서 시스루 블라우스와 스커트, 진주 목걸이 등을 소화해내는 것은 물론, 2011년 뷰티 브랜드 ‘플리징’을 론칭해 네일 제품을 첫 타자로 내세울 만큼 네일 케어에도 진심이다.
치마 입은 해리 스타일스가 멋진 이유
해리 스타일스는 미국 보그 127년 역사상 처음으로 남성 표지 모델(2020년 12월)이됐다(왼쪽). 2019년 멧 갈라 행사에 참석한 해리 스타일스.
다만 시대를 앞서나가 주류사회의 공격을 받았던 데이비드 보위처럼, 해리 스타일스에겐 ‘퀴어베이팅(queerbaiting)’ 의혹이 따라다닌다. 성적 지향을 애매모호하게 표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한 이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다. 지난해 퀴어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에 대해 해리 스타일스는 최근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성정체성을 규정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성적 지향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구식”이라고 꼬집었다. 평소 팬들을 살갑게 대하기로 유명하지만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서만큼은 일절 오픈하지 않는 그다운 대답이다. 이는 심리치료를 받으며 배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해리 스타일스는 10대 시절 테일러 스위프트와의 짧은 만남부터 영화 ‘걱정 말아요 그대’를 촬영하며 만난 올리비아 와일드 감독과의 최근 이별까지 자의든 타의든 대중에게 노출됐다. 알려진 정보에 거짓이 있더라도 수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후 비로소 자유로워졌다는 해리 스타일스. 그리고 그 자유로움은 그의 패션과 음악 곳곳에서 묻어난다. 해리 스타일스가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30세 이하 유명인 1위로 살면서도 개구쟁이처럼 무대를 뛰어다닐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해리스타일스 #asitwas #팝의황제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소니뮤직
사진출처 원디렉션·코첼라·해리스타일스 SNS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