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고로 뷰티는 이성을 넘어 감성까지 충족시켜야 하는 영역이다. 테크니컬한 기능도 중요하지만 감각까지 만족시켜야 진정한 뷰티 과정이 완성되기 때문. 제품의 포뮬러와 향기, 피부에 닿는 순간의 감촉 등 일상의 고단함을 힐링시키는 ‘센서리 뷰티(sensory beauty)’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특히 탱글탱글한 젤리 포뮬러나 폭신한 무스 포뮬러가 피부를 감싸며 즉각적으로 얼굴을 글로시하게 연출하는 장면은 SNS에서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센서리 뷰티에 대한 대중의 호응을 방증하고 있다. 2026년에는 젤리 미스트, 버블 세럼, 모찌 클렌저, 우유 크림 마스크 등 위트 있는 텍스처와 즉각적인 변화를 강조한 뷰티 아이템이 더욱 주목받을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K-뷰티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이다. 시장조사업체 ‘NIQ(닐슨아이큐)’ 보고서에 의하면 2025년 미국 K-뷰티 매출은 20억 달러(약 2조9252억 원)를 넘나들며 전년 대비 37% 이상 증가했다. 미국 주요 뷰티 체인인 울타뷰티, 세포라는 미국 내 인지도 있는 메디큐브와 티르티르, 조선미녀, 토리든 등을 입점시키며 K-뷰티의 라인업을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늘렸다. 코스트코나 로스, 티제이맥스 등 미국의 대표적인 창고형 할인 매장에서도 코리안 뷰티 아이템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6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올리브영 미국 1호점이 오픈하며 북미 시장에서의 K-뷰티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제 단순히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닌 일종의 스타일로서 K-뷰티가 소비될 것. K-뷰티 스타일, K-라이프스타일로 세계관이 확대될 코리안 뷰티의 활약이 기대된다.

고효능의 스킨케어와 디바이스 등 홈 케어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뷰티다. 2025년 ‘기능성 패치’와 ‘침투형 스킨케어’가 크게 흥행한 것. 클리닉에서 주사를 통해 스킨케어 성분을 피부 속 깊숙이 주입했던 스킨부스터처럼 히알루론산과 콜라겐 등의 성분을 용해성 마이크로 니들로 만들어 화장품에 담았다. 이러한 마이크로 니들은 피부 각질층을 뚫고 들어가 피부 속 깊숙이 유효성분을 전달해 눈에 띄는 효과를 준다. 특히 코스메슈티컬 분야의 선두에 있는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은 ‘침투형 스킨케어’라는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를 자리매김하게 만든 아이템으로 통한다. 따가움과 효능 정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어 맞춤형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브리티시엠 말차 샴푸.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웰니스 무드 덕에 새롭고 힙한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말차코어(matcha-core)’의 인기가 뷰티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K-뷰티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한국적인 스킨케어 성분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고, 말차 성분의 뷰티 아이템이 트렌드의 파도에 편승한 것. 그린티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를 비롯해 제주산 녹차를 담은 앰풀, 말차 클렌징 제품, 말차 샴푸 등 다채로운 말차 뷰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을 억제하는 카테킨이 풍부한 말차는 피부에도 이로우니 올해엔 말차 뷰티의 감성과 효능을 마음껏 음미해보길.

피부 본연의 질감을 예쁘게 표현하는 ‘리얼리즘 베이스’가 대세로 떠오르며 2000년대 초 유행했던 비비크림이 귀환했다. 본래 피부 재생용 크림에서 출발한 비비크림은 얼굴의 붉은 기와 잡티를 자연스럽게 커버해 한 듯 안 한 듯한 피부를 연출, 리얼리즘 베이스에 제격으로 꼽힌다. 약 2억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래퍼 카디 비는 틱톡을 통해 미샤 BB크림을 인증해 주목받았고, 비디비치는 2025년 말 68% 세럼 베이스의 락토 PDRN 성분을 담은 비비크림을 출시했다. 비비크림은 파운데이션보다 밀도가 높아 피부 깊숙이 스며들지 않는 대신 피부 표면을 차분하게 정돈해 각질까지 케어하니 리얼리즘 베이스의 치트 키라 할 수 있다. 커버력 때문에 비비크림을 멀리했다면 소량의 파운데이션과 섞어 바르면 효과적이다.

본격적인 인공지능(AI) 뷰티 케어의 서막이 열리면서 개인 맞춤형 기술을 장착한 뷰티 디바이스와 뷰티 플랫폼이 확산할 전망이다. 일례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선보인 ‘스킨사이트(Skinsight™)’는 피부 노화의 원인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개인별 맞춤 솔루션을 제안하는 전자 피부 플랫폼이다. 피부에 부착하는 초박형 센서 패치를 통해 피부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자외선, 블루라이트, 온도, 수분 등의 노화 요인을 측정한 뒤 맞춤형 스킨케어 루틴과 제품을 제안한다. LG생활건강은 AI를 기반으로 한 피부 진단 프로그램과 효능, 성분 등을 종합해 ‘하이퍼 리쥬버네이팅 아이 패치’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약 6만 명의 피부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눈가 피부 상태를 분석해 음압 패치와 플렉시블 LED를 활용해 맞춤형 빛과 스킨케어 성분을 피부에 전달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이 밖에도 스킨케어부터 파운데이션, 리퀴드 립까지 하나의 기기에서 생산하는 코스맥스의 올인원 맞춤형 디바이스 ‘맥스페이스(maXpace™)’ 등 AI를 기반으로 한 하이뷰티 테크의 진화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픽셀라이프, 프티 뷰티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픽셀(pixel). 이 픽셀처럼 작고 짧게, 그리고 많은 경험을 쌓고 소비하는 형태인 ‘픽셀라이프’가 2026년 트렌드로 떠올랐다. 뷰티업계 역시 이런 분위기를 타고 그동안 사은품으로 받아 여행할 때나 사용했던 미니 사이즈의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다이소와 편의점이 있다. 2025년 다이소는 5000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는 뷰티 아이템을 소개하며 스킨케어를 1회용 파우치 형태로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GS25는 마녀공장 소용량 클렌징 시리즈를 선보였고, CU는 미니 사이즈의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했다. 1020세대 사이에서 화장품을 더 쉽게, 더 자주 구매하는 패턴이 자리 잡으며 이처럼 가성비를 앞세운 픽셀 뷰티 아이템의 인기는 2026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아우구스티누스바더더 엘릭시어.
2025년 뷰티 & 헬스 분야에서 저속 노화 키워드가 가득했다면 올해는 ‘장수’라는 뜻을 가진 ‘롱제비티(longevity)’를 주목해야 한다. 롱제비티란 노화의 징후를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아닌, 피부 회복력을 강화해 근본적으로 몸과 피부의 노화를 빠르게 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반적인 피부와 건강의 컨디션을 케어해 슬로 에이징보다 더 능동적으로 생체 나이를 늦춘다는 의미다. 얼마 전 화제를 모았던 ‘엑소좀’ 화장품은 이러한 롱제비티 스킨케어의 대표 격으로 통한다. 세포 간의 소통을 촉진해 피부 재생을 극대화하기 때문. 얼굴뿐만 아니라 보디, 두피, 헤어까지 롱제비티의 영향권 안에 있으니 2026년에는 몸과 피부의 장수에 대해 더욱 고민해보길.

헤어와 두피 케어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는 바로 ‘글라스 헤어(glass hair)’다. 이는 유리알처럼 반짝이고 매끈한 헤어를 일컫는 말로, SNS를 통해 물미역처럼 부드럽게 머릿결을 관리하는 방법이 크게 이슈 몰이 중이다. PDRN, 화이트 캐비아 등 스킨케어에 사용할 법한 진귀한 성분을 담은 샴푸와 헤어 에센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트리트먼트→샴푸→마스크로 이어지는 ‘샴푸 샌드위치’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샴푸 샌드위치란 모발 중간부터 끝까지 헤어 트리트먼트를 바른 뒤 가볍게 헹궈내고 샴푸를 전체적으로 한 다음 다시 한번 트리트먼트나 헤어 마스크로 모발을 케어하는 루틴이다. 머리카락을 한결 더 부드럽고 매끈하게 가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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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브리티시엠 아우구스티누스바더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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