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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늦어도 괜찮아… 어제보다 나아졌다는 성취감 쌓아주세요”

서울대맘 이춘희‧최주화 최상위권 입시 코칭

김명희 기자

2026. 01. 06

입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맘들로부터 최상위권 학생을 길러낸 교육 철학과 입시 전략 노하우를 들었다.

입시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춘희 씨(왼쪽)와 최주화 씨. 이 씨의 딸은 서울대 국문과를 나와 변호사로 활동 중이고, 최 씨의 아들은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다. 

입시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춘희 씨(왼쪽)와 최주화 씨. 이 씨의 딸은 서울대 국문과를 나와 변호사로 활동 중이고, 최 씨의 아들은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다. 



자녀를 서울대에 보낸 엄마들은 무엇이 다를까. 최근 출간된 ‘서울대 엄마들의 비밀 입시 토크’는 이 궁금증에 솔직하고 현실적인 답을 제시한다. 책을 집필한 3명의 엄마는 모두 입시 현장에서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온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 앞에서는 누구보다 깊은 불안과 고충,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런 과정 끝에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아이의 성향과 속도를 정확히 읽고 그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입시 전략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수시로 서울대 국문과에 합격해 로스쿨을 거쳐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인 딸을 둔 이춘희 씨는 입시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는 유튜브 채널 ‘입시 읽어주는 엄마’를 통해 실전형 입시 조언을 전한다. ‘갓반고(일반고 중 대입 실적이 뛰어난 학교)’를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뒤 현재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는 아들을 둔 최주화 씨는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으로, 상위권 학생을 오랫동안 지도해온 베테랑이다. 두 사람에게서 아이의 공부 재능을 발견한 순간부터 학원·학교 선택법, 멘털 관리, 그리고 최종 입시 전략까지, ‘서울대 엄마’들의 실제 경험담을 들었다.

 독서와 사고력에서 ‘영재적 모먼트’ 발견 

‘서울대 엄마’ 하면 드라마 ‘SKY 캐슬’에서처럼 사교육에 올인하는 부모를 떠올리곤 합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이춘희(이하 이) | 저도 드라마를 열심히 봤는데요. 과장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엄마들의 마음속에 경쟁 심리가 깔린 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드라마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서로를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죠. 최상위권 학부모들은 각자 확고한 로드맵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휘둘려 과도하게 경쟁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우리나라 입시의 경쟁성을 드라마가 극대화해 보여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주화(이하 최) | 드라마 속 엄마들은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야 한다는 입시 코디네이터에게 의존하지만, 제가 아는 한 현실에서 그런 존재는 없습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엄마이고, 동기부여와 소통, 학습과 진로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엄마로부터 시작되거든요.

두 분은 자녀의 ‘영재적 모먼트’를 어떻게 발견하고 키워줬나요. 

이 | 아이와 수다를 떨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사고력의 깊이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닌텐도를 사달라고 몇 달을 조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 관심 없어”라고 하더니 자신을 이솝 우화 ‘여우와 신 포도’ 속 여우에 빗대어 설명하는 거예요. 아이가 책의 내용을 자기 삶과 연결해 해석하는 능력이 상당하다는 걸 느꼈고, 제가 느낀 놀라움을 그대로 표현해주었습니다. 박장대소도 하고 박수도 치면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라고 진심으로 반응했어요. 그런 순간이 반복되면서 아이도 ‘생각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요. 제가 “넌 고등학교 가면 공부 잘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아이가 훗날 고등학교에 입학해 전교 1등을 하고 나서 “엄마는 내가 공부 잘할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라고 묻더라고요. 

최 |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군 소재지에 살았기 때문에 선행학습이나 영어 노출이 거의 없었어요. 대신 작은 교회의 독서교실에 다녔는데, 그곳 선생님이 “아이가 조금 특별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책을 읽고 개념을 이해하면 곧바로 다음 단계의 사고로 확장하더라는 겁니다. 아이의 재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싶어 철학 올림피아드 같은 대회에 나가보기도 했습니다. 별다른 학원 도움 없이 논리적 사고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크게 반응하거나 기대감을 내비치진 않았어요. “그 정도면 잘하고 있어” 하고 가볍게 격려하는 정도로 마무리해 아이가 스스로 계획하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했습니다. 

아이를 푸시하며 공부 스트레스를 주진 않은 거네요. 

이 | 서울대에 합격한 아이들을 보면 초중등 과정에서 공부로 인해 엄마에게 짜증이나 신경질을 낸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내내 학습지를 하면서 “학습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란 걸 받아들였죠. 대학에 가서 보니 친구들 대부분 같은 경험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아이가 주변에서 사교육에 시달리는 친구들을 보며 엄마에게 압박받지 않기를 바라는 심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엄마는 바빠서 너한테 신경 쓸 시간 없어”라는 태도를 취했어요. 제가 관심을 안 두니 오히려 아이가 주도적으로 하더라고요.

교육 과정 전체를 돌아볼 때 ‘정말 보내길 잘했다’고 느낀 학원이 있나요.

이 | 아이가 좋아하고 잘 맞았던 학원은 대부분 결과도 좋았어요. 영어는 초등학교부터 8년간 같은 학원을 다녔는데, 단어 외우기 대신 스토리북을 읽고 이해하는 방식이라 지루함이 없었어요. 그 덕에 초등학교 고학년 때 ‘해리 포터’ 원서를 읽었고, 중학생이 되자 미국 교과서 수준의 역사나 과학 텍스트도 자연스럽게 소화했죠. 수능에서도 큰 도움이 됐고요. 반대로 수학은 제가 조급하게 선행을 밀어붙이다 보니 아이가 상처를 받았어요. 상위권 중심 학원에서 점수가 안 나오면 혼나고, 결국 스스로 “나는 수학 못해”라고 단정 짓더라고요. 그래서 동네 작은 학원으로 옮겼는데, 그 원장님이 아이 자존감을 회복해줬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성적이 좋아지는 기미가 없어 걱정했지만, 고2 때부터 안정적인 1등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에서 꾸준히 공부한 게 실력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의대를 가려면 초등학교 때 미적분을 끝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최 | 저희는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1년 동안 외국에 나갔다 돌아오는 바람에 선행학습을 거의 못 했어요. 귀국 후 현행과 선행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평가에 예민해지지 말자’고 다짐하고 매 과정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두고 지켜보니 아이가 점점 수학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하더라고요. 남들은 10단계까지 가 있는데 우리 아이는 지금 7단계라면, ‘나는 7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이 짧았으니 10까지도 금방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식입니다. 얼마 전 가족 모임에서 사촌 동생들이 “형은 언제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라고 묻자, 아이가 “중학교 2학년 1학기부터”라고 말하더라고요. 실제로 그 시기에 마음을 먹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수학을 늦게 시작했지만, 목표는 ‘가장 높은 반’에 두었어요. 심화 문제를 경험해야 진정한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기본적인 것만 반복하는 학원은 의미가 없고,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을 갖추면 나머지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고 봤죠. 또 성적이 떨어졌을 땐 점수를 탓하기보다 단순 계산 실수인지 혹은 개념 이해 부족인지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 방법을 함께 이야기했어요. 아이가 수학적 재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경험의 순서’를 제대로 밟았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늦게 시작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비교가 아니라 ‘어제보다 나아졌다는 성취감’을 갖도록 하는 거예요.

유명 학원, 일타강사보다 아이와 잘 맞는 학원 선택 

유명 학원이나 일타강사 수업이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최 | 유명 강사 수업은 장단점이 있어요.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스스로 캐치해가며 보완할 수 있는 아이에게는 유명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대치동 일타강사 수업은 수백 명이 몰리는데, 그 안에는 기본기가 안 된 채 ‘다들 가니까’ 트렌드처럼 따라가는 아이들이 정말 많거든요. 실제로 어떤 고3 학생에게 “그 선생님 수업, 이해는 되니?”라고 물으면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기초가 안 된 상태에서 대형 강의만 따라간다면, 수업을 ‘듣긴 했지만 배우진 못한’ 상태가 되기 쉬운 거죠.

이 | 제가 앞서 실패했다는 상위권 중심 학원이 분당에서 유명한 수학 학원이었어요. 워낙 실력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 ‘여기에 맡기면 되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그 선생님이 저희 아이 레벨 테스트를 해보더니 “기본이 너무 안 돼 있다”고, 심지어 “연필 잡는 것부터 다시 해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에게는 오히려 더 큰 상처였어요. 기본기가 탄탄하고 ‘이 부분만 채우면 된다’는 게 명확한 아이는 유명 강사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초가 약한 아이에게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요. 학원이나 강사의 인기보다 아이의 현재 상태와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어떤 기준으로 학교를 선택해야 할까요.

이 | 엄마들이 “우리 아이에게 어떤 학교가 유리할까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하시는데, 사실 학교에 대한 정보나 유불리는 이미 다 공개돼 있어요. 정작 부모님들이 잘 보지 못하는 건, ‘내 아이는 어떤가’ 하는 부분이에요. 중학교에서 내신이 거의 만점에 가까운 아이들은 30% 정도 돼요. 그런 만큼 최상위 구간의 편차는 생각보다 큽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그 성적만 보고 ‘이 정도 실력이면 자사고 가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세요. 문제는 고등학교는 평가 방식과 경쟁 구도가 중학교와 전혀 다르고, 아이가 어떤 위치에 놓이는지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저는 학교의 브랜드보다 그 환경에서 아이가 빛날 수 있는지, 성향상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 아이만 해도 중학교 상위권이었고, 친구 따라 특목고를 준비한 적이 있어요. 당시 제가 “그 친구를 이겨보고 싶지 않니?”라고 물으니, 아이가 “엄마 걔는 100만 명을 먹여 살릴 인재야. 내가 왜 이기려고 해? 친구 하면 되지”라고 하더라고요. 경쟁 환경에서 더 자극을 받는 아이들도 있는데 우리 딸은 그런 성향이 아니라고 판단해 일반고를 권했고, 아이도 그걸 받아들였죠. 결국 잘한 선택이었어요.  

내신이나 수능 같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멘털 관리에는 어떻게 도움을 주셨나요.

이 | 저희 아이는 6월·9월 모의고사에서 만점을 받을 만큼 안정적이었는데, 정작 수능에서는 그만큼 못 봤어요. ‘수능’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너무 커서, 아이 스스로도 의식을 많이 하더라고요. 평소 모의고사는 준비하는 시험이 아니잖아요. 그냥 실력대로 보면 돼요. ‘D 마이너스 며칠’ ‘잘 봐야지’ ‘파이팅’ 같은 응원의 말들은 오히려 부담을 주고 아이를 흔들게 되더라고요. 가장 중요한 멘털 관리는 수능을 특별한 날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에 자녀 수능을 앞둔 엄마가 있으면 연락도 하지 말고, 아는 척도 하지 않는 게 도와주는 겁니다(웃음). 

최 | 저는 일상 속 작은 리듬을 만들어줬어요.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온 날엔 ‘아침에 물 마시고 간 게 좋았나 봐’ 같은 가벼운 말로 부담을 덜어줬죠. 또 시험 기간 부모와 작은 다툼이 생기면 바로 풀어줬어요. 감정이 오래가면 아이가 스스로 핑곗거리를 만들기 때문이에요.

진로 선택과 정시 지원 등 입시 전략에 대해 조언하신다면요.

이 | 정시는 철저한 데이터 싸움입니다. 때문에 정시 원서 전략만큼은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는 것도 고려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반면 수시는 1학년 때부터 준비해야 하는 장기전이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부모가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요즘은 모든 입시 정보가 공개돼 있고, 대학별 전형 결과와 자료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저는 아이가 고1 때부터 ‘갈 수 있는 대학 리스트’와 ‘가고 싶은 대학 리스트’를 최소 10개 정도를 함께 만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자연계는 카이스트 등 특수 대학까지 더하면 더 늘어날 수 있죠. 이 리스트를 토대로 매년 한 번씩 ‘현재 나의 내신으로 가능한가?’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어느 정도인가?’ ‘전형 방식은 무엇인가?’를 시뮬레이션해보면, 아이도 스스로 목표치를 더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어요. 아이의 진로가 바뀌거나 내신과 맞지 않는 경우엔 논술을 준비할지 등 전략을 수정할 수 있고요.

최 | 저희 집에는 작은 메모판이 있는데 거기에 늘 ‘힘든 일과 쉬운 일이 있을 때는 힘든 일을 먼저 해라’ ‘시간과 돈을 아껴라’ 같은 메시지를 붙여두었어요. 아이에게도 ‘하고 싶은 공부’와 ‘가고 싶은 대학’ 리스트를 적어두게 했습니다. 또 대학에서 진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설명회가 많기 때문에, 캠퍼스 투어를 다니면서 실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아울러 좋은 칼럼이 있으면 건네주기도 하고, 아빠도 좋은 글을 코팅해서 아이 책상에 올려두곤 했어요. 아이가 겉으론 무심히 흘려보내는 것 같았지만 ‘내가 왜 공부하고 있는지’ ‘어떤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지’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해요. 목표가 명확해지면 공부에 대한 태도나 집중력도 달라지기 때문에, 방향을 제시하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치동 #사교육 #수능 #서울대 #여성동아

사진 이샹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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