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과 현재를 오가는 로맨스물
ENA ‘낮에 뜨는 달’
누적 조회수 7억에 달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ENA ‘낮에 뜨는 달’은 힘 있는 스토리가 강점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살해당한 뒤 시간이 멈춰버린 남자와 전생의 기억을 잃고 한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여자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사랑을 다룬다. 환생을 소재로 하는 만큼 주연 김영대와 표예진 모두 1인 2역을 선보인다. 김영대는 한국 톱스타지만 사고 후 신라 엘리트 귀족 도하의 영혼에 빙의된 한준오 역을 맡았다. 표예진은 톱스타 한준오와 공익 광고를 촬영하다 차량 추락 사고가 나자 그를 구하고 경호원까지 맡게 된 소방관 강영화와 홀로 살아남은 대가야 귀족 한리타 역을 오간다. ‘프로듀사’ ‘그들이 사는 세상’ ‘풀하우스’ 등 세련된 감성과 아기자기한 내러티브에 강한 표민수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퓨전사극은 어떻게 요리할지 궁금하다.어디서 언제 ENA 매주 수·목요일 오후 9시, 11월 1일 첫 방송.
시청 포인트 로맨스물의 흡입력은 아름다운 영상미에서 나온다. 라이징 스타에서 주연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김영대와 표예진의 투 숏이 제법 신선하다. 게다가 배경이 되는 장소도 하나같이 멋지다. 한국관광공사가 드라마 IP를 활용한 360° VR 콘텐츠로 제작해 국내 관광지를 해외에 소개할 예정이라 고르고 고른 곳들이기 때문. 제작된 VR 콘텐츠는 내년부터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국내외 박람회, 하이커 그라운드 등에서 체험할 수 있다.
조선판 ‘러브 액츄얼리’
KBS ‘혼례대첩’
10월 30일부터 시작한 ‘혼례대첩’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믹 멜로 사극이다. 캐릭터 설정부터 골 때린다. 원칙주의자 유교 보이인 청상부마 심정우(로운)와 청상과부이자 중매의 신인 정순덕(조이현)이 힘을 모아 조선시대 노처녀·노총각인 원녀와 광부를 이어주기 위해 중매 작전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퇴마극과 휴머니즘의 신선한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준 드라마 ‘대박부동산’의 하수진 작가와 드라마 ‘출사표’ ‘저스티스’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황승기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남녀칠세부동석’의 조선시대 남녀 관계와 사랑을 유쾌하게 풀었던 올 초 방영드라마 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라면 비슷한 결인 ‘혼례대첩’도 입맛에 맞을 것이다.어디서 언제 KBS 월·화요일 오후 9시 45분.
시청 포인트 ‘혼례대첩’은 2년 전 이맘때 사극 ‘연모’로 시청자들에게 배우로서 눈도장을 찍은 로운이 그룹 SF9(에스에프나인)을 탈퇴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로운은 최연소 장원급제를 할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가졌지만 혼례 중 세상을 떠난 공주로 인해 출사 길도, 혼사 길도 막혀버린 비운의 인물을 맡아 ‘조선 최고 울분남’으로 변신한다.
사극 제왕 최수종의 귀환
KBS ‘고려 거란 전쟁’
정통 사극인 대하드라마는 그동안 막대한 제작비와 매체 환경 변화로 퓨전사극에게 자리를 내주고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다. ‘고려 거란 전쟁’은 신생국 고려와 당대 최강국으로 불린 거란의 26년간의 전쟁을 32부작에 걸쳐 담았다.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이 주인공이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부분은 캐스팅이다. ‘대조영’ ‘해신’ ‘태조 왕건’ ‘대왕의 꿈’ 등 KBS 대하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수종이 10년 만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제작 비하인드’ 영상에서 최수종은 “강감찬 장군은 무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시놉시스와 강감찬 장군에 대한 또 다른 글들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새 면모를 이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어디서 언제 KBS 매주 토·일요일 오후 9시 25분, 11월 11일 첫 방송.
시청 포인트 ‘고려 거란 전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년 방송·OTT 콘텐츠 제작 지원’ 대상 94편 중 ‘신한류 프리미엄 부문’으로 선정됐다. 덕분에 XR(확장현실) 스튜디오와 딥페이크 기술을 적극 도입해 엉성한 대규모 전투 신, 촬영장 돌려막기 같은 한국 사극 드라마가 지닌 한계를 극복할 예정.
역주행 노리는 500억 대작
tvN ‘아라문의 검’
‘아라문의 검’은 한국판 ‘왕좌의 게임’으로 불리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아스달 연대기’의 후속작이다. 타곤(장동건)이 왕좌를 차지한 뒤 약 8년이 흐른 이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아스달로 진격하는 아고 연합의 수장 ‘이나이신기’ 은섬(이준기)과 아스달 최초의 왕 타곤이 숙명의 대격돌을 펼치는 동시에, 은섬이 타곤의 양아들로서 아스달 총군장을 맡은 사야(이준기)와 배냇벗(쌍둥이) 관계로 드러나며 세 사람의 운명이 뒤얽힌다. 전쟁을 막으려는 대제관 탄야(신세경)와 욕망의 왕후 태알하(김옥빈) 사이 대립도 눈길을 사로잡는다.다만 아시안게임과 추석으로 결방을 거듭하는 사이 시청률이 반토막 났다. 한국에서 최초로 고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사극을 이대로 놓치기엔 아쉽다. 하지만 믿고 보는 배우들부터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김영현·박상연 작가, 영화 ‘안시성’ 김광식 감독, ‘군도: 민란의 시대’ 최찬민 촬영감독, ‘아가씨’ 조상경 의상감독 등 워낙 쟁쟁한 제작진이 뭉친 대작이다.
어디서 언제 티빙, 디즈니+
시청 포인트 이준기는 송중기를 대신해 시즌 2에 합류했다. 그것도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1인 2역 자리를 굳이 선택한 이유가 다 있었다. 영화 ‘왕의 남자’, 드라마 ‘일지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사극 베테랑답게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어디에 있든 뭐가 되든 사랑해”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김너울 작가의 동명 웹소설이 원작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는 19세기 조선 여인 박연우(이세영)가 혼례 첫날밤 서방님을 잃고 정체 모를 이에게 납치돼 우물에 던져진 후 200년의 시간을 건너 2023년 대한민국에 도착한다. 죽은 신랑과 꼭 닮은 21세기 철벽남 강태하(배인혁)를 만나 뜻밖의 계약 결혼까지 하게 되는데, 이 정도면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싶은 지독한 인연이다. 대형 포털사이트 연재 당시 웹소설 9.3점, 만화 9.8점의 평점을 받으며 이미 스토리는 검증받았다. 남은 흥행의 관건은 12부작 드라마로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가다. 드라마 ‘자체 발광 오피스’ ‘내 뒤에 테리우스’ 등의 박상훈 PD가 연출하고 TV조선 드라마 ‘아내스캔들-바람이 분다’의 고남정 작가가 각본을 썼다. 특히 2018년 드라마 흉년이었던 MBC에서 유일하게 살아남다시피 해 주인공 소지섭에게 대상을 안긴 작품이 ‘내 뒤에 테리우스’였던 점을 떠올리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도 기대해봄 직하다.어디서 언제 MBC 매주 금·토요일 오후 9시 50분, 11월 중순 시작.
시청 포인트 유선호가 수려한 외모와 입담으로 수천만 SNS 팔로어를 거느린 재벌 3세 강태민 역을 맡아 이복형인 강태하, 박연우와 삼각관계를 이룰 예정.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속 공식 최약체 막내는 ‘서브남앓이’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사진제공 혼례대첩, 디즈니+ ENA 사진 출처 열녀박씨계약결혼뎐·고려거란전쟁 유튜브 캡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