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변호사는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외에도 노 관장이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아트센터 나비의 명도소송 등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SK 본사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의 모습. [사진제공 뉴시스]
법조계에 따르면 가사 사건의 경우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 비율이 무려 80%가 넘는다.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두 사람의 이혼 사건에 대한 심리를 계속하기로 결정한 것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 데다 항소심의 법률적 쟁점을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상고심에선 양측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특히 항소심이 인정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실제 SK㈜ 성장의 바탕이 됐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에 모친 김옥숙 여사가 ‘선경(현 SK) 300억 원’이라고 쓴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고,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노 전 대통령의 돈이 유입됐다고 판단, 재산분할 금액을 결정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이 아닌 부친에게 증여받은 2억8000만 원으로 SK㈜의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했기 때문에 ‘특유 재산’이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상고심에선 300억 원의 실제 전달 여부와 ‘불법 비자금’일 수 있는 돈을 노 관장의 ‘기여’로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 측은 “SK그룹의 성장사를 곡해한 원심 판결로 인해 상처받은 회사와 구성원들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소영 관장 친인척 이상원 변호사, 이혼 소송 중 위험한 언론플레이
과거 이완구 전 총리 사건 변호를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는 이상원 변호사. [사진 제공 뉴시스 ]
이 변호사는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외에도 노 관장이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아트센터 나비의 명도소송 등 법률대리인을 맡아왔다. 지난해 10월 손해배상소송 관련 변론준비기일이 끝난 직후에는 기자들에게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2015년 이후만 보더라도 1000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이 변호사를 현행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김희영 이사장에게 1000억 원이 흘러 들어갔고 이를 증거를 통해 확인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는 것이 고소의 핵심이다.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최태원 회장의 지원 금액을 219억 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자녀교육비, 최태원 회장 개인의 임직원 포상·경조사비 등 경영활동에 들어간 개인 지출, 공익재단 출연금, 생활비 등이 포함돼 있어, 김희영 이사장에게 실제로 건너간 돈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이며 이상원 변호사의 1000억 원 주장과 거리가 있다.
이혼 및 기사 사건은 의뢰인의 사적인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사건을 수행하는 변호사에게는 비밀 유지 등이 엄격히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원 변호사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대리하는 다른 변호사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언론플레이에 나서는 데는 ‘사적인 인연’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이상원 변호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고종사촌 처남인 박철언 한반도복지통일재단 이사장의 사위다. 박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대통령 정책보좌관, 정무1장관, 체육부장관 등을 거치며 ‘6공 황태자’라 불린 인물이다. 박 이사장의 딸이자, 이 변호사의 아내인 박지영 씨는 노소영 관장과 재계 안주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봉사 단체인 미래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미래회 전 회장 김 모 씨가 과거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악성 댓글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당시 이상원 변호사가 김 씨 측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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