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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별책부록 | 2006 쿨~바캉스 플랜

전북 고창·전남 영광

“경운기 타고 달리는 서해 갯벌체험”

기획·이한경 기자 / 진행·이승민 ‘프리랜서’ / 글·이시목 한은희 유철상 ‘여행작가’ / 사진·이시목 한은희 유철상 동아일보출판사진팀

2006. 08. 04

첫째 날 ♥ 미당시문학관 → 점심(풍천장어) → 하전 갯벌체험마을 → 숙박(햇살가득한집 펜션) 둘째 날 ♥ 선운사 → 고인돌공원 → 고창읍성 → 숙박(구시포해수월드) 셋째 날 ♥ 불갑사 → 점심(법성포굴비) → 백수해안도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고창, 영광을 여행한다. 고창에서는 ‘국내 최고의 바지락 생산지’로 알려진 하전갯벌이 방문 1순위. ‘갯벌 택시’라 불리는 경운기를 타고 갯벌 한가운데로 나가 바지락을 캐는 재미가 일품이다. 맑은 풍경소리가 인상적인 선운사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공원, 고창읍성도 빼놓을 수 없다. 영광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법성포와 칠산염전을 잇는 백수해안도로. 시원한 바다풍광을 끼고 달리는 도로변엔 영화 ‘마파도’를 촬영했던 동백마을과 석구미마을, 두우리갯벌, 칠산염전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첫째 날 - 서정주 시인의 기념관과 생가 둘러볼 수 있는 미당시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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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시문학관 전경.


고창, 영광 여행은 고(故) 미당 서정주의 문학적 향기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하도록 하자. 미당시문학관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기념관과 생가를 둘러볼 수 있는 곳. 폐교를 개조해 만든 전시관 옥상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전망대 벽마다 동그란 구멍이 뚫려 있어 변산반도의 울퉁불퉁한 산자락과 함께 곰소만 갯벌을 메워 만든 드넓은 평야가 시원스럽게 열린다. 문의 063-560-2760 www.seojungju.com
-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IC에서 빠져나온 다음, 영광 방향 22번 국도를 탄다. 오산저수지가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km쯤 직진한 후 선운리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문학관. 소요시간은 약 20분.

갈퀴로 긁기만 해도 바지락이 모습을 드러내는 하전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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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체험장으로 이동 중인 갯벌 택시.


수평선이 보일 만큼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이 아름다운 하전 갯벌체험장. 썰물 때면 갯벌이 까맣게 드러나 탄성을 자아낸다. 갯벌이 발빠짐이 적어 걷기 편하고, 보드랍고 촉촉해 만지는 느낌이 좋은 것도 이곳의 자랑이다. 가족끼리 갯벌 한복판에서 축구나 씨름 같은 스포츠를 즐겨 보는 것도 좋다. 갯벌체험은 종합안내센터에서 장화와 소쿠리, 갈퀴 등을 지급받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안내센터에서 갯벌까지 거리는 2~4km. 이때 등장하는 것이 하전 갯벌의 명물인 ‘갯벌 택시’, 바로 경운기다. 이 경운기는 질퍽한 갯벌 위를 씽씽 달린다. 경운기를 타고 갯벌 한가운데 도착했다면, ‘바지락 캐기’에 도전해볼 차례. 갈퀴로 갯벌을 두서너 번 긁기만 해도 바지락이 하얗게 모습을 드러내 아이들이 좋아한다. 체험료는 어른 1만2천원, 어린이 7천원. 갯벌체험은 썰물과 밀물 시간을 알아야 가능하므로 예약을 해야 한다. 갯벌체험을 마친 후에는 선운사 근처로 이동해 숙박을 하도록 하자. 문의 063-563-0117, 019-661-5306 www.hajeon.com
- 선운사 입구에 있는 장어집에서 나와 영광 방향 22번 국도를 탄 다음, 도로변의 ‘하전리 갯벌체험마을’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정자나무 옆 붉은 벽돌집이 나온다. 그곳이 바로 갯벌체험 안내센터다.

둘째 날 - 진분홍 배롱나무꽃 만개한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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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진분홍 배롱나무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선운사.


새벽공기를 마시며 선운사 산책을 즐기려면 서둘러 나서는 것이 좋다. 산책 후에 맛보는 아침 식사는 말 그대로 꿀맛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창건된 선운사는 여백의 미가 잘 살아있는 산사. 허전한 듯싶으면서도 꽉 차 보는 즐거움이 더하다. 관람 포인트는 절의 중심인 대웅전. 후덕한 느낌을 주는 대웅전과 함께 건물 좌우에 있는 늙은 배롱나무와 대웅전 앞에 놓인 6층(원래는 9층) 석탑이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절 뒤편에 자리한 동백나무숲과 선운사계곡의 짙은 녹음도 볼거리. 문의 063-563-3450
- 햇살가득한집 펜션에서 나와 우회전,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선운사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돌무덤, 고인돌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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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50여 기의 남방식 고인돌을 볼 수 있는 고인돌공원.


선운사에서 고창읍성으로 가는 길에 고인돌공원에 들른다. 아이들이 교과서를 통해서만 보던 선사시대 유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주로 땅을 파서 시신을 묻고 받침돌 4개를 놓은 뒤 큰 바위를 얹는 남방식 고인돌을 볼 수 있다. 고인돌의 수는 무려 5백50여 기. 고인돌마다 흰 페인트로 고유번호가 적혀 있어 보기 편하다. 현재 죽림리 야산 고인돌 군락에 6개의 탐방코스가 마련돼 있으며, 탐방객이 10명 이상일 경우 문화유산 해설사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63-563-2793
- 선운사 입구 삼거리에서 고창 방향 22번 국도로 우회전한 다음, 반암리 갈림길에서 다시 우회전한다. 인천초등학교를 지나 처음 만나는 아산면 갈림길에서 좌회전해 조금만 가면 고인돌공원에 닿는다.



‘성 밟기’하면 무병장수한다는 고창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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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도 밟아보고 수문장도 돼볼 수 있는 고창읍성.


고인돌을 보고 난 후 고창읍내로 향하면 읍내 끝머리 오른쪽에 있는 고창읍성이 나온다. 수원 화성, 서산 해미읍성, 단양 온달산성 등 성곽으로 이름난 곳들 중에서도 조선 초기 축성 당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매년 음력 9월9일 중앙절에 1684m의 둘레를 따라 아낙네들이 머리에 돌을 얹고 줄을 서서 ‘성 밟기’하는 답성놀이가 유명하다. 성 안에서는 동헌, 객사 등 옛 관청 건물을 볼 수 있고, 성곽 위에서는 공북루(북문)를 위시한 성곽과 고창읍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여 분이나 오르막 구간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라면 10분 정도만 가볍게 성곽을 밟아보는 것이 좋다. 대신 읍성 수문장처럼 조선시대 관군이 돼보는 이색 체험을 해보자. 관리사무소에 비치돼 있는 관군복을 빌려 입고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 읍성 옆에 있는 판소리박물관과 신재효 생가도 둘러볼 만하다. 문의 063-560-2313
- 고인돌공원에서 고창 이정표를 따라 읍내로 들어간 다음, 고창읍성 이정표를 따라 움직이면 된다.

셋째 날 - 백제 최초의 절,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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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불갑사 경내를 하얗게 채운 안개가 운치있다.


구시포에서 22번 국도를 따라 남하하면 1시간이 채 안돼 영광에 닿는다. 영광은 눈에 ‘확’ 띄는 관광지는 없지만 나름대로 작고 아기자기한 멋이 넘치는 곳. 다른 유명 관광지에 비해 사람이 적어 호젓한 여행을 즐기기에는 오히려 더 낫다. 영광에서는 불갑사부터 들른다. 인도 승려인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래하면서 가장 처음 지은 절이라고 전해지는 불갑사는 단청이 씻긴 대웅전이 고풍스런 산사. 불갑사 뒤에 있는 불갑사저수지 주변을 산책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문의 061-352-8097
- 구시포에서 22번 국도를 타고 영광까지 간다. 영광에서 함평 방향 23번 국도를 타고 8km쯤 달린 후 불갑초등학교 앞에서 좌회전하면 내산서원이 보이고, 계속 직진하면 불갑사 입구에 이른다.

해안 드라이브에 염전체험까지~ 백수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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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일품인 백수해안도로.


아침나절에 산의 정취를 만끽했다면 오전 11시경엔 법성포로 나가본다. 남도진미를 맛볼 수 있는 굴비정식을 점심으로 먹은 다음, 영광의 서쪽 해안을 한 바퀴 도는 드라이브 삼매경에 빠져보자. 굴비의 고장으로 알려진 법성포와 칠산염전을 잇는 길이 16.3km의 백수해안도로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 코스의 절반이 해당화 꽃길인데다 높은 해안절벽이 색다른 풍취를 자아낸다. 관람 포인트는 송이도와 안마도, 칠산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안전망대와 영화 ‘마파도’를 촬영했던 동백마을, 2백 년 전통의 해수찜을 체험할 수 있는 석구미마을. 여기에 아이들과 함께라면 해안도로 끝쯤에서 만나는 두우리갯벌과 칠산염전도 잊지 말자. 특히 염전체험은 백수읍 하사리에 있는 광백사염전(011-666-6487)에서 무료로 해볼 수 있어 인기다.
- 불갑사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영광읍내까지 간다. 영광읍에서 22번 국도로 갈아탄 다음 법성포로 북진, 법성포에서 굴비정식(일번지식당 061-356-2268)을 맛본다. 다시 영광 방향 22번 국도로 돌아나와 달리다 오른쪽으로 백수해안도로 표지판을 보고 따라 들어가면 원불교 성지와 모래미해수욕장을 지나 해안도로를 달리게 된다. 844번 지방도를 타고 영광읍으로 나와 고창 방향 23번 국도와 연결되는 영광IC를 통해 귀가하면 된다.
맛집 & 숙박

맛 만점 건강 만점 별미풍천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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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에서 풍천장어를 맛보지 않으면 여행의 재미가 반은 준다. 선운사 입구 인천강에서 잡히는 풍천장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 선운사 인근을 비롯해 고창 어디서나 풍천장어집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중 원조집으로 소문난 곳은 선운사 들목 철다리 밑에 있는 연기식당(063-562-1537). 선운사 입구에 있는 신덕식당(063-562-1533)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자연산은 1인분에 2만5천원이며, 양식은 1인분에 1만4천원. - 미당시문학관에서 영광 방향 734번 지방도를 탄 다음, 용기리 삼거리에서 선운사 방향 22번 국도를 타고 선운사 입구까지 간다. 선운사 입구 삼거리 양쪽에 연기식당과 신덕식당이 있다.

깔끔한 유럽풍 목조건물햇살 가득한 집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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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선운사 산책을 즐기려면 선운사 입구 상가단지에서 묵는 것이 좋다. 동백호텔(063-562-1560), 선운산관광호텔(063-561-3377) 등 제법 규모가 큰 숙박시설과 민박 등 잠을 잘 만한 곳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 그중 추천할 만한 곳은 ‘햇살 가득한 집 펜션’(063-562-0320, www.sunwoonsa.com). 2004년 지어진 유럽풍 목조건물로 객실이 깔끔하고 예뻐 찾는 사람들이 많다. 객실마다 개별 테라스가 설치돼 있으며, 가족끼리 모여앉아 갯벌에서 잡은 조개 등을 구워 먹을 수 있는 바비큐장도 있다. 4인실 성수기(7월15일~8월25일) 기준 13만원. - 하전 갯벌체험장에서 22번 국도로 돌아나와 고창 방향으로 좌회전, 선운사 입구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펜션이 보인다.

해수찜질과 숙박을 한번에~구시포 해수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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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포 일대는 예부터 해수 염도가 높아 해수찜을 하기에는 최적지로 알려진 곳. 혈액순환과 피부미용에 특히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하 암반수를 담수로 사용해 수질이 좋고, 부대시설로 해수온탕과 해수냉탕, 불한증막, 모래찜질방 등도 이용할 수 있다. 구시포해수월드(063-561-3323)에서 해수찜을 할 때는 두툼한 순면 찜복을 입어야 하고, 대형 타월을 물에 담갔다가 건져낸 후 어깨나 허리, 다리 부위를 감싸고 식으면 다시 물에 담그기를 반복하면 된다. 24시간 운영돼 숙박도 가능. 1인 이용요금 1만원. - 고창읍내에서 아산 방향 15번 국도를 타고가다 해리면 방향 733번 지방도로 갈아탄다. 해리면에서 영광 방향 22번 국도로 좌회전한 다음 상하면에서 733번 지방도로 우회전, 해안 끝까지 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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