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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이현준의 랜덤박스(5)

중력을 거스르는 고통과 짜릿함 폴 댄스 도전기

글 이현준 기자

입력 2020.10.23 10:51:05

폴에 의지해 중력을 거스르는 폴 댄스. 그 다이내믹한 세계에 직접 도전해봤다.


기자는 11월 12일 보디 프로필을 촬영할 예정이다. 때문에 몸을 만들기 위해 거의 매일 헬스장에서 2~3시간씩 운동을 한다. 보디 프로필 촬영이라는 일생일대의 목표 때문에 운동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재미없고 지루할 때가 많다. ‘운동을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바로 ‘폴 댄스(Pole Dance)’. 

폴 댄스는 폴 스포츠라 불리기도 하며 수직 기둥(폴·Pole)을 사용하는 춤이나 체조를 말한다. 한때 외설적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있었지만 이제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로부터 프로스포츠 지위를 부여받을 만큼 엄연한 운동 종목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남녀노소도 가리지 않는다. 최근 축구 선수 이동국의 아내 이수진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설아, 수아, 시안 남매와 폴 댄스를 하는 모습을 올려 주목받기도 했고, 가수 신인선은 “3주간 폴 댄스를 배우며 3~4kg의 체중을 감량했다”며 다이어트 효과를 인증하기도 했다. 지루함에서 벗어나 색다른 운동을 원하는 기자에게 안성맞춤으로 보여 폴 댄스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아픈 것 잘 참으세요?

양 손을 놓고 허벅지와 코어의 힘으로 버티는 크로스 픽스 자세.

양 손을 놓고 허벅지와 코어의 힘으로 버티는 크로스 픽스 자세.

폴 댄스를 배우기 위해 서울 종로구 ‘폴인러브 폴댄스’로 향해 이곳 원장이자 7년 차 경력의 강사인 조윤정 씨를 만났다. “아픈 것 잘 참으세요?” 조 원장이 기자에게 건넨 첫 질문. 

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본 동작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트레칭을 했는데, 그 강도가 상상 이상이었다. 전후좌우로 다리를 찢다 보니 스트레칭만 했는데도 어느새 땀이 나고 반쯤 넋이 나갔다. 조 원장은 강도 높은 스트레칭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폴 댄스는 몸 전체를 이용하는 격렬한 운동이기 때문에 몸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으면 부상 위험이 높아요. 스트레칭을 제대로 해줘야 해요.” 



스트레칭을 마치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폴 댄스 배우기에 들어갔다. 먼저 다리 구석구석에 알로에 젤을 발랐다. 폴에 매달리기 위해선 몸이 폴에 밀착돼야 하는데, 피부 표면이 촉촉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저 조 원장이 시범을 보였다. 폴에 매달려 빙글빙글 돌며 평지에서도 하기 어려운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에 절로 경이로움이 느껴졌다. “방금 보여드린 건 초급 수준이에요.” “이게 초급 수준이라고요?” 당혹스러워하는 기자의 표정에 더 쉬운 ‘초급 of 초급’ 동작부터 도전해보기로 했다. 

“자, 이제 고통을 느껴볼게요. 첫 번째 동작은 폴싯(Pole Sit)입니다.” 

먼저 왼쪽 다리를 폴에 대고 쭉 내민 후 양 허벅지가 닿도록 한 채 오른쪽 다리로 폴을 꼬았다. 그 다음 폴을 잡고 있던 두 손 중 왼손을 뗐다. “으악!” 손을 떼자마자 허벅지 사이에 극렬한 아픔이 밀려와 바로 내려오고 말았다. 이러다 살이 찢어져 피가 나오는 것 아닌가 싶은 아픔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까지 그런 분은 없었어요.” 조 원장은 걱정하는 기자를 안심시키며, 폴 댄스는 아프더라도 표정에선 고통이 나타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 시도에 폴싯을 성공하긴 했지만 아픔을 참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방금 그건 맛보기였어요. 다음은 폴에 높이 오르는 동작인 클라임(Climb), 그 상태에서 두 손을 양옆으로 뗀 채 버티는 크로스 픽스(Cross Fix)를 배워볼게요.” 

손의 미끄러움을 방지해주는 그립제를 바른 후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시작했다. 먼저 오른쪽 발등을 폴에 대고 정강이와 무릎 안쪽을 폴에 밀착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무릎이 폴 바깥으로 튀어나가면 안 된다는 것. 이 상태로 왼쪽 다리를 꼬고 양팔로 몸을 위로 끌어올렸다. 클라임 동작은 무난히 성공. 그러나 다음이 문제였다. 두 손을 양옆으로 떼보려고 했지만 폴에서 추락할까봐 겁이 났다. “엉덩이를 뒤로 하고 얼굴과 가슴을 폴 쪽으로 밀착하세요. 무게중심을 앞쪽으로! 그래야 뒤로 떨어지지 않아요!” 조 원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천천히 손을 뗐다. 큰 고통과 함께 다리와 복부에 엄청난 힘이 집중됨을 느꼈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부들거렸다. “오~ 그래도 성공하셨어요!” 조 원장의 격려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폴에서 내려온 기자의 영혼은 가출해 있었다. 


온몸의 근육이 자극되는 느낌, 운동 효과는 확실!

육중한 팅커벨이 된 기자.

육중한 팅커벨이 된 기자.

“원래 첫 수업은 여기까지 하지 않지만, 잘 따라오니까 좀 더 해볼게요. 이제 팅커벨 자세를 배울 거예요. 이 동작이 오늘의 목표입니다.” 

목표를 이루면 이 고통은 끝난다. 마지막 동작이란 생각에 전의를 다시 끌어올렸다. 조 원장의 지도가 이어졌다. “먼저 버티기부터. 발꿈치는 들고, 오른손은 높이 잡아주세요. 왼손은 손바닥이 위로 가게 해서 배 앞으로 팔을 받치세요. 그리고 팔 힘으로 몸을 들어 올리세요. 이 동작은 오직 힘으로 버티는 거예요.” 그간 헬스를 꾸준히 해온 덕분일까. 여기까진 무난히 성공했다. “자, 그 자세로 폴을 돌아보세요!” 왼쪽 다리를 든 채 오른쪽 발을 밀어 폴을 잡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자세가 다소 엉거주춤하고 어설펐으나 성공. 팅커벨이 언제 이렇게 육중해졌나 싶긴 하지만, 기자도 엄연히 ‘팅커벨’이 됐다. 

팅커벨 자세를 마치고 내려오니, 몇 바퀴 돌지 않았음에도 어지러움이 밀려왔다. 조 원장에 따르면 처음에는 구토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때문에 폴 댄스를 그만두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한 달 정도 꾸준히 하면 구토나 어지럼증은 사라진다고. 

약 40분간의 수업을 마치니 옷이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피부가 벌겋게 되고 까지긴 했지만 온몸의 근육이 자극됐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폴 댄스를 15분 하면 1시간의 조깅과 맞먹는 열량을 소모할 수 있다고 하니, 운동 효과는 분명하다. 또 지루함을 느낄 겨를 없을 만큼 집중하게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몸짱’이 되기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할 수 있다면, 혹은 재미있는 운동을 하고 싶다면 폴 댄스를 강력히 추천한다.

조윤정 원장의 폴 댄스 Q&A
폴 댄스 하면 야한 춤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요. 노출이 많은 의상 때문인 것 같아요. 

야해 보이기 위해 노출 많은 의상을 입는 건 결코 아니에요. 폴 댄스는 폴과 살의 마찰력을 이용한 운동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복장을 입는 것뿐이에요. 오히려 노출 많은 의상을 입을수록 더 안전하답니다. 

폴 댄스가 여성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점이 있다면요. 

여성들은 근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요, 폴 댄스는 전신 근력운동이라 체력과 근력을 길러주는 데 탁월해요.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고요. 탄탄한 몸매를 얻을 수 있죠. 

여성이 주로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남녀노소 모두 가능한가요. 

그럼요. 외국의 경우 유명한 남자 폴 댄서도 많아요. 힘을 많이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 역동적인 기술은 오히려 남자가 더 잘하기도 해요. 노인이나 어린이도 개인의 신체 능력에 맞는 수준만 지킨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폴 댄스를 배우는 데 드는 가격은 대략 어떻게 되나요.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개 주 2회 기준으로 15만~20만원(월) 선이에요. 

‘이런 사람에게 특히 추천한다!’라고 말씀해주신다면. 

운동을 꾸준히 해온 분들 중 지루함을 느끼는 분들께 적극 추천해요. 재미와 체력, 근력, 예쁜 몸매까지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사진 홍태식 장소협찬 폴인러브 폴댄스



여성동아 2020년 11월 7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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