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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terior

싱가포르의 추억을 담은 대치동 아파트

글 정혜미

입력 2021.03.22 11:48:46

오랫동안 싱가포르에서 거주하다 귀국한 박상훈 씨 가족은 그곳에서의 추억을 담아 낡고 오래된 아파트를 새롭게 꾸몄다. 클래식한 요소와 컬러감 있는 소품 등으로 표정을 더한 집을 만나보자.

가족의 추억을 담은 집

싱가포르의 녹음과 보태니컬 무드가 느껴지는 거실.

싱가포르의 녹음과 보태니컬 무드가 느껴지는 거실.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는 박상훈 씨와 고등학교 교사인 아내는 10년 넘는 해외 생활을 마치고 2020년 귀국했다. 한국에서 생활할 집의 인테리어를 계획하면서 부부는 장기간 거주하던 싱가포르의 분위기를 담을 수 있기를 바랐다. 아직 외국에서 유학 중인 자녀들이 방학을 맞아 집에 왔을 때 싱가포르에서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거실의 벽면에는 가족이 발리 우부드 여행에서 
만난 작가에게 받은
그림이 걸렸다.

거실의 벽면에는 가족이 발리 우부드 여행에서 만난 작가에게 받은 그림이 걸렸다.

“날씨가 맑고 화창한 싱가포르 분위기에 익숙해서 집 전체를 밝고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연출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자주 방문했던 ‘콜로니얼 하우스(Colonial House, 영국 통치 하에 있을 때 지어진 영국식 클래식 주택)’에 대한 로망 때문에 너무 미니멀한 공간보다는 클래식한 요소를 머금고 있는 집을 원했죠.” 박상훈 씨는 인터넷 서핑을 통해 부부의 생각을 현실에 맞게 구현해줄 전문가를 찾았다. 그렇게 해서 의뢰한 곳이 건축·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회사 무아공간. “31평대의 오래된 아파트였기 때문에 구조 변경을 최소화하고,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리모델링을 담당했던 무아공간의 두 디자이너도 외국 생활을 경험한 적이 있기에, 추억이 있는 장소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지금의 생활 공간에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집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녹음(綠陰), 친숙함, 향수, 화사함으로 잡았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

세면실에는 거실 조명을 두고, 물이 튀어도 무방한 소재로 벽을 마감했다. 벽에 거울의 조명이 반사되어 화사한 느낌을 준다.

세면실에는 거실 조명을 두고, 물이 튀어도 무방한 소재로 벽을 마감했다. 벽에 거울의 조명이 반사되어 화사한 느낌을 준다.

“시공 전 박상훈 씨 부부가 어렸을 때 살았던 곳의 환경,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의 모습 등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질문이 담긴 질문지를 드리고, 답변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메인 컬러를 정했어요.” 부부가 원하는 바를 담아 새롭게 변모한 집 곳곳에서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묻어났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거실과 현관을 구분하는 초록색 ‘웰컴 월’. 웰컴 월은 공간을 정리해주는 것은 물론 재미를 더해주는 컬러풀한 요소로, 아파트라는 제한된 곳에 변화를 주고자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치다. 거실에선 웰컴 월에 원형으로 뚫린 구멍을 통해 현관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볼 수 있고, 뒤쪽으로는 데스크 자리를 만들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그리고 복도의 천장고를 높여 집의 척추를 만들었고, 싱가포르 콜로니얼 하우스처럼 클래식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천장 양측 코너를 아치 형태로 마무리했다.

웰컴 월 뒤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데스크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왼쪽). 현관과 거실 사이에 그린 컬러 웰컴 월을 설치해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웰컴 월 뒤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데스크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왼쪽). 현관과 거실 사이에 그린 컬러 웰컴 월을 설치해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내의 의견대로 가족이 모여 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완성한 거실은 싱가포르 느낌을 가장 신경 써서 담은 곳이다. 평소 TV를 보지 않는 부부는 테이블을 중심으로 의자를 놓고 둘러앉을 수 있도록 가구를 배치했으며 소파와 의자, 쿠션 등은 웰컴 월과 어울리는 컬러를 선택해 화사한 분위기를 더했다. 거실 한쪽 벽면에는 싱가포르 아열대 숲을 연상케 하는 임청하 작가의 원형 유화 작품을 걸었다. 또 반대편 벽에는 가족의 추억이 담긴 작품으로 장식했다. 발리 우부드로 여행을 갔을 때 갤러리에서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곳의 전경을 그려달라고 요청해서 받은 그림이다. 이 두 작품이 거실의 색감과 만나 더욱 싱그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실과 연결되는 주방은 좁은 면적으로 인한 답답함을 해소하고 아늑한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미학과 실용성의 조화

 안방은 화장대를 이용해 공간을 분리했다(왼쪽).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기능에 맞게 아늑한 분위기를 살린 안방.

안방은 화장대를 이용해 공간을 분리했다(왼쪽).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기능에 맞게 아늑한 분위기를 살린 안방.

비교적 좁은 면적의 주방은 오히려 아치 형태로 천장 단을 낮춰 편안하게 완성했다.

비교적 좁은 면적의 주방은 오히려 아치 형태로 천장 단을 낮춰 편안하게 완성했다.

안방은 문을 열었을 때 침대가 한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답답하지 않도록 화장대를 사용해 공간을 나누고, 화장대 뒤쪽으로 단을 올려 평상형 침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내가 좋아하는 밝은 컬러와 남편이 좋아하는 그레이 톤을 잘 사용해 조화로운 색감의 공간으로 완성했다. “집주인 부부는 화장실에 가지 않고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 공간을 원했어요. 그런데 기존 구조로는 별도의 세면실을 만들 자리가 마땅치 않았죠. 그래서 작은 방의 입구 면적을 할애하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세면실의 벽은 물이 튀어도 닦아내기 쉬운 백페인티드 글라스로 마감했다. 세면실 왼쪽에는 유화 작품을 두었는데, 현관에서 복도 끝을 바라보았을 때도 이 작품이 보여 집 안 전체에서 싱가포르의 푸르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집이라는 곳은 가족의 일상과 기억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따뜻하고 밝고 세련된 집에서 편안한 일상과 가족의 끈끈한 애정이 더해지길 바라요(웃음).”




디자인&시공 무아공간 사진제공 무아공간



여성동아 2021년 4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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