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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zero waste

아이들의 미래 위한 에코브리티 박진희의 실천

글 이현준 기자

입력 2021.03.26 10:30:02

환경과 자원 재활용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결국 사람들의 의지와 노력이다. 배우 박진희와 같은 에코브리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배우 박진희(43)는 꾸준한 환경보호 활동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에코브리티(Ecobrity, Eco+Celebrity)다. 1996년 KBS 드라마 ‘스타트’를 통해 데뷔한 그는 영화 ‘여고괴담’ ‘연애술사’ ‘궁녀’와 드라마 ‘카이스트’ ‘쩐의 전쟁’ ‘자이언트’ ‘닥터 탐정’ 등으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활동했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25년 경력의 배우지만 박진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그의 환경 사랑이다. 서울환경영화제, 환경부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해온 그는 일회용 컵,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 티슈 대신 손수건, 샴푸와 린스 대신 비누를 사용한다. 

2007년 태안반도 원유 유출 사고 때 남몰래 봉사활동을 펼쳤던 박진희는 인스타그램에 지난해 6월 5일 환경의 날엔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현장을, 7월엔 분리수거처리장에서 직접 분리수거 활동을 하는 모습을 올렸다. 그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에코지니(eco_jini)’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폐기물이 급증하며 환경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고, 환경보호 활동의 당위성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실천하는 건 다른 문제. 또 실천을 강요할 수도 없기에 자발적 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때문에 대중에게 일거수일투족 영향을 주는 셀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 점에서 박진희는 빛이 나는 배우다. 2014년 결혼해 딸 연서(7) 양과 아들 연준(3) 군을 슬하에 둔 그는 “아이를 낳은 후 환경보호에 대한 마음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한다. 셀렙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박진희와 서면 인터뷰로 환경보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 초 방영된 웹드라마 ‘러브씬넘버#’에서 뵈었어요. 드라마 종영 이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육아와 가사를 하며 지내고 있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활동기와 휴식기가 명확히 나눠질 때가 많아요. 그 구분이 확실할수록 좀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고요. 휴식기엔 완전한 엄마이자 아내, 저 스스로의 삶으로 돌아오죠. 인간 박진희로 돌아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환경문제가 더욱 심각해졌어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걸 체감하시나요. 

그럼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가 생겨난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원인이 환경파괴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됐다고 생각해요. 근래엔 어떤 문제든 원인을 찾다 보면 결국 환경파괴로 귀결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많은 사람에게 각인된 것 같아요. 코로나19는 우리가 환경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긍정적 계기가 된 건 확실한 듯해요. 



근래 가장 심각하다고 느끼는 환경 이슈를 꼽자면. 

미세플라스틱 문제예요. 너무나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으로 인해 바다가 오염되고 해양생물들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소금, 미역, 물고기 등 바다에서 나오는 그 어떤 것도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해요. 또 우리나라는 스티로폼으로 된 부표를 많이 쓰고 있는데, 수거가 제대로 안 돼 바다에 떠다니며 계속 깎여 그대로 미세플라스틱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하고요. 결국 인간도 해산물을 마음 편히 먹지 못하게 된 거죠.

우리 세대의 잘못으로 고통 받게 될 아이들

박진희는 환경을 위해 자전거(따릉이)를 애용한다.

박진희는 환경을 위해 자전거(따릉이)를 애용한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엔 대부분이 동의하지만 각자 실천의 이유는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박진희 씨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게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아이들 때문이라고 답하겠어요. 저는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서 자연과 함께 놀던 시간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서 맘껏 뛰놀 수도 없어요. 큰아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엄마 오늘 미세먼지 어때?”라고 물어요. 오늘은 밖에서 놀 수 있는지 없는지 묻는 거죠. 정말 속상하고 미안해요. 어른 세대가 잘못한 일들로 인해 아이들이 고통을 받게 됐어요. 이 속도로 환경파괴가 지속된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환경 위기의 시간’이에요. 아이들을 위해서 지금 당장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 환경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데, 원동력이 있을까요. 

환경문제를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그래서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저의 환경 실천을 전하기도 해요. 처음엔 내가 무슨 도움이 될지, 어떤 변화가 생길지 의구심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주고 응원해주는 걸 보면서 희망이 생겼어요.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고, 제게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방송이나 SNS 등으로 환경보호 실천을 공유하는 이유는 유명인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인가요. 

그런 건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아닌지라. 제가 유명인이다 보니 그저 저 혼자 실천하는 것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사회에 대한 책임감도 깊이 고민해봐야겠어요(웃음). 

대부분은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지만 혹여 불편함이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은 없나요. 

있죠. 하지만 세상엔 어떤 것이든 양면이 존재하고 한쪽 면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불편함이나 피로감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죠(웃음).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다가 가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박진희 씨도 그럴 때가 있나요.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예전엔 촬영할 때 다회용품을 챙기다 보면 ‘이 시간에 잠을 더 잘걸’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었어요(웃음). 촬영 시기엔 무엇보다 잠이 부족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옳다고 믿고 추구하는 방식으로, 저와 어울리는 삶을 사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아 좋더라고요. 잠을 더 자느라 다회용품을 챙겨 오지 않아 일회용품을 쓰며 불편한 마음을 갖는 스스로를 보면서 전 잠을 덜 자더라도 마음 편한 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박진희는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보호 활동에 동참하도록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다. 2월 8일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어떻게 하면 환경문제에 대해 사람들과 재미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2월 출연한 방송에서 “환경 문제는 자발적 참여가 이뤄져야 하고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하셨는데, 사람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맞아요. 제가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이유도 그거였죠. ‘사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거든요.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인데, 이젠 코로나19로 더 녹록지가 않아졌어요. 사실 심각한 환경 이야기는 외면하고 싶어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죠. 그러니 이런 문제를 좀 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재미있다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려 하겠죠. 또 하나 더, 저는 아이들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환경에 관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 때도 구체적이고 재미있게, 환경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접목시키는 거예요. 그런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해서 좀 더 환경문제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면 좋겠어요.

환경교육의 기본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것

1 리필용 세제를 살펴보고 있는 박진희. 2 3 박진희 가족이 사용하는 대나무 칫솔과 설거지 바.

1 리필용 세제를 살펴보고 있는 박진희. 2 3 박진희 가족이 사용하는 대나무 칫솔과 설거지 바.

4 6 분리수거처리장에서 일하거나 플로깅 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쓰레기 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 
5 7 텀블러 줄로 휴대전화 스트랩을 만들거나, 버려진 지퍼를 재활용한 업사이클 브랜드 ‘에크레아’의 가방을 사용한다.

4 6 분리수거처리장에서 일하거나 플로깅 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쓰레기 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 5 7 텀블러 줄로 휴대전화 스트랩을 만들거나, 버려진 지퍼를 재활용한 업사이클 브랜드 ‘에크레아’의 가방을 사용한다.

박진희의 환경 사랑은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박진희는 과거 여러 방송에서 “어머니가 식물을 정말 예뻐하셔서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자연은 특별한 생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자녀들에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예전에 “환경 실천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유산”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이들도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어요. 작은 생명이라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요. 내가 소중한 만큼 상대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으면 해서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해요. 집에서 벌레가 나와도 절대 죽이지 않아요. 창문 밖으로 방생하죠. 그리고 부모가 직접 실천하며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물을 아껴 쓰고 냉난방을 줄이고 전깃불을 잘 끕니다. 저희 부부가 정말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습관이 있어요. 아이들이 불을 잘 끄고 다녀요. 아직 세 살인 둘째도 그렇고요. 첫째는 제가 자신의 생각보다 물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여겨지면 “엄마 물은 소중한 거야”라고 말하기도 해요. 그때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지구에 더 무해한 인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만큼 뿌듯한 일도 없는 것 같아요. 

엄마가 된 후 환경보호에 대한 마음이 더 각별해진 건가요. 

네. 훨씬 더 각별해졌고 더더욱 책임감을 갖게 됐죠. 기성세대의 잘못된 판단과 짧은 안목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살 미래가 피해를 입는 안타까운 상황이 개선되길 희망하고 있어요.

박진희는 SNS를 통해 환경 관련 게시물을 올려 누리꾼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다회용기 사용 등 일상에서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이나 환경 소식을 공유하고 책과 영화를 추천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엔 타일러 라쉬의 환경 도서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올해 2월엔 동물 학대의 심각성을 다룬 영화 ‘더 허드(The Herd)’를 피드에 공유했다.

평소에도 환경 관련 영화와 책을 즐겨 보는 편인가요. 

네, 관심이 있으니 알고 싶어요. 또 저의 개인적인, 잘못된 의견을 전달할까봐 스스로 경계하고요. 그러지 않기 위해 이것저것 공부하곤 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제가 피드에 공유했던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영화 ‘더 허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요. 강이 오염돼서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목욕탕에 찾아오는 신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요. 하지만 실천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제가 실천하는 일 중에 주변에 열심히 알리고 있는 게 있어요. 집에서 샴푸 바나 린스 바, 설거지 바를 사용하는 거예요. 친환경 비누들은 대부분 완전 분해가 가능한 포장 용기에 담겨 판매되기에 간편하게 버릴 수 있어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근래 여러 가지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자신의 피부나 두피 타입에 맞는 바를 고를 수도 있으니 꼭 한번 써보길 권해요. 1년 내내 샴푸, 린스, 보디 클렌저, 폼 클렌징 플라스틱 용기만 안 나와도 그게 어디예요(웃음).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효과가 뛰어난 팁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얼마 전부터 세제를 안 쓰기 위해 세탁할 때 자연 열매인 소프넛을 넣고 있어요. 빨래 1kg당 열매 한두 개를 사용하고, 3~4회 재사용이 가능해요. 소프넛을 사용하면 플라스틱 용기를 쓰지 않아도 되고, 사용 후 정원 등 흙이 있는 곳 어디든 뿌려주면 끝이라 정말 편해요. 천연 재료라 아이들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아요. 둘째가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데, 소프넛을 사용한 이후 많이 좋아졌어요. ‘가성비’도 최고예요. 유기농 세제가 얼마나 비싼데요(웃음).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템이에요. 

아직 환경 드라마나 영화는 많지 않은데, 그런 작품에서 만나뵐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진심으로 소망해요. 환경과 관련된 작품을 맡는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도 많으니 연기 외적으로도 작품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그런 기회가 오길 바라고 있어요.

사진제공 엘리펀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21년 4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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