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유지 역시 순탄치 않았다. 혈전이 잘 생겨 태아에게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난치성 질환인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혈전을 막기 위한 주사를 매일 스스로 놓아야 했다. 허벅지와 배에 멍이 사라질 날이 없었지만 경희 씨는 그 시간을 아이와 연결된 시간으로 받아들였다. 고통보다 컸던 건 아이가 숨 쉬고 있다는 안도감이었다.
유엘이가 태어난 지금, 집안의 공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두 사람의 대화는 대부분 아이 이야기다. “오늘은 조금 더 오래 잤다” “표정이 어제랑 다르다” 같은 사소한 말들이 하루를 채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아이이기에 작은 변화도 크게 다가온다고 부부는 말한다. 오전 햇살이 거실 창으로 스며들 무렵이면 유경희 씨는 자연스럽게 유모차를 끌고 집을 나선다. 집 근처 공원이나 마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