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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column

카니예 웨스트와 트럼프와 갭의 삼각관계

#TRUMP #KANYE_WEST #GAP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엘 킴벡

입력 2020.07.30 10:30:01

올해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은 그 어느 해보다 조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거니와 아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경향이 있다. 매년 독립기념일마다 전역에서 성대하게 개최되던 불꽃놀이도 올해는 전면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그렇게 올해 독립기념일은 한낮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하늘을 수놓고는 허드슨강 위로 쏟아지는 수만 개의 불꽃도, 그 장관을 보면서 탄성을 연발하는 사람들의 소리도 들을 수 없이 조용히 지나가나 싶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엄청난 양의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발원지는 바로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트위터였다. 그가 독립기념일에 트위터를 통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것.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며 백악관을 방문해 인증 사진까지 찍었던 그가 돌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전에서 만나자는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없다. 

카니예 웨스트는 래퍼이자 디자이너이며 동시에 그 유명한 ‘4차원 가족 카다시안’의 일원이다. 그의 아내 킴 카다시안은 힐튼가 상속녀 패리스 힐튼의 친구로 미디어에 얼굴을 알린 후 16시즌까지 방영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카다시안 가족 따라잡기(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를 통해 일상을 공개하며 유명해졌다. 카니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 그리고 그녀의 이부(異父) 동생인 카일리 제너와 켄달 제너는 미국 패션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패션 셀렙 조직이다. 

카니예 웨스트가 대통령직에 대한 야망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15년 MTV 뮤직 어워드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적도 있었고, 2019년 뉴욕의 한 행사장에서도 “2024년 대선에 출마해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카니예 웨스트는 7월 7일 자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고, 2024년에 선출되어도 그 또한 하느님의 뜻”이라고 언급했다. 차차기까지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공화당도 일말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린이(정치 어린이)’ 카니예 웨스트의 대선 도전기는, 정치적 행보라기보다는 스웨그에 살고 죽는 관종 연예인이 출연하는 연예 전문 케이블 채널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대통령 출마가 지극히 개인의 자율적 선택이긴 하지만 뚜렷한 정치적 소견도, 마음을 흔드는 공약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갭과 계약 성사 위해 대권 도전 선언했다는 분석도 있어

‘갭’의 로고 박스 안에 
‘이지’를 넣은 ‘이지갭’ 로고(왼쪽). 카니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 부부.

‘갭’의 로고 박스 안에 ‘이지’를 넣은 ‘이지갭’ 로고(왼쪽). 카니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 부부.

카니예 웨스트가 
전개하는 ‘이지’의 운동화.

카니예 웨스트가 전개하는 ‘이지’의 운동화.

이에 앞서 카니예 웨스트는 패션계에도 빅 뉴스를 하나 투척했다. 지난 6월 말 미국을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 ‘갭’과 향후 10년간 협업 라인 ‘이지 갭’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한 것. 카니예 웨스트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이지(Yeezy)’와 갭(Gap)의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진행될 이지 갭(Yeezy Gap)은 남성복과 여성복, 아동복을 아우르며 품목당 1백 달러 내외의 퀄리티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갭은 이지 갭 라인을 통해 5년 내에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니예 웨스트와 아디다스의 협업 라인이 6년 만에 매출 13억 달러를 돌파하며 스포츠 브랜드 내 서브 라인으로 나이키 에어 조던의 뒤를 이어 2위가 된 걸 보면 갭의 목표는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카니예 웨스트와 갭의 파트너십 체결 뉴스가 뜨자마자 바닥을 치던 갭의 주가가 장중 42.22%까지 치솟았고, 주가 반등의 영향으로 ‘갭’의 시가 총액은 38억 달러에서 52억 달러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 몇 달 사이 제이크루, 브룩스 브라더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파산 뉴스가 속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갭도 그 뒤를 따르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트렌드에서 밀려난 지 이미 오래 되었고, 그나마 베이식한 아이템 부문에서도 유니클로 등 신흥 강자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들과 협업을 하면서도 늘 대량 생산을 위한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던 카니예 웨스트보다, 위기의 끝에서 절치부심 중이었던 갭에게 이번 파트너십이 더 절실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니예 웨스트가 전개하는 ‘이지’의 런웨이 모습과 시카고 ‘갭’ 플래그십 스토어를 장식한 카니예 웨스트의 손 편지.

카니예 웨스트가 전개하는 ‘이지’의 런웨이 모습과 시카고 ‘갭’ 플래그십 스토어를 장식한 카니예 웨스트의 손 편지.

카니예 웨스트는 협업 발표와 동시에 자신의 SNS를 통해 갭의 고유 로고인 네이비 박스에 ‘GAP’ 대신 ‘YZY’를 적용시킨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이어 고향인 시카고의 갭 플래그십 스토어 빌딩 전체를 갭과의 협업에 관한 자신의 마음을 적은 손 편지가 적힌 하얀 천막으로 둘러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갭과의 협업이 단순히 디자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전체에 자신의 세계관을 부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10대 시절 시카고의 갭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카니예 웨스트가 브랜드 전체를 이끄는 수장이 되어 돌아왔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2020년 버전의 아메리칸드림의 성취다. 이전부터 그는 “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고 싶다”, “갭에서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이제 그 꿈을 이룬 그가 정말 미국 대통령의 꿈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카니예 웨스트의 측근이 “그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일각에선 ‘갭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선 도전’이라는 거대 미끼를 투척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말이다.

조엘 킴벡의 칼레이도스코프

뉴욕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기네스 팰트로, 미란다 커 등 세기의 뮤즈들과 작업해왔다. 현재 브랜드 컨설팅 및 광고 에이전시 ‘STUDIO HANDSOME’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 Yeezysupply 인스타그램 사진 게티이미지



여성동아 2020년 8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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