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중에 좆이라는 단어가 60번가량 나온다. 작가가 어떻게 이렇게 저속한 표현을 쓸 수 있는가.’(르피가로)
‘여자들이 머릿속 한구석에 감춰둔 이야기를 과감하게 끄집어냈다.’(렉스프레스)
마리 다리외세크(45)의 신작 ‘가시내’(열린책들)는 198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가상의 도시 클레브에 사는 10대 소녀 솔랑주의 사춘기를 그려낸 소설이다. 이제 막 생리를 시작한 솔랑주의 머릿속은 온통 성에 대한 몽상으로 가득하다. 이미 첫 경험을 했거나 경험이 많은 친구도 있다. 솔랑주 역시 얼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섹스를 하고 싶어한다. 작가는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소녀들의 내면을 팬티 속에 펜을 넣은 듯 거침없이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이 2011년 처음 출간됐을 때 프랑스 문단에서는 ‘가치 있는 주제를 다뤘다’는 찬사와 ‘포르노그래피’라는 비난이 교차했다. 1996년 ‘암퇘지’가 출간됐을 때도 비슷했다. 정치적 무질서, 실업난 등 혼란스런 사회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이 돼지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암퇘지’는 프랑스에서만 55만 부가 팔렸지만, 작가는 우파의 표적이 돼 살해 협박을 받는 수난을 겪었다. ‘가시내’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10월 말 방한한 마리 다리외세크는 이런 엇갈린 평가에 익숙한 듯 보였다.
“프랑스 문단에서 제 위치는 좀 독특합니다. 아주 좋아하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폭력적으로 거부하는 분들도 있어요. 물론 제가 그런 극단적인 반응을 의도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쓸 뿐이죠.”
‘가시내’는 ‘살아 있는 소녀들에 대해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를 수 있을까’라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글로 시작된다. 다리외세크는 그 시절을 거쳐온 우리들조차 잊고 있었던 사춘기의 순진함, 겉멋, 혈기, 갑작스러운 육체의 변화에서 오는 당혹감을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그 바탕이 된 것은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두었던 작가의 일기다.
녹음 일기로 떠올린 사춘기의 추억
“열네 살 때부터 3년 정도 일기를 녹음해두었는데 다시 들어보니 1백50시간 정도의 수다가 들어 있더군요. 처음 그걸 다시 들으면서 그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양 우는 소리, 교회 종소리, 엄마가 부엌에서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오가는 소리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녹음한, 처음으로 성과 사랑에 눈뜬 소녀의 심리라든가 그때의 느낌, 그런 것들이 굉장히 감동적이면서 또 한편으론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많이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그 당시 소년 소녀들이 서로에 대해 가졌던 상투적인 생각도 많았고요. 그런 것들이 바로 이 소설의 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 최고 학부인 파리 고등사범학교 졸업 후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다 1989년 ‘르몽드’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현재는 파리에 거주하면서 작가 겸 정신분석가로 활동 중이며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저는 독자의 지적 능력에 호소하는 작품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독자들에게 제 책을 읽히기 위해서 타협하고 싶진 않습니다. 제게 있어서 문학이란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단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여자들이 머릿속 한구석에 감춰둔 이야기를 과감하게 끄집어냈다.’(렉스프레스)
마리 다리외세크(45)의 신작 ‘가시내’(열린책들)는 198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가상의 도시 클레브에 사는 10대 소녀 솔랑주의 사춘기를 그려낸 소설이다. 이제 막 생리를 시작한 솔랑주의 머릿속은 온통 성에 대한 몽상으로 가득하다. 이미 첫 경험을 했거나 경험이 많은 친구도 있다. 솔랑주 역시 얼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섹스를 하고 싶어한다. 작가는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소녀들의 내면을 팬티 속에 펜을 넣은 듯 거침없이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이 2011년 처음 출간됐을 때 프랑스 문단에서는 ‘가치 있는 주제를 다뤘다’는 찬사와 ‘포르노그래피’라는 비난이 교차했다. 1996년 ‘암퇘지’가 출간됐을 때도 비슷했다. 정치적 무질서, 실업난 등 혼란스런 사회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이 돼지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암퇘지’는 프랑스에서만 55만 부가 팔렸지만, 작가는 우파의 표적이 돼 살해 협박을 받는 수난을 겪었다. ‘가시내’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10월 말 방한한 마리 다리외세크는 이런 엇갈린 평가에 익숙한 듯 보였다.
“프랑스 문단에서 제 위치는 좀 독특합니다. 아주 좋아하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폭력적으로 거부하는 분들도 있어요. 물론 제가 그런 극단적인 반응을 의도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쓸 뿐이죠.”
‘가시내’는 ‘살아 있는 소녀들에 대해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를 수 있을까’라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글로 시작된다. 다리외세크는 그 시절을 거쳐온 우리들조차 잊고 있었던 사춘기의 순진함, 겉멋, 혈기, 갑작스러운 육체의 변화에서 오는 당혹감을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그 바탕이 된 것은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두었던 작가의 일기다.
녹음 일기로 떠올린 사춘기의 추억
“열네 살 때부터 3년 정도 일기를 녹음해두었는데 다시 들어보니 1백50시간 정도의 수다가 들어 있더군요. 처음 그걸 다시 들으면서 그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양 우는 소리, 교회 종소리, 엄마가 부엌에서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오가는 소리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녹음한, 처음으로 성과 사랑에 눈뜬 소녀의 심리라든가 그때의 느낌, 그런 것들이 굉장히 감동적이면서 또 한편으론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많이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그 당시 소년 소녀들이 서로에 대해 가졌던 상투적인 생각도 많았고요. 그런 것들이 바로 이 소설의 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 최고 학부인 파리 고등사범학교 졸업 후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다 1989년 ‘르몽드’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현재는 파리에 거주하면서 작가 겸 정신분석가로 활동 중이며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저는 독자의 지적 능력에 호소하는 작품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독자들에게 제 책을 읽히기 위해서 타협하고 싶진 않습니다. 제게 있어서 문학이란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단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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