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컴백하는 아이브가 1월 13일 선공개한 더블 타이틀곡 ‘REBEL HEART’를 듣고 ‘이거지예!’ 싶었다. ‘ELEVEN’, ‘LOVE DIVE’, ‘After LIKE’ 초기 싱글 3부작을 히트시킨 후 한동안 아이브는 ‘Baddie’, ‘해야’ 등 매번 다른 스타일에 도전해 왔다. 초기 싱글 3부작들이 워낙 큰 인기를 누려 “예전보다 못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이브는 잘하는 걸 계속하는 안전함보다는 더 큰 성장을 위한 모험을 선택했다.
이번 세 번째 EP앨범 ‘IVE EMPATHY’는 그간의 도전 결과를 중간 보고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아이브의 정체성인 주체적 자신감은 이어가면서 주변을 아우르는 공감(EMPATHY)을 키워드로 들고 왔다. ‘I’가 중요하던 아이들이 ‘We’를 이야기한다는 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다. 선공개곡 ‘REBEL HEART’에서는 ‘반항아’들의 연대 행진을 그린다. 노래 초반에는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 / 어디에서도 내 맘을 지키기”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하다가 후반으로 가면 “우린 따로 이유를 묻지 않고 / 서로가 필요할 때가 있어”, “Come join as who you are / We are rebels, We are one”라며 서로를 보듬는다. 실제로 아이브는 컴백 라이브를 통해 “앨범이 공감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뮤직비디오에 우리뿐만 아니라 일반인 출연자도 많이 나온다”며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이란 뜻을 담았다”고 밝혔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균형을 이룬다. 귀에 쏙 박히는 멜로디 라인은 아이브의 전매특허이면서 여기에 웅장한 사운드를 추가해 가슴 벅차오르는 곡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특히 음원 발표 후 각자의 계정에 일제히 올라온 데이브레이크·십센치·소란 등의 밴드 챌린지는 달라진 아이브의 음악을 보여주지 않고 들려주려 한 점에서 영리한 기획이다. 여러 밴드 버전을 찾아 듣던 밴드 팬덤이 아이브에 관심이 생겨 유입될 수도 있다. 총 6곡이 실린 이번 앨범에는 멤버들의 참여도도 높였다. 장원영의 경우 타이틀곡 ‘ATTITUDE’ 작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수록곡 ‘OTT‘, ‘Blue Heart’ 등의 작사에 참여한 적은 있으나 타이틀 곡은 데뷔 후 처음이다. 리즈는 수록곡 ‘Thank U’로 처음 작사에 도전했다.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만 하던 아이돌의 시대는 갔다. 내가 부를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는 육각형 아이돌이 오래 살아남는다. 팬 입장에서도 그 그룹 색깔에 ‘착붙’인 결과물이 더 매력 있다. 그래서 기획사에서는 점점 더 아이돌의 앨범 작업 참여를 권장하는 추세다. 아이돌이 직접 참여하는 만큼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떡밥’이 더 풍부해지는 것도 장점이다.
2021년 12월 데뷔한 아이브는 얼마 전 데뷔 3주년을 맞았다. 아기 다이브 덕분에 아이브의 노래를 귀에 딱지가 듣도록 들어온 ‘준’ 다이브 입장에서 초기 싱글곡 3부작이 아이브를 알린 1.0 시기였다면, 몸집을 키우고 다양한 도전을 해나간 시기가 2.0, 이번 앨범을 3.0 시대라 부르고 싶다. 아이브가 3.0 시대를 열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실력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지난 연말 아이브의 각종 시상식 무대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지난해 12월 25일 ‘SBS 가요대전’에서 멤버들이 돌아가며 혼자서 기존 히트곡 한 곡씩을 담당하는데도 전혀 무대가 비어 보이지 않았다. 지난 1월 4일과 5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제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는 ‘해야’를 록버전으로 편곡해 힙한 무드의 댄스브레이크를 선보였다. 이 무대는 왜 아이브가 이날 3관왕(음반 본상, 디지털 음원 본상, 글로벌 K-팝 아티스트 상)에 올랐는지 납득시키는 무대였다. 예쁜 건 기본, 절도 있고 파워풀한 춤선, 흔들리지 않는 라이브가 함께 시청하던 우리집 ‘아기 다이브’의 어깨를 한껏 올라가게 만들었다.
컨디션에 따라 간혹 불안할 때도 있던 아이브 멤버들의 라이브 실력이 이렇게 단기간에 좋아진 데에는 역시 해외 투어의 영향이 크다. 해외 투어를 돌고 오면 실력이 느는 건 아이돌계 ‘국룰’이다. 아이브는 2023년 10월 7일 서울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까지 첫 월드 투어를 돌았다. 아시아, 미주, 유럽, 남미 등 19개국 28개 도시를 돌며 44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역대 걸그룹 4번째 규모다. 아이브는 투어와 함께 대학축제, 미국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 등 크고 작은 무대에도 섰다. 직접 몸으로 겪으며 아이브는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챘을 것이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무대를 위해 하나씩 고쳐나갔을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는 50분간 밴드라이브에 맞춰 11곡을 선보였는데, 꼬투리 잡을 부분 없이 완벽한 성장 드라마 그 자체였다. 장원영과 가을, 이서의 발전이 돋보였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에도 동선을 맞춰 보기 위해 핸드볼경기장을 대관해서 런스루 해보는 등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실력을 인정받은 아이브는 올 7월 ‘롤라팔루자 파리’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사실 무대의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팬들이 주는 사랑의 크기가 비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스케일보다는 데뷔 때부터 팬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특히 팬들과 소통할 때 가장 큰 힘을 받아요.”
데뷔 당시 가을만 제외하고 전부 미성년자였던 아이브는 이제 2007년생 이서만 남기고 모두 성인이다. 하지만 워낙 이른 나이에 데뷔해 지금 초등학생인 아기 다이브들이 10년 후 성인이 되더라도 아이브는 30대 초반, 아이돌 세계 밖에선 사회초년생에 불과하다. 건강과 의지만 있다면 올해 3주년인 아이브가 13주년, 혹은 그 이상도 거뜬하단 얘기다. 그러니 앞으로도 4.0, 5.0 업그레이드된 시대를 무한히 열어가며 아기 다이브들의 거울이 되어 주길 잘 부탁합니다!
윤혜진은
아이돌 조상 H.O.T.부터 블락비, 에이티즈까지 청양고추 매운맛에 중독된 K-팝 소나무다. 문화교양종합지와 패션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기자를 거치며 덕업일치를 이루고, 지금은 아이와 뮤직비디오 같이 보는 엄마로 레벨업했다.
#아이브 #다이브 #레블하트 #여성동아
사진출처 아이브 SNS
이번 세 번째 EP앨범 ‘IVE EMPATHY’는 그간의 도전 결과를 중간 보고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아이브의 정체성인 주체적 자신감은 이어가면서 주변을 아우르는 공감(EMPATHY)을 키워드로 들고 왔다. ‘I’가 중요하던 아이들이 ‘We’를 이야기한다는 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다. 선공개곡 ‘REBEL HEART’에서는 ‘반항아’들의 연대 행진을 그린다. 노래 초반에는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 / 어디에서도 내 맘을 지키기”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하다가 후반으로 가면 “우린 따로 이유를 묻지 않고 / 서로가 필요할 때가 있어”, “Come join as who you are / We are rebels, We are one”라며 서로를 보듬는다. 실제로 아이브는 컴백 라이브를 통해 “앨범이 공감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뮤직비디오에 우리뿐만 아니라 일반인 출연자도 많이 나온다”며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이란 뜻을 담았다”고 밝혔다.
첫 월드 투어 다녀와서 실력이 쑥쑥
아이브는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괜찮아”, “공감 묘사”, “너와 나, 우리” 등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2021년 12월 데뷔한 아이브는 얼마 전 데뷔 3주년을 맞았다. 아기 다이브 덕분에 아이브의 노래를 귀에 딱지가 듣도록 들어온 ‘준’ 다이브 입장에서 초기 싱글곡 3부작이 아이브를 알린 1.0 시기였다면, 몸집을 키우고 다양한 도전을 해나간 시기가 2.0, 이번 앨범을 3.0 시대라 부르고 싶다. 아이브가 3.0 시대를 열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실력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지난 연말 아이브의 각종 시상식 무대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지난해 12월 25일 ‘SBS 가요대전’에서 멤버들이 돌아가며 혼자서 기존 히트곡 한 곡씩을 담당하는데도 전혀 무대가 비어 보이지 않았다. 지난 1월 4일과 5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제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는 ‘해야’를 록버전으로 편곡해 힙한 무드의 댄스브레이크를 선보였다. 이 무대는 왜 아이브가 이날 3관왕(음반 본상, 디지털 음원 본상, 글로벌 K-팝 아티스트 상)에 올랐는지 납득시키는 무대였다. 예쁜 건 기본, 절도 있고 파워풀한 춤선, 흔들리지 않는 라이브가 함께 시청하던 우리집 ‘아기 다이브’의 어깨를 한껏 올라가게 만들었다.
컨디션에 따라 간혹 불안할 때도 있던 아이브 멤버들의 라이브 실력이 이렇게 단기간에 좋아진 데에는 역시 해외 투어의 영향이 크다. 해외 투어를 돌고 오면 실력이 느는 건 아이돌계 ‘국룰’이다. 아이브는 2023년 10월 7일 서울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까지 첫 월드 투어를 돌았다. 아시아, 미주, 유럽, 남미 등 19개국 28개 도시를 돌며 44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역대 걸그룹 4번째 규모다. 아이브는 투어와 함께 대학축제, 미국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 등 크고 작은 무대에도 섰다. 직접 몸으로 겪으며 아이브는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챘을 것이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무대를 위해 하나씩 고쳐나갔을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는 50분간 밴드라이브에 맞춰 11곡을 선보였는데, 꼬투리 잡을 부분 없이 완벽한 성장 드라마 그 자체였다. 장원영과 가을, 이서의 발전이 돋보였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에도 동선을 맞춰 보기 위해 핸드볼경기장을 대관해서 런스루 해보는 등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실력을 인정받은 아이브는 올 7월 ‘롤라팔루자 파리’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기 다이브’와 함께 성장 중인 아이브
아이브는 지난 EP 2집 ‘IVE SWITCH’ 이후 9개월 만에 내놓은 새 앨범을 통해 이 기세를 이어간다. 3.0 시대에서 아이브가 다이브에게 보여주는 것은 비단 업그레이드된 실력만이 아니다. 아기 다이브들이 한 해가 다르게 쑥쑥 자라듯 아이브 멤버들은 내면의 키가 성장 중이다. 멤버들은 최근 한 패션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레이는 “좋아하는 일을 멋진 결과를 얻으며 할 수 있는 게 행복한 일이라고 느낀다”고 말했고, 막내 이서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게 올해 더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올해도 열심히 살아보겠다”라며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오히려 좋아”의 ‘원영적 사고’를 널리 전파한 장원영은 “점점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며 성장 중인 걸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사실 무대의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팬들이 주는 사랑의 크기가 비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스케일보다는 데뷔 때부터 팬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특히 팬들과 소통할 때 가장 큰 힘을 받아요.”
데뷔 당시 가을만 제외하고 전부 미성년자였던 아이브는 이제 2007년생 이서만 남기고 모두 성인이다. 하지만 워낙 이른 나이에 데뷔해 지금 초등학생인 아기 다이브들이 10년 후 성인이 되더라도 아이브는 30대 초반, 아이돌 세계 밖에선 사회초년생에 불과하다. 건강과 의지만 있다면 올해 3주년인 아이브가 13주년, 혹은 그 이상도 거뜬하단 얘기다. 그러니 앞으로도 4.0, 5.0 업그레이드된 시대를 무한히 열어가며 아기 다이브들의 거울이 되어 주길 잘 부탁합니다!
윤혜진은
아이돌 조상 H.O.T.부터 블락비, 에이티즈까지 청양고추 매운맛에 중독된 K-팝 소나무다. 문화교양종합지와 패션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기자를 거치며 덕업일치를 이루고, 지금은 아이와 뮤직비디오 같이 보는 엄마로 레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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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아이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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