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라는 말이 가득한 특별한 날, 더 특별한 레스토랑

클럽처럼 꾸민 교토푸 실내 전경.

2월에 기대되는 행사는 민족 명절인 설날 다음으로 ‘밸런타인데이’를 꼽을 수 있다. 몇 해째 레스토랑을 운영해보니, 이날만큼 보는 재미가 쏠쏠한 날도 없다. 자리를 차지한 커플들의 220V가 넘는 강렬한 눈빛 교환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여자들이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꺼내놓는 휘황찬란한 초콜릿 퍼레이드도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다. 여하튼 각설하고, 많은 연인과 부부들의 맑은 애정전선을 위해 맛집 전문가인 내가 밸런타인데이에 가면 좋을 레스토랑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서 가까운 ‘교토푸(02-749-1488)’다. 뉴욕에 위치한 일본식 디저트 카페 겸 레스토랑을 서울에 그대로 옮겨온 곳으로 뉴욕 교토푸는 ‘뉴욕타임스’와 ‘자갓서베이’에 선정된 레스토랑이다. 사람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두부 맛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콘셉트와 맛으로 승부한 색다른 두부 요리를 선보인다. 모든 요리에 두부, 미소된장, 차 중에 한 가지가 들어 있고, 두부는 직접 만드는 수제 두부를 비지가 생기지 않게 미세하게 갈아 만들어 일반 두부보다 더 고소하다. 내가 약간은 쌩뚱맞게 밸런타인데이에 두부 요리 전문 레스토랑을 추천한 이유는 식사 후 나오는 현미와 미소 초콜릿 때문이다. 달콤하면서 담백한 맛으로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발렌타인데이 메뉴로는 부드러운 두부푸딩 위에 일본식 흑설탕소스를 곁들여 먹는 ‘시그니처 스위트 토푸’ 디저트와 셰프 특선 디저트인 ‘오마카세’를 추천한다. 스파클링 사케와 눈이 황홀해지는 초콜릿 디저트를 함께 먹으며 사랑을 고백한다면 멀어졌던 부부 사이도 어느새 잉꼬 부부 모드로 변한다. 사케가 들어간 칵테일 메뉴와, 구운 버섯과 파인애플이 들어간 함박스테이크도 강추다. 두 번째로 조금은 고전적인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산에 위치한 ‘촛불1978(02-757-1978)’은 프러포즈나 기념일 데이트 장소로 손꼽히는 유명한 곳이다. 동절기 기준 오후 7시30분과 9시경 모든 조명을 끄고 촛불만 타오르는 프러포즈 타임이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중에서도 서세원, 김용만, 야구선수 이승엽 등 많은 이들이 연애할 때 즐겨 찾았다고 한다. 40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드는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 맛이 일품인데, 프러포즈 세트를 주문하면 꽃과 초 장식까지 준비된다. 근처 ‘헤르지아(02-319-5150)’도 강추!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백설공주방과 일곱난쟁이방 등 이벤트를 할 수 있는 커플룸과 단체룸이 있다. 루콜라, 올리브, 토마토, 모차렐라치즈를 올린 신선한 헤르지아 피자와 감칠맛 나는 데미소스를 곁들인 안심스테이크가 분위기를 업시켜준다.

밸런타인데이 유래를 살펴보면 초창기에는 어버이와 자녀가 사랑의 교훈과 감사를 적은 카드를 교환하는 날이었다고 한다. 20세기에 들어서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되었고, 일본에서 우리나라까지 전파돼 밸런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고백하는 날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는 고유의 뜻을 살려 어버이에게 혹은 자녀에게 달콤한 초콜릿을 선물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월14일, 부모님이든 연인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앉아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여 특별한 시간을 보내길.

홍석천씨는 …
95년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 각종 시트콤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있는 방송인이자 이태원 마이타이를 비롯해 마이첼시, 마이차이나 등을 성공시킨 레스토랑 오너다. 미식가로 소문난 그가 맛은 물론 서비스, 인테리어, 분위기가 좋은 베스트 맛집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