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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BTS 정국과 유연석이 이웃 주민, 이태원 단독주택의 매력

글 윤혜진

2021. 08. 18

지난해 11월 BTS 정국이 이태원 소재 단독주택을 매입한 데 이어 최근 박나래, 유연석 등이 이태원 주민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타들에게 인기 많은 이태원 단독주택의 매력은 무엇일까. 

빌딩 부자도 많고 고가 주택에 사는 사람도 가득한 연예계에서 부동산 매입은 큰 이슈 거리가 아니지만 최근 개그맨 박나래의 내 집 장만은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대형 단독주택을 경매로 55억1천1백22만원에 낙찰받은 것이다.

박나래가 매입한 3층(지하 1층~지상 2층) 규모 단독주택은 소월길과 경리단길 사이에 위치하며 대지 면적이 551㎡(약 1백67평), 건물 면적이 309.34㎡(약 94평)에 달한다. 감정가 60억9천1백81만7천3백60원에서 1회 유찰돼 최저가 48억7천3백45만4천원인 상태로 6월 1일 입찰을 진행했는데, 응찰자 5명 가운데 박나래가 최고가를 적어내 낙찰받았다. 박나래는 7월 13일 대금 납부를 완료했다. 대출은 9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박나래가 시세보다 얼마나 저렴하게 낙찰받았는가’이다. 단순히 금액만 살펴보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만한 것은 맞다. 박나래는 이 주택을 3.3㎡당 약 3천3백만원에 산 셈인데 8월에 바로 맞은편의 연면적 254.13㎡(약 77평), 대지 505㎡(약 1백53평) 단독주택이 65억8천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3.3㎡당 약 4천3백만원이다. 바로 옆 코너에 있는 대지도 지난해 3.3㎡당 3천8백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경매이다 보니 무엇보다 향후 생길 수 있는 변수를 꼭 따져봐야 한다. 박나래가 낙찰받은 주택은 “금액만 클 뿐 위험 요소가 별로 없는, 경매 초보들이 접근하기 좋은 물건”이라는 평이다. 물론 박나래는 경매 컨설팅 업체를 통해 응찰한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은 박나래가 수수료로 5천만원대를 지불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박나래는 얼마 전 3층 규모의 이태원 단독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았다.

박나래는 얼마 전 3층 규모의 이태원 단독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았다.

박나래가 매입한 집을 직접 가보니 차들이 다니는 길에서 조금 더 들어간 조용한 골목에 위치하는데, 내리막길의 튀어나온 대지에 있다 보니 주택 정면의 절반 정도가 들여다보였다. 



이는 현재 길 쪽으로 나 있는 대문 위치나 담 높이, 정원수 자리 등을 조금만 손보면 보완이 될 듯하다. 또한 경매 당시 나왔던 사진을 보니 정원이 넓고 정원수도 잘 조성돼 있어 가든파티 하기에 좋아 보였다. 흠이 있다면 집 앞 도로폭이 좁은 데다 비포장에 급경사다. 눈이나 비 오는 날엔 운전할 때 위험하지 않을까 우려됐다.

1986년 지어진 주택임을 감안하면 집 구조는 훌륭한 편이다. 실제로는 지상 1층이지만 도면상 지하 1층 공간에는 거실, 방, 화장실이 있고, 2층(도면상 1층)에 방과 거실, 주방이 마련됐다. 3층(도면상 2층)은 드레스 룸과 3개의 방, 2개의 화장실로 이뤄져 있다. 한 경매 전문가는 “요즘 건축 자재비와 인건비가 올라 아예 새로 짓는 것보단 리모델링하는 게 낫다”며 “리모델링만 잘하면 조용한 곳에 위치해 실거주하기 좋은 집”이라고 말했다.

반면 입지에 비해 낙찰가가 좀 높은 편이란 의견도 있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제1종일반주거지역인 데다 건물 증축 시 고도 제한이 있는 토지이기 때문이다. 동향이라 채광과 뷰가 좋지 않고 내리막길에 위치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부동산 경매 강의와 개발을 하는 ‘대장TV’의 한 관계자는 “박나래 씨가 낙찰받은 지역은 뒤로는 공원이 있고 앞에서부터 개발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지가가 올라가는 곳”이라며 “부지 자체도 건축이 용이한 정사각형이 아니라 신축하기 애매하다.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좀 더 작은 주택에 살면서 꼬마 빌딩 같은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 수입을 얻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애초 감정가 자체가 높은 편이란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한 경매 전문가는 입찰 전인 5월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해당 물건을 소개하며 “현재 감정가가 좀 비싼 편인 것 같다. 한 번 더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38억4천만원대로 내려간다면 도전해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대장TV’ 관계자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는 “감정가가 곧 시세는 아니다. 감정가는 낙찰을 진행하기 6개월에서 1년 전에 향후 상승세를 고려해 다소 높게 책정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박나래 씨가 5억 정도 낮은 금액에 낙찰받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올 2월 이태원 단독주택을 매입해 기존 건물을 다 허물고 땅고르기 중이다.

유연석은 올 2월 이태원 단독주택을 매입해 기존 건물을 다 허물고 땅고르기 중이다.

한편 7월에는 유연석이 올 2월 초 이태원동 단독주택을 38억원에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85년 지어진 이 집은 연면적 299.1㎡(약 90평), 대지 337㎡(약 1백2평)로 사실 건물 가격은 무의미하고 거의 땅값으로 봐야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나온 같은 골목의 다른 집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저렴하게 매입한 편이다. 1995년 지어진 연면적 342.09㎡(약 1백3평), 대지 330㎡(약 1백 평) 주택이 6월 52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태원에서 루프톱 와인 바를 운영할 정도로 이태원의 풍경에 푹 빠졌던 유연석은 이번에도 소월로 대로변과 인접한 높은 지대를 선택했다. 유연석이 매입한 주택에 직접 가보니 박나래 집보단 오픈된 도로가에 위치하고 있다. 주위에 신축 건물이 많아 박나래 주택보다 좀 더 정돈된 느낌이었다. 유연석 집은 현재 기존 건물을 다 허물고 땅고르기 중이었는데, 와인 바 오픈 당시 가구를 직접 만들 만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그가 이번에 새로 짓는 집은 어떻게 완성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근처에 사무실로 사용하는 건물들이 있어 유연석 역시 완공 후 사무실 겸 거주지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주변에 남산 소월로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놓여 산책하기에도 딱이다. 다만 박나래 집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없이는 살기 불편해 보였다. 편의점, 병원 등 생활의 편리함과 사생활 보호를 맞바꾼 위치랄까.

주변 부동산에서는 유연석이 매입한 부지가 고도 제한이 있는 자연경관지구이자 제1종일반주거지역이라 상업 시설보단 실거주용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태원 쪽에서도 지가 상승폭이 가장 낮은 곳이라 투자용으로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유연석이 매입한 부지를 비롯해 인근 건물 대부분이 2~3층짜리 단독주택이다.

#이태원 #단독주택 #프라이버시

황정음의 이태원 단독주택 모습.

황정음의 이태원 단독주택 모습.

많은 사람이 집을 고를 때 실거주하기 좋으면서 투자 면에서도 상승할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을 찾는다. 학군지가 딱히 필요 없는 젊은 연예인에게 이태원은 이 2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태원이 강북과 강남의 중간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바로 옆 한남동과 비교해 저평가돼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고 평가한다.

예로부터 뒤로는 남산, 앞으로는 한강을 둔 한남동은 풍수지리상 최고의 입지로 손꼽히는 동네다. 재물이 모이고 훌륭한 후손이 나오는 터로도 유명하다. 몇 해 전부터는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이 들어서면서 한남동 부동산 시세가 급등했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공급마저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인근 이태원이 수혜를 보고 있다. 고급 주거 전문 부동산 종합컨설팅에이전시 럭스하우스 관계자는 “한남동 인기 주거지인 유엔빌리지의 경우 가격이 평당 8천만~9천만원대에 이르는데, 기본이 1백 평 정도다. 예산으로 1백억원은 잡아야 한다”며 “예산이 충분하다 해도 유엔빌리지는 7천 가구뿐이라 원하는 매물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태원 지역은 위치마다 다르긴 하나 대로변은 7천만~8천만원대, 저렴하게는 3.3㎡당 4천만~5천만원대에 단독주택을 찾을 수 있다. 이태원 지역에서 오랫동안 부동산을 운영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어, 한남동에 자리 잡지 못한 사람들이 대안으로 삼는 곳이 바로 이태원”이라며 “요즘 부동산 정책 때문에 이태원 단독주택도 증여하겠다며 도로 물건을 거두는 경우가 생겨 매물이 귀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현재 이태원 일대에 고급 빌라들이 속속 들어서는 중이라 향후 지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남산 소월길 옛 남산체육관 자리에 4개 동 19세대로 이뤄진 ‘어퍼하우스 남산’이 2023년 들어설 예정인데, 분양가는 3.3㎡당 9천만원대로 전망된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주변 부지에도 최고급 주택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보이며, 분양 시 3.3㎡당 1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스타들은 이태원 중에서도 왜 ‘단독주택’을 찾을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는 점을 1순위로 꼽았다. 골목에 위치한 단독주택인데 보안이 철저한 고급 아파트보다 프라이버시가 더 보장된다는 게 의아할 수 있지만 적어도 지켜보는 눈이 더 적다는 점에선 그렇다. 예를 들어 아파트에 산다면 아무리 고급 아파트여도 엘리베이터나 주차장 등 공용공간에서 누군가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집 건너 유명 인사가 사는 동네라면 서로가 서로에게 큰 관심이 없다. 럭스하우스 관계자는 “연예인이나 재벌들은 자신이 어디 산다는 소문이 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자주 주거지를 옮기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종로구 평창동, 용산구 한남동 등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단독주택 밀집 지역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 고급 주택가일수록 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일반인이 매입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태원 단독주택만 해도 기본 시세가 30억원 이상인데 워낙 노후된 집이 많아 재건축을 위한 여유자금까지 갖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오픈된 골목이 더 폐쇄적일 수 있는 셈이다.

사생활 보호가 된다는 장점 외에도 단독주택은 마당과 옥상을 활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요즘 집에서 즐기는 캠핑과 홈크닉이 유행하고 있다. 신현준, 박은석, 박은혜 등이 마당 캠핑을 즐기는 모습을 공개한 적이 있으며,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유아인 역시 이태원 자신의 집 옥상 테라스에서 일광욕하는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소월로 주변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아래 재벌촌

송중기의 이태원 단독주택 모습.

송중기의 이태원 단독주택 모습.

흔히 이태원이라고 하면 지하철 이태원역 주변을 떠올리는데, 스타들이 택한 이태원 단독주택가는 이태원 대로변 상권과는 꽤 떨어진 조용한 위치에 있다.

연예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쪽은 소월로 부근이다. 최근 주민으로 합류한 박나래, 유연석 외에 유아인과 박명수, 황정음, 비·김태희 부부 등이 산다. 소월로 일대는 워낙 지대가 높다 보니 위치에 따라 남산과 함께 한강 뷰를 감상할 수 있으며, 남산 식물원 주변을 산책하기도 그만이다. 소월로를 따라 국제학교 스쿨버스나 유치원 차량도 다녀 자녀 키우면서 오래 정착하기 좋다는 평.

2017년 1백억원대에 매입해 현재 공사 마무리 중인 송중기의 집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 뒤편 고급 단독주택가에 위치한다. 범삼성가 소유 주택이 많은 일명 ‘삼성타운’ 인근이다. 근처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집무실로 사용하던 승지원이 있고, 걸어서 3분 거리에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저택이 있다. 현재 나인원한남에 거주 중인 송중기가 이 집으로 이사 올지는 미정이다.

BTS 정국의 이태원 단독주택 모습.

BTS 정국의 이태원 단독주택 모습.

지난해 11월 방탄소년단 정국이 매입한 집은 연면적 230.74㎡(약 70평), 대지 637㎡(약 1백93평) 규모의 2층 주택으로 매입가는 76억3천만원이다. 

정국 집에 직접 가보니 평지에다 도로 사정은 차 2대가 충분히 피해서 지나갈 수 있는 폭으로 좋아 보였다. 외부인 출입이 쉽지 않은 곳에서 지내던 정국이 오픈된 단독주택에 이사 오면 사생활이 노출되는 게 아니냐며 많은 팬이 걱정을 했는데, 담이 높고 정원수가 우거져서 밖에서는 정국의 집도 마당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주변에 쿠웨이트 대사관저를 비롯해 대형 고급 주택이 즐비해 간혹 오가는 차만 보일 뿐 인적이 드문 골목이다. 현재 옆집이 공사 중이고, 정국의 집은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매입 당시 알려진 모습 그대로였다. 정국은 근처에 자리한 한남더힐에서 멤버들과 함께 숙소 생활 중이다.

한편, 근래 유명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이태원 지역 단독주택을 매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에 대해 근처 공인중개사 대부분이 “들어본 적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그만큼 연예인 사이에 핫한 지역이라는 방증이 아니겠느냐”며 “코로나19로 인해 단독주택 매수와 매도 문의가 많이 줄었지만, 연예인들로부터 매수 문의는 종종 오는 편”이라고 전했다.

사진 박해윤 기자 뉴스1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빅히트뮤직, 원빌딩, 씨제스엔터테인먼트, 하이스토리 디앤씨, JD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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