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처럼 낙관론과 비관론이 첨예하게 갈리는 자산이 있을까. 독일 도이체방크가 856명의 글로벌 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8%가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중 반토막 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실시한 동일한 설문조사 결과(38%)보다 40%p 높았다. 비트코인 비관론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비트코인이 여타 자산보다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수석 전략가는 2022년 12월 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지나치게 평가 절하된 상태”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는 시기에 맞춰 고점 대비 80%나 떨어진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위험자산보다 더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준의 긴축이 시작된 이래 줄곧 하락했다. 2022년 중순 5만 달러대 이하로 떨어지더니 11월에는 ‘FTX 거래소’가 파산하며 2년 전 가격인 2만2000달러대로 회귀했다. 12월 중순에는 2만2000달러대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비트코인 가격은 과연 어떻게 변화할까. 잘 살펴봐야 하는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전문가들은 2023년 비트코인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요소로 금리를 꼽는다. 금리인상은 유동성 축소를 불러일으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다시 유동성이 좋아지면 암호화폐 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예상이다.
2022년 12월 15일, 네 번 연달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감행한 연준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으로 2022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를 마무리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꺾이자 금리인상 폭도 줄인 것이다. 이번 빅스텝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는 4.25~4.5%. 이날 연준이 제시한 2023년 최종 금리는 5.1%로, 상승세는 수그러들었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해가 바뀌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환 암호화폐 칼럼니스트는 “비트코인 시장이 규모가 커짐에 따라 거시경제 추세와 커플링되는 경향이 짙어졌다”며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이 유지되거나 하락하고, 금리인상이 멈추는 연말이 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본격적인 제도권 편입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2년 11월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감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감사보고서에 가상자산 발행·보유 등에 대한 주석 공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한 미래가치연구소 대표는 “공시 의무가 강화돼 거래소 운영이 이전보다 더욱 투명해지면 시장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서 더 많은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2024년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블록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여타 자산과 달리 전체 공급량이 공개되는 비트코인의 경우, 수요에 따라 가격 변화가 크다. 2022년 6월 22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가 펴낸 리포트 ‘가상자산 투자자가 알아야 할 매크로 변수 점검’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약 3만 달러에 형성돼 있는데 반감기 약 1년 전부터 가격이 상승한 과거 패턴을 고려한다면 중장기 투자자들에게는 현 가격대가 좋은 매수 구간”이라고 명시돼 있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 내부에는 어떤 이슈가 있을까. 김동환 칼럼니스트는 “테라·루나 사태, FTX 거래소 파산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을 경험했고, 이는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며 “현재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도 일부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데, 바이낸스가 시장의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면 비트코인 가격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낸스에 대한 우려는 최근 있었던 자금 유출 사태를 일컫는다. 2022년 12월 13일(현지 시각) 바이낸스에서는 24시간 동안 총 16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자금이 인출됐다. 미국 검찰이 돈세탁 혐의 등으로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엄청난 규모의 자금 유출에 일각에서는 “FTX 거래소처럼 파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인식한 자오창펑 CEO는 직접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빠져나갔던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이번 바이낸스 자금 유출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2022년 12월 중순 MVRV는 0.7~0.8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 MVRV는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서 산출한 지표이다.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체인상에서 이루어진 거래 명세를 담고 있다. 전통 금융에는 없던 개념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활용되는 중요 데이터 중 하나다. MVRV는 MV를 RV로 나눈 값인데, MV(Market Value)는 시장가치, RV(Realized Value)는 실현가치를 의미한다. 보통 MVRV가 1 이하일 때가 매수 구간(저평가 구간), 3.7 이상일 때가 매도 구간(고평가 구간)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비트코인이 저평가받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박종한 미래가치연구소 대표는 “MVRV 수치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이 저평가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적어도 3~5년 장기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것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교육 매체 ‘99비트코스’는 주요 언론의 비트코인 사망 선고를 수집한다. 이 업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등장 이래 총 467회의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2023년에는 비트코인의 사망 선고가 적중할지, 아니면 부활해 화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지 많은 이의 관심이 집중된다.
#비트코인 #암호화폐 #2023년비트코인전망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반면 비트코인이 여타 자산보다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수석 전략가는 2022년 12월 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지나치게 평가 절하된 상태”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는 시기에 맞춰 고점 대비 80%나 떨어진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위험자산보다 더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준의 긴축이 시작된 이래 줄곧 하락했다. 2022년 중순 5만 달러대 이하로 떨어지더니 11월에는 ‘FTX 거래소’가 파산하며 2년 전 가격인 2만2000달러대로 회귀했다. 12월 중순에는 2만2000달러대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비트코인 가격은 과연 어떻게 변화할까. 잘 살펴봐야 하는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금리, 금리 그리고 금리
FTX 거래소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바하마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2022년 12월 15일, 네 번 연달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감행한 연준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으로 2022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를 마무리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꺾이자 금리인상 폭도 줄인 것이다. 이번 빅스텝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는 4.25~4.5%. 이날 연준이 제시한 2023년 최종 금리는 5.1%로, 상승세는 수그러들었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해가 바뀌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환 암호화폐 칼럼니스트는 “비트코인 시장이 규모가 커짐에 따라 거시경제 추세와 커플링되는 경향이 짙어졌다”며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이 유지되거나 하락하고, 금리인상이 멈추는 연말이 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본격적인 제도권 편입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2년 11월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감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감사보고서에 가상자산 발행·보유 등에 대한 주석 공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한 미래가치연구소 대표는 “공시 의무가 강화돼 거래소 운영이 이전보다 더욱 투명해지면 시장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서 더 많은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2024년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블록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여타 자산과 달리 전체 공급량이 공개되는 비트코인의 경우, 수요에 따라 가격 변화가 크다. 2022년 6월 22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가 펴낸 리포트 ‘가상자산 투자자가 알아야 할 매크로 변수 점검’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약 3만 달러에 형성돼 있는데 반감기 약 1년 전부터 가격이 상승한 과거 패턴을 고려한다면 중장기 투자자들에게는 현 가격대가 좋은 매수 구간”이라고 명시돼 있다.
“저평가 맞지만 전 재산 투자 금물”
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로까지 번지고 있다.
바이낸스에 대한 우려는 최근 있었던 자금 유출 사태를 일컫는다. 2022년 12월 13일(현지 시각) 바이낸스에서는 24시간 동안 총 16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자금이 인출됐다. 미국 검찰이 돈세탁 혐의 등으로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엄청난 규모의 자금 유출에 일각에서는 “FTX 거래소처럼 파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인식한 자오창펑 CEO는 직접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빠져나갔던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이번 바이낸스 자금 유출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2022년 12월 중순 MVRV는 0.7~0.8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 MVRV는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서 산출한 지표이다.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체인상에서 이루어진 거래 명세를 담고 있다. 전통 금융에는 없던 개념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활용되는 중요 데이터 중 하나다. MVRV는 MV를 RV로 나눈 값인데, MV(Market Value)는 시장가치, RV(Realized Value)는 실현가치를 의미한다. 보통 MVRV가 1 이하일 때가 매수 구간(저평가 구간), 3.7 이상일 때가 매도 구간(고평가 구간)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비트코인이 저평가받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박종한 미래가치연구소 대표는 “MVRV 수치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이 저평가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적어도 3~5년 장기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것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교육 매체 ‘99비트코스’는 주요 언론의 비트코인 사망 선고를 수집한다. 이 업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등장 이래 총 467회의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2023년에는 비트코인의 사망 선고가 적중할지, 아니면 부활해 화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지 많은 이의 관심이 집중된다.
#비트코인 #암호화폐 #2023년비트코인전망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