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비염러’ 벌벌 떠는 환절기, 목·코 건강 지키는 4가지 비법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3. 04. 01

따스한 봄 날씨와 함께 불청객 환절기가 돌아왔다. 비염 환자에겐 쥐약인 이 시기, 일상을 방해하는 고통만큼 떠도는 낭설도 많다. 콧물은 줄줄, 목은 칼칼한 당신이 알아두면 좋을 의사들의 비법을 모았다.

1.귀가 후 세수하듯 코 세척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이 10℃ 이상 차이 나는 일교차가 큰 계절, 우리 신체는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부족한 에너지에 구멍이 난 면역계는 외부 공격에 취약해지는데,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코 세척이다.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면 미세먼지와 꽃가루, 황사 등을 씻어내기 위해 손을 닦고 세수를 하는 것처럼 코 세척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하루 종일 먼지를 맞은 코안을 생리식염수로 헹궈내는 것만으로도 코막힘 현상이 줄고 점막 기능도 회복된다.

세브란스병원에서 배포한 코 세척 안내 영상에 따르면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코 세척 기구와 생리식염수를 준비한다. 상체를 앞으로 숙인 후 세척하고자 하는 콧구멍이 천장을 향하도록 고개를 45도 정도 돌린다. 세척하고자 하는 콧구멍에 세척기를 밀착하고 입으로 ‘아’ 소리를 내면서 용기를 누른다. 반대편 콧구멍으로 세척액이 흘러나오는 걸 확인한다. 콧구멍당 120cc씩 양쪽을 하면 끝. 마지막엔 고개를 양쪽으로 천천히 돌려 남아 있는 세척액이 나오도록 한다.

조심할 점도 있다. 수돗물이나 직접 만든 소금물을 세척액으로 사용하면 농도가 맞지 않아 코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생리식염수를 약국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세척 중 숨을 쉬거나 너무 강한 압력을 주면 기도나 귀로 세척액이 넘어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세척 후에는 코를 세게 풀지 않아야 하고, 코 분무제는 코 세척 5~10분 후에 사용해야 점막에 잘 흡수된다. 사용한 세척기는 오염 방지를 위해 반드시 세척 및 소독해 말려두자.

2. 집먼지진드기부터 해결

유독 봄에 코막힘이 더 심하다면 집먼지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보자.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 출연해 집먼지진드기를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았다. 집먼지진드기는 온도가 낮고 건조한 겨울엔 동면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스스로 개체수를 늘린다. 께름칙하게도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의 피부 각질을 먹고 산다. 특히 봄철에 침대 매트리스, 이불, 카페, 천 소파 관리를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권혁수 교수가 추천하는 침구류 관리법은 세탁 후 일광소독이다. 침구를 3세트 구비해 2~3주 간격으로 55℃ 이상의 뜨거운 물로 빨아 일광소독해 갈아주면 된다. 쉽게 갈기 힘든 매트리스 커버의 경우, 공기와 습기는 통과시키고 작은 입자는 막는 ‘듀폰 타이벡’ 재질을 사용하면 좋다.



청소할 때는 헤파 필터(HEPA filter)가 달린 진공청소기를 사용하자. 이는 고성능 공기정화 필터로 미세입자를 고효율로 여과해 고도의 청정 환경을 만들어준다. 헤파 필터라고 다 같은 등급이 아니니 단계를 따져 구매하자. 또 진공청소기 먼지 통도 다 찰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자주 비워준다.

3. 공기청정기는 OK, 가습기는 NO

미세먼지만 문제일까, 오염된 실내 공기도 무섭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 영상에서 깨끗한 실내 공기를 위해서는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시키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것”을 조언했다.

놀라운 점은 가습기다.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공기청정기와 단짝처럼 여겨지는 가습기 사용은 경계했기 때문. 가습기 속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힘들뿐더러 집 안 습도가 60%를 넘으면 집먼지진드기에 최적화된 환경이 돼서다.

환절기 건조함은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까. 우선 신체의 수분부터 챙겨주면 좋다. 물을 자주 마시면 피부와 호흡기 모두 촉촉해진다. 특히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건조해져 손상된 호흡기 점막의 갈라진 틈으로 바이러스와 오염물질이 잘 달라붙기 때문이다. 이들은 감기를 비롯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을 미리 마셔줘야 호흡기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4. ‘파뿌리탕’으로 지키는 코 건강

마지막은 ‘식치(食治)’다. ‘음식으로 치료한다’는 뜻의 식치 전문가인 정세연 한의사는 유튜브 채널 ‘라이프 레시피’ 영상에서 “코의 뿌리 격인 폐 기능을 살리고 코 혈관과 점막을 관리하는 데는 파가 좋다”며 파뿌리탕을 추천했다.

우리나라 음식에 빠지지 않는 파는 알고 보면 한의학에서 ‘청백’이라는 명칭으로 쓰여온 약재다. 따뜻한 양기를 몸 전체에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흰색 뿌리는 매콤한 알리신과 유황 성분이 풍부해 만성 염증 물질의 배출을 돕고, 줄기와 잎은 항산화작용이 있는 폴리페놀과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해 비강 점막을 강화한다.

부위에 따라 성분과 기능이 다른 만큼 음식을 만들 때도 조리법을 달리하는 게 좋다. 파의 뿌리는 깨끗이 씻어 생강과 마른 대추를 넣고 끓여서 하루 두 컵 정도 식후에 마셔주면 몸이 따뜻하게 데워진다. 줄기와 잎은 기름을 둘러 구워 먹자. 생파를 구우면 살짝 단맛이 돌아 먹기에도 좋고 베타카로틴의 흡수율도 높아진다.

파뿌리탕을 만들 때는 우리는 시간에 주의하자. 너무 오래 끓이면 휘발성이 있는 알리신 성분이 날아가 약효가 떨어진다. 생강과 대추를 넣은 상태로 20분 정도 끓이다 나중에 뿌리를 추가해 10분만 더 끓이는 게 좋다. 또 몸에 좋은 재료지만 열이 많은 체질이라면 파뿌리탕의 매운맛과 향으로 열이 오르고 두통이 생길 수 있으니 과잉 섭취는 피해야 한다. 간혹 매운맛 때문에 꿀을 타기도 하는데 파와 꿀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더 단맛을 원한다면 대추 양을 늘리는 게 현명하다.

#환절기 #미세먼지 #건강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유튜브 세브란스병원 캡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