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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장, 자사주 매입 나선 회장님들

EDITOR 정혜연 기자

2020. 04. 20

코로나19의 국경을 초월한 확산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일제히 셧다운 되자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주식시장은 국내외 할 것 없이 3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폭락했다. 각국의 경제회생 관련 비상대책이 나올 때마다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지만 대세 하락은 피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대기업 및 금융지주 CEO들이 사비를 털어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 및 임원, 자사주 26억원어치 매입

올 초 포스코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최정우 회장.

올 초 포스코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최정우 회장.

최정우 POSCO(포스코)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3월 27일)를 앞두고 임원 51명과 함께 사비를 털어 총 26억원 규모 1만6천주의 주식을 매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4월 10일엔 회사 차원에서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포스코가 회사 자금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13년 만이다. 이 영향으로 4월 10일 17만8천원으로 마감한 주가는 13일 18만1천원, 14일 18만3천원으로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월 최고가인 24만7천원에 비하면 약 26% 감소한 수준이다. 

6년 간 자리를 지킨 황창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3월 30일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하기 전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3월 20일부터 24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KT 주식 5천2백34주를 사들인 것. 당시 주가는 1만8천원대였으며 구 대표가 투입한 금액은 약 1억원 수준이다. 구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주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4월 셋째 주 2만2천원까지 올랐다. 올 초 최고 2만7천원대를 찍은 것에 비하면 낙폭이 크지 않아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도 줄을 이었다. 가장 적극적인 이는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이다. 그는 4월 10일 보통주 5천주를 주당 7천588원, 총 3천7백94만원을 들여 매수했는데 올해 들어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이었다. 손 회장은 1월과 3월에도 각각 5천주씩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11월 1만2천4백5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2월 들어 9천원대로 떨어졌고 3월말에는 6천5백원대로 바닥을 찍었다. 4월 중순에는 8천원대로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월에 자사주 2천주를 매입한데 이어 4월 8일 5천6백68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3월에 자사주 5천주를 매입했다. 같은 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겸 사장도 KB금융 주식 5천주를 사들였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3월에 자사주 4만 주를,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4월에 자사주 1만 주를 매입했다.



주가 하락 저지 기대 효과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업 및 금융지주 CEO들의 자사주 매입 조치는 회사를 위한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주가가 내려가면 회사의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추후 자금 조달을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CEO의 자사주 매입 소식은 대외적으로 회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CEO의 책임경영 의사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차원에서 단행된 조치라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CEO가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나오면 개인 투자자들도 저점으로 인식하고 대거 매수에 뛰어들어 주가 방어 효과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경영권 보호를 위해 주식을 영원히 보유해야 하는 오너와 달리 CEO 및 임원들은 퇴임하면 매입했던 자사주를 팔아도 된다. 매수한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나쁘게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된 측면도 있다. 때문에 이들의 개인적인 자사주 매입 조치를 온전히 대승적 차원에서 이뤄진 걸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진 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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