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Style BOOK IN BOOK

육아 달인 심현보씨가 알려주는 아빠 육아법 A to Z

글·이혜민 기자 사진·현일수 기자 심현보 제공

입력 2011.07.07 15:22:00

직장생활에 지친 아빠들은 육아를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빠가 육아에 동참한 가정의 아이는 사회성과 리더십이 발달해 성공할 확률이 높다”며 아빠들에게 육아 참여를 적극 권하고 있다. 세 아이를 키우며 육아법을 터득한 슈퍼 대디 심현보씨가 전하는 즐거운 육아 이야기.
육아 달인 심현보씨가 알려주는 아빠 육아법 A to Z


경기도 용인에 사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심현보씨(38)는 ‘육아 전문가’다. 전업주부인 아내 이유경씨(36)가 규리(8) 규원(6) 규민(2)을 키우고 있지만 그 역시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돌본다. 처음부터 그가 육아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셋째가 태어나기 전까지 야근에 시달리던 그는 여느 집 아빠들처럼 육아는 아내의 몫이라고만 생각했다.
이런 그가 세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부터 달라졌다. 아내가 아이들에게 치여 사는 모습이 안쓰러웠고, 자신도 어린 시절 아버지와 교감한 경험이 적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나와 함께하는 사람은 가족뿐이란 현실도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식들이 아빠에게 다가오기를 꺼리자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일은 생각보다 쉬웠다. 우연히 심씨가 아이들과 함께 술래잡기를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마음을 열자 자신감을 얻은 것. 그래서 심씨는 좋은 아빠를 위한 인터넷 카페 ‘아빠놀이학교(http://cafe.naver.com/ swdad)’에 가입해 육아 정보를 얻는 한편, ‘아이의 사생활’ ‘아빠표 체육놀이’ ‘좋은 아빠, 멋진 아빠로 만드는 아빠학교’ 같은 육아책을 읽으면서 양육법을 터득했다. 또한 블로그(http://blog.naver.com/hionboda)에 소소한 육아 실천법을 기록해갔다.
그 덕분에 가족들의 행복지수는 나날이 상승. 물론 남편의 변화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아내 이유경씨다. 이씨는 “아이들이 아빠와 놀고 난 뒤 더 밝아졌을 뿐 아니라 아빠에 대한 애착감과 존경심이 생겨 가족이 더욱 화목해졌다”며 행복해했다.
슈퍼 대디 심씨는 아이들을 대할 때 다음 세 가지 원칙은 반드시 지킨다. 첫째,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을 택한다. ‘아이들을 존중하려면 아이들의 의견부터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둘째,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기’다.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화가 나기도 하는데 가능한 한 아이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셋째, 놀이의 준비 단계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아이의 참여를 유도한다. 가령 인형극 놀이를 할 때 아이들과 함께 상자를 구하러 가고, 인형을 만들고, 인형극을 하면서 과정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 슈퍼 대디 심현보가 알려주는 상황별 행복 육아법
퇴근 후 집에서
아빠는 평소 8시에 퇴근해 8시반까지 저녁을 먹는다. 일찍 잠드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단 30분이라도 아빠와 함께 놀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한다. 아빠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기도 하지만 가능한 한 엄마가 해주기 어려운 활동적인 놀이를 하는 편이다.
· 케이크 만들기 컵에 생크림을 담고, 그 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몇 개만 얹으면 예쁜 케이크 완성! 부모는 아이들이 음식을 만들다 다칠까봐 걱정하지만 케이크를 자르는 플라스틱 칼 등을 재활용하면 즐겁고 안전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음식을 만들기 꺼린다면 “도와달라”고 요청해보자.
· 영화 이야기 들려주기 아이들이 보지 못한 영화를 아빠가 재구성해 전해준다. 연사가 돼 성대모사를 하고, 나쁜 장면은 축소하고 좋은 장면은 확대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빠의 육성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흥미로워한다. 아빠가 육체적으로 힘들 때, 아이들을 재울 때 해보면 유익한 놀이다.
· 표정 짓기 놀이 아이들과 함께 표정 짓기 게임을 하는 것이다. 엄마한테 혼났을 때 표정, 아빠한테 혼났을 때 표정, 넘어졌을 때 표정, 다리 아팠을 때 표정 등을 지으라고 하면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만들어낸다. 이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표현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아빠는 아이들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교감할 기회를 얻게 된다. 자칫 지루해 보이기도 하지만 반복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이 놀이는 언제나 인기 만점이다.
· 세계 여행 놀이 박스 안에 아이를 한 명씩 태운 채 아빠가 그 박스를 끈으로 연결해 끌고 다니며 세계 여행을 시켜주는 놀이다. 아빠는 여행 안내자로서 집 안 여기저기를 누비며 세계 곳곳을 둘러보는 시늉을 한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홍콩입니다. 내려서 빅토리아 파크를 둘러봅시다. 아! 멋있네요” “여기는 빛깔이 고운 지중해입니다. 잠깐 크루즈에서 내려 수영을 해볼까요”라고 얘기하면서 아이와 함께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여행을 떠나는 아이도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함께 즐거워한다.

육아 달인 심현보씨가 알려주는 아빠 육아법 A to Z


육아 달인 심현보씨가 알려주는 아빠 육아법 A to Z




자동차에서
활동적인 아이들일수록 차 안에 오래 있으면 지루해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끝말잇기, 스무고개, 퀴즈 게임 등을 하면 아이들의 집중력도 키우고 가족 간 화합도 도모할 수 있다. 끝말잇기는 어휘력을 향상시키고, 스무고개 놀이나 퀴즈는 집중력과 묘사력을 기른다. 이런 놀이는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난이도를 정할 수 있으므로 유아도 참여할 수 있다. 심씨 가족은 가족노래자랑도 자주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어릴 적 불렀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부모는 아이들이 어떤 노래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때 함께 놀기를 원치 않는 아이를 억지로 게임에 참여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는 주변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만 보고도 스스럼없이 게임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아이들은 배가 고플 때 음식이 안 나오면 짜증을 내곤 한다. 이때 아이들에게 컵 놀이를 제안해보자. 컵 두 잔을 준비해두고 한 잔에는 물을 가득 담고 다른 잔은 비워둔 채 숟가락으로 누가 물을 ‘빨리’ ‘많이’ 옮길 수 있는지 내기를 해보는 것이다. 이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집중하면서 주의력을 키울 수 있다. 음식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면 이 놀이를 반복해도 좋다. 아이들이 컵 놀이를 마치면 제각각 다른 양의 물이 담긴 컵으로 실로폰 놀이를 해보는 것도 유익하다. 다른 양의 물이 담겨 있는 사기컵을 숟가락으로 치면 다른 음이 난다는 사실도 알려줄 수 있다. 식사를 마친 뒤 아이들이 지루해할 때 밖으로 나가 계단 세기 놀이, 달리기를 해보자.

공공장소에서
버스나 전철 같은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은 소리를 치며 뛰어다니려고 한다. 이땐 아이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놀이가 제격! 심씨 가족은 눈으로 하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제안한다. 두 눈을 다 뜨면 보, 한쪽 눈을 윙크하면 가위, 실눈만 뜨면 주먹인데, 간단한 게임이지만 예상외로 아이들이 좋아한다. 평소 보지 못했던 아이의 얼굴도 유심히 바라볼 수 있다. 마음속으로 시간을 재고 손들기 게임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가령 “눈을 감은 채 10초를 센 뒤 손을 들라”고 하면 어떤 사람이 시간 감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단, 이 게임은 세 사람 이상이 참여해 승자를 가려내야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다.

영화관, 미술관에서

육아 달인 심현보씨가 알려주는 아빠 육아법 A to Z

세 아이를 둔 심현보씨는 “퇴근 후 30분만 놀아줘도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주말이 되면 심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곳이 아닌 아이들이 원하는 곳을 데리고 간다. 주로 아이들의 감성을 키워주기 위해 영화관, 미술관, 뮤지컬 극장 등을 찾는다. 또한 ‘관람했다’는 행위에 만족하지 않고 아이들과 감상의 경험을 나눈다. 아빠가 아이들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에 동참한다. 단순히 “재미있었어?”라고 묻지 않고 “아빠는 이런 내용을 보니까 그 아이가 불쌍했는데, 너희 마음은 어땠니”라거나 “이런 것 때문에 기분이 좋던데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니”라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대화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한편 자신의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함께 놀아줄 형편이 되지 않으면 심씨는 온 가족이 호텔 투숙을 해서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준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호텔 패키지를 찾을 수 있다.

여성동아 2011년 7월 571호
LifeStyle 목록보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