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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Global Talk

경찰이 상주하는 미국 학교

글&사진·최지은(미국통신원) 사진제공·Rex

2011. 01. 07

경찰이 상주하는 미국 학교


미국은 캘리포니아, 뉴욕, 미네소타 등 30개 주가 체벌을 금지하고 있으며 텍사스, 알칸소, 미시시피 등 20개 주가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내가 사는 노스캐롤라이나도 체벌을 허용하고 있지만 체벌률이 0.4%로 미미해서 이곳에 사는 동안 체벌을 당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미국 학교가 체벌 없이도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초·중·고 한 반 학생 수는 20명 남짓이다. 이에 더해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보조교사가 1명씩 더 있고 고학년이나 중·고교의 경우에도 교사 1인 당 학생 수는 10여 명 정도다. 학급당 학생 수가 40~50명 정도 된다면 질서 유지 등을 위해 물리적 체벌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겠지만 미국 학교는 거의 소규모 맞춤식 수업이라 그럴 필요가 없다. 또한 미국 교사들은 수업 이외 잡무가 거의 없다. 학부모회나 학교 스태프 등에서 인력이 지원되고 한 달에 한두 번씩 교사들만 출근해서 잡무를 하는 날(Teacher’s Workday)도 따로 있다. 미국 교사들은 수업과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학생 규모를 배정받아 물리적 체벌 대신 관심과 대화로 교육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다.

스티커로 부모에게 학생의 수업 태도 알려
물론 관심과 대화로만 풀어나가기 힘든 상황도 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상벌제도를 마련해 학생들을 지도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매일 수업 태도 등에 따라 빨강 파랑 노랑 스티커를 노트에 붙여준다. 부모는 스티커 색깔에 따라 아이의 수업 태도를 알게 되고 좋지 않은 스티커를 받아 온 경우에는 대화를 하거나 가벼운 벌을 주기도 한다. 좋은 행동을 의미하는 스티커를 가장 많이 모은 아이들에게는 교사가 사탕이나 장난감 등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들이 잘 적용되지 않을 때는 사일런트 런치(Silent Lunch, 밥을 말없이 먹는 것)를 벌로 주기도 한다. 미국 학교는 쉬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이 유일하다. 때문에 아이들은 이 시간에 벌을 받게 되면 큰 실망을 한다. 또한 점심시간 이후 놀이터에서 노는 시간을 금하는 벌이나 예정돼 있던 클래스 파티를 취소하는 벌을 주기도 한다. 가벼운 벌로는 행동이 개선되지 않고 수업에 방해가 되는 경우에는 교장이나 교감과 상담을 하고 그래도 훈육이 되지 않으면 학부모를 불러 함께 이야기를 한다.
중·고생의 경우에는 초등학생보다 일탈 수위가 높기 때문에 처벌 방법도 다르다. 교사들은 학기 초에 학교와 해당 수업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담은 서류를 마련하고 각 학생의 사인을 받아간다. 학생은 자신들이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인지하고, 사인을 함으로써 지켜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이를 어길 시에는 사이런트 런치나 런치 디텐션(Lunch Detention, 사이런트 런치와 비슷하지만 혼자 먹는 점심)을 주고 만약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디텐션 룸으로 보낸다. 중·고교에는 대부분 경찰이 상주해 있는데 이 경찰들이 학급의 문제 학생을 디텐션 룸 등으로 호송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잘못의 경중에 따라 개인 공부를 하거나 방과 후까지 남아 반성문을 쓰거나, 부모와 상담을 한다. 이보다 더 심한 처벌로는 서스펜션(Suspension, 정규수업을 듣지 못하고 특별히 주어지는 과제를 하는 것)이 있으며 최후의 경우에는 퇴학을 시키기도 한다.

경찰이 상주하는 미국 학교


최지은씨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아름다운 도시 샬롯에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건축지 기자였고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언론홍보학과를 나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와 동시통역일을 하고 있다. 열세 살, 열 살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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